철인이라면 누구나 꿈꿔본 코나,
못간다면 철인의 본고장인 북미 대회 풀코스에서 내가 가진 최고의 퍼포먼스로 이 운동의 마침표를 찍자고 언젠가부터 목표를 세웠던 것 같다.
2019~2021년에 코로나 및 개인적 가정사가 있었으나 이런 가시밭길 삶 또한 철인의 숙명이라 받아들이고 2022년 1월, 이 정도면 내가 그동안 꿈꿔왔던 북미 대회에 나갈 내 형편 score가 80점 이상이라 판단하여 대회 등록을 결심한다. 이왕 나갈꺼 정보나 접근성이 양호한 서부쪽 보다는 가보지 못하고 정보도 없는 플로리다 파나마비치로 결정하고 주저없이 $1000를 결제한다.
6월까지는 평소와 같이 운동하며 두개의 국내 대회(영산강, 여주) 참가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7월부터 플로리다 준비로 들어간다.
속도보다는 파워 향상을 위해 체중을 3kg 늘리기로 하고 삼시세끼 단백질을 먹고 탄수화물을 줄인다. 내 철인의 삶 최고의 순간에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최고의 기록을 내야 하기에, 모든 경우의 수를 극복한 최고의 기록은 어디일까를 고민하며 8~10월은 주당 자전거300km, 런70km, 수영5km 목표를 세웠고, 90% 정도는 소화해낸 것 같다.
11월 1일 인천 18:20
아틀란타로 가는 델타 비행기에 클럽에 출사표를 던지고 소중한 자전거와 함께 몸을 싣는다.
4일 전 여유있게 출발한다고 했는데
기내 응급 환자 발생으로 알라스카 앵커리지에 비상 착륙을 하고 아틀란타에 가보니 올랜도 연계 비행기를 놓쳐 아틀란타에서도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경유를 해서 참가하는 해외대회는 대회 5일전 출발을 추천한다.
대회장인 플로리다 북서쪽 파나마비치에 도착했다.
멕시코만을 낀 해변 소도시인데 너무나 아름답고 전 세계 철인들이 밤낮없이 대회준비를 하고 있다. 나도 마음이 급해진다
컨디션도 좋아 대회 전까지 런20km 바이크60km정도씩 코스를 돌아본다.
너무 자신감에 차 있었는지 대회 전날 바이크 훈련중 낙차를 하여 우측 무릎, 허벅지, 팔꿈치가 다 까지고 자전거 앞브레이크가 말을 안듣는다.
일단 아이언맨 빌리지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였더니 자전거는 미케닉에게 맡기라 하고 메디컬 부스로 데려간다.
아픈 건 모르겠고 멘탈이 무너진다.
닥터가 오기까지 한 시간 가량 전담 자원봉사자와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는 닥터가 와서 어떤 판단을 내리던 I MUST BE FULL DISTENSE T0MMOROW 라고 계속 얘기하니 내 어깨를 두드려 준다. 다음날 결승점에서도 저 발룬티어가 뛰어와서 자기 일 처럼 포옹해주며 기뻐해주었다.
자전거는 수리 가능(세시간 소요)하고 닥터는 내일 니가 게임 뛸껄 아니까 내일 이후 물에 절대 상처를 넣지 말고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호텔로 돌아와 찢어진 운동복부터 버리고 드레싱을 하고 카보로딩을 해야되는데 아무것도 먹을수가없다.
진통제와 근이완제를 먹고 멘탈부터 챙기고 육각 린치를 챙겨 아이언맨 빌리지 미케닉센타로 다시 간다.
바이크 체크인까지 세시간이 남았다.
간신히 자전거를 체크인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진이 빠져, 일단 두시간을 자고 일어나 억지로 중국식 볶음밥을 쑤셔 넣는다.
몸 상태를 확인한다.
우측 팔꿈치는 한국 정형외과면 금이가서 반기브스를 했을 것 같고 우측 허벅지 팔꿈치 손바닥 찰과상이 심하다.
진통제 근이완제를 경기중 최대 네번 먹는걸로 계획을 세운다.
몸의 통증은 걱정이 안되는데 멘탈이 내일 아침 좀 살아나길 빌며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다.
11월 5일 03:50분
언제나처럼 03:50에 기상하여 발코니 에서 파도와 기온을 파악한다. 파도는 어제와 같이 높고 기온은 14-28°.
신은 아직 날 버리지 않았고 너무 자신감에 찬 나에게 모데라토로 경기를 운영하라는 계시로 받아들이고 또 다시 자신감에 차 수영 출발선에 선다.
물론 1:10전 맨앞쪽 부분이다.
파도가 2미터 내외로 높고 몸싸움이 심해 첫바퀴가 힘들었지만 두번째 바퀴에서도 크게 오버하지말고 가기로한다.
북미 친구들이 수영이 강한것 같다. 좌측에 같이가는 친구가 우측 손으로 내 우측눈을 두번이나 가격한다. 고의성이라 판단하고 내 좌측 손으로 그 친구 우측 눈쪽을 되받아 주고 나니 레인 바깥쪽으로 떨어 진다.
멘탈은 안정되었지만 예상기록보다는 이십분 늦게 수영을 마치고 바이크로 들어간다.
180.2km 원랩이다. 북미대회는 112마일 이며 키로수 안내는 없으니 마일로 계산하는 법을 미리 트레이닝해 오면 좋다.
초반 엉키는 부분에서는 치고 나가지 않고 어쩔 수 없는 드레프팅을 이용하면서 최대한 초반 체력을 아끼면 간다. 드레프팅이라 해도 12미터는 못지켜도 7미터 이상은 유지하여 체력을 아껴본다.
오토바이 마샬이 노골적 드레프팅(5미터이내)은 바로 카드를 꺼내기에, 잘 봐가며 적절한 게임 운영이 필요하다.
팔꿈치 통증으로 유바를 잡을 수 없다.112마일중 10마일도 유바를 못잡고 자전거를 마친다.
그래도 강한 바람과 기능적 문제 발생없이 자전거를 마친 것에 감사 드리면서 국산 코오롱 파워젤 일곱개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뛰쳐 나간다.
런은 투랩. 곳곳에 갤러리들이 나의 1587번을 외친다. 이 순간만은 내가 이쇼의 주인공인 마냥 미친듯이 뛰어나가본다.
초반 소화불량으로 3km정도 페이를 조절하고 계획대로 뛴다. 2.5km마다 있는 보급소 모두 들려 20초동안 레드불 반모금과 얼음물로 열기 식혀주고 파워젤은 5km마다 보급소 0.5마일 전에서 먹는다.
15km를 지나는데 힘들지가 않다.
하늘도 예쁘고 바다도 예쁘고 내 철인의 삶 최고의 순간을 맞이 한 것 같다. 이제 기록은 받아들이고 하되 시계를 보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뛴다 5:20~5:30으로 뛴것 같다.
그동안 꿈꿔왔던 내 꿈이 실시간 이뤄지고 있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 .
마지막 보급소가 앞에 보인다. 킵초게가 물잔을 받아서 머리 뿌리듯 나도 멈추지않고 물잔을 받아들고 마지막 1초까지 아끼며 12:15:52로 나만의 쇼를 마친다.
또다시 아침 해가 뜨고
플로리다 파나마 비치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철인의 마침표를 찍으러 온 플로리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나를 발견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뛸꺼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자기일인 마냥 도와주신 분철가족들과 함께 이 영광을 같이 합니다. 감사합니다.
ps 오는 길에 허리케인 니콜로 3일 늦어진거는 너무 길어서...
첫댓글 심한 부상에서도 불굴의 의지의 마음가짐으로 완주한 세흠이 멋지고 장하다~ 철인정신이 확실하게 몸에 배어 있는듯 회복 잘하고 보스턴 준비 해야지~~
세흠이 멋짐뿜뿜^^
감동이였어^^
후기 맛집이 여기에 있었네...
.
잘생겨...
키커...
인성훌륭해...
운동잘해...
영어도잘해..
글도잘써..
.
뭐 하나 빼 놓을게 없는 훈남 이로세~~~
그대의 열정과 실행에 큰 박수를 보내고 완주의 기쁨과 희열을 오래도록 간직하면서...
지칠 때 큰 힘이 되는 파워젤, 레드불처럼 플로리다의 기억이 오래도록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후기가 완전 감동입니다
어찌 그런일이 있대요 가는 비행기부터 전날 부상에 허리케인까지...
모든걸 이겨내고 완주한 세흠씨~~~
최고
동아님~~ 잘 복귀하신거죠? 다치신데는 괜찮은건지~~~ 부상속에 이렇게 멋지게 완주까지~^^
노력하신 만큼 더 뿌듯하시겠어요~ 다시한 번 축하하고~~~ 더 멋진 23년이 되시길 바랄게요^&^
세흠아 부상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기록의 완주 격하게 축하한다.
대회의 피로와 부상 잘다독여 얼릉 괘차하길 바란다.
아주아주 기억이 많이 남는 미국원정대회가 되겠구만~~^^* 사진 출력 잘해서 앨범에 보관도하고~~ 크게 만들어서 홍보해도 좋을것 같다!!!
칠번가의 철인피자!!! 이참에 사명을 바꾸어도 좋을것 같은데~~^^* 무사복귀 축하해주러 갈께~~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끼며, 후기를 읽었습니다. 역시 역경이 있어야 스토리가 더 아름다워 지네요.
수영에도 북미 텃세가 있는데 잘 극복했네요.. 싸이클에서 유바없이 그 거리를 다 타다니 대단합니다. 오른팔에 깁스할 정도로 금이 간거 맞지요?? 그 멀리 가서 완주 못하고 오면 정말 안될 일이죠.^^
운동뿐 아니라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글재주도 상당한 듯 합니다.
같이 탄천에서 수영했던때가 생각난다.. 세흠아^^
분철가입하고 중요한 직책까지 수행하고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었는데 형이 많이 도와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
먼 플로리다 아이언맨까지 역경속에서 레이스 잘 마무리한거 같아서 다행이네.
부족하고 아쉬운건 채우면 되고 너의 열정만큼 좋은 일 더 있으리라 생각된다.
12월에 한잔 먹자구나~~ㅎ
새로운 어려움에 과감히 도전하고 역경의 파도에 굴하지 않고 헤치고 나아가는 그대가 챔피언이오..!!
웰컴투 코리아^^ 걱정했던 플로리다 대회를 웃음으로 마무리할구 있어 다행이네. 수고많았다 쫌 쉬라~~~
세흠아,
열심히 운동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네.
고생했다.
치료 및 회복 잘하고...
우와~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거뜬하게...
아주 멋짐...^^
세흠이 멋있다
부상으로 마음이 울적 했을 텐데 잘 마무리 되어 다행이다
즐거운 여행으로 인생에 한 핵을 긋는 멋진 추억되길 바란다
회복하고 소주 한잔하자..
멋지다.
앞으로 더 멋지겠는걸
여러가지 안좋은상황속에서도 멘탈을 잘붙들고 멋지게 성공하신 동아님~ 리스펙트!
다친곳 잘 회복하시고 맛난 피자먹으며 생생한 미국여정기 들으러 가겠습니다~^^
역시 행부님!!
2년 동안 몸과 마음으로 분철을 위해 즐거운 고생 많으셨어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023년에도 운동도 행부님의 삶도 응원합니다.
회복 잘 하시고요~
진정 철인 이십니다.
좋은 경험 추카드립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