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11차 제7기 신곡 지옥편 제25곡 (31) 2022-08-13
지옥편 제25곡 (Inferno Canto 25)
도둑과 뱀의 상호변신(8옥,7낭 계속)
강사: 김태연선생
● <25곡의 개요>
1.반니 푸치, 켄타우로스, 3명의 영들(1-45)
a)'반니'의 신성모독과 뱀의 공격(1-9),
b)단테의 격정(아포스트로피):피스토이야(10-15),
c)반니의 도주와 켄타우로스의 추격(16-18),
d)시인은 악마 '카쿠스'를 생각해낸다(19-24),
e)버질이 '카쿠스'를 구체화함(25-33),
f)세 도적이 갑자기 나타남(34-45).
2.도적 찬파와 뱀 아놀료의 융합변신(46-93)
a)6번째 독자에게 호소함(46-48),
b)아넬료가 새로운 모양을 챤파와 나눔(49-78),
c)직유: 도마뱀이 길을 건넘(79-84),
d)뱀(프란체스코)과 사람(부오소)의 교합(85-93).
3.뱀과 사람의 상호 변신과정(94-151)
a)단테가 루카누스와 오비디우스를 능가한다고 주장함(94-102),
b)부오소가 형체를 프란체스코(뱀) 와 바꿈(103-141),
c)시인의 사과(142-144), d)푸초 만이 변형되지 않음(145-151)
2. 줄거리
4월 9일 정오 조금 전에 두 시인은 8옥 제7낭에 와있다. 24곡 끝에서 일장의 연설(133-151행)을 끝낸 반니 푸치는 하나님을 심히 모욕한다. 이어서 한 마리의 뱀이 반니의 목을 또 한 마리는 팔을 휘 감는다. 단테는 이 기회를 타서 '피스토야(pistoia)'의 죄를 질책하며 회개를 촉구한다. 반니 푸치는 도망가고 켄타우로스가 나타난다(17행).그의 등엔 많은 독사가 있고, 정수리 뒤에 불을 붙여주는 용이 있다(23행). 켄타우로스(카쿠스)는 뱀이 된 반니를 뒤 쫓는다(18행).
단테는 곧 피렌체의 5적(賊)을 만난다. 그들 뒤에 덮친 무서운 응징을 본다. 도적들의 일부는 사람의 모습을 다른 놈들은 뱀의 모습으로 변한다. 그들 중 한 놈 말고는 모두 변신을 한다. '아넬료'(67행)가 사람의 모습을 취하고 여섯 다리의 도마뱀이 된 '찬파'와 융합한다. 부오스는 작은 뱀으로 나타난 '프란체스코'와 형상을 바꾼다(93행). 오직 '푸초 시안 카토'만이 변신하지 않았다(140행).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 도적들의 최후 모습이다. 현세에서 저들은 남의 물건을 취하여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래서 지옥에서 그들의 몸은 계속 탈취를 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들은 사람에서 뱀으로,뱀에서 사람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자기의 정체성이 사라진 것이다.
3. 내용해설
1. 반니푸치, 켄타우로스 그리고 3영들(1-45행)
① 도둑놈 반니 푸치는 하나님을 향하여 상스런 욕을 한다. ‘손가락 새 엄지 손가락질(1행)’은 성교의 외설적 제스쳐이다. 단테가 마을을 거닐다가 이런 모욕을 받고 시의 소재로 삼았다 고 한다.
도둑은 뱀들의 공격을 받고 꼼짝 못하게 된다(9행).이 기회를 타서 단테는 '피스토야'를 질책한다.'피스토야'는 기벨린당의 근거지며 거기서 당쟁이 생겼다. 회개하여 새 출발하라는 것이다. '피스토야'인의 죄는 카파네우스(14곡46-72행)보다 더 심각하다. 단테의 지옥관이 반영되어있다(1-15행). 회개는 죄의 연결고리를 단절한다.
② 뱀이 된 반니 푸치가 도망치자 켄타우로스(반인반마:지옥편12곡55행)가 뒤 쫓는다. 켄타우로스(카쿠스)는 전에 거인 도적이었다. 헤라클레스의 소를 훔쳤고 많은 사람을 죽였다(27행). 지옥 7옥에 있으나 이놈은 도적이었기에 8옥에 와 있다(25-30행). 헤라클레스의 몽둥이 10대를 맞고 죽었으나 90대를 더 맞았다(16-33행).
③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영혼들의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들에게 정신을 집중한다(35행). 세 영혼이란 아뇰로(68행), 부오소(140행) 그리고 푸초 시안카토이다. 이들은 모두 피렌체의 대도(大盜)였다.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잘 알려진 것이 없다. 3명의 도적이 찬파(Cianfa)와 동행했는데 갑자기 그가 사라져서 어디 있느냐고 물은 것이다(43행). 손가락을 입에다 대고 조용하라는 신호를 보낸다(34-45행).
2. 찬파와 아뇰로의 융합변신(46-93행)
①지금부터의 묘사는 단테 자신도 곧이듣기 힘든 내용이어서 미리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하여 이렇게 쓴 것이다(46-49행). 찬파가 변신하여 여섯 발을 가진 뱀이 되어 한 놈(아뇰로)를 감아 버린다(49-51행). 찬파와 희생자(아뇰로)가 서로 엉기어 색깔을 섞어 두 놈 다 이전의 모습은 이미 없어졌다(61-66행).
먼저 몸을, 그 다음에 색깔을 섞어 버렸다. 남녀가 하나 즉 한 몸(창2:24)이 되었다. 둘의 개체가 보존되며 또 둘은 한 몸이 되었으나 지옥에서는 이도 저도 아니다. 도적은 내 것도 너의 것도 없는 자이다. 도적은 자신의 형상과 인격을 상실한 것이다. 무서운 형벌이다.
② 다른 두 놈(부오소, 시안카토)은 공금을 횡령한 아뇰로(68행)의 변신을 보고 한 마디 한다(69). 이상한 괴물이 된 것이다. ‘작은 뱀(83행)은 프란체스코가 변신한 것이라 한다. ’두 놈(84행)은 '부오소'와 '시안카토'를 가리킨다. ‘영양을 취하는 그 자리(86행)’는 배꼽이다.
프란체스코가 변형이 된 작은 뱀은 부오소의 배꼽을 뚫더니 몸에서 떨어진다(87행). 그놈(부오소)은 뱀을, 뱀(프란체스코)은 그놈을 마주보고 서로 연기를 뿜어대는 기이한 광경(91-93행)이다.
3. 뱀과 사람의 변신과정(94-151행)
① 단테가 목격한 그 죄인의 변신묘사는 옛 작가 루카누스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담에 비하여 더 훌륭하다. 사벨로와 나시디오는 카토군의 군인들이며 괴물에 물려 죽었다. 카드모스와 아레투스는 오비디우스의 책에 나오는 자들로 카드모스는 테베의 건설자이다. 저도 뱀에 물려 죽었다. 단테는 오비디우스의 변신담을 질투하지 않는다(99행). 94-99행의 변형은 ‘하나의 자연이 하나의 자연으로 바뀌는 것이다. 즉 일방적 바뀜이다.
카드모스가 뱀이 되고 아레투사가 샘으로 변하고, 사벨로가 재가되고 나시디오의 몸이 작열하였다. 그러나 단테가 본 바에 의하면 2개의 자연이 상면하여 상호적으로 바뀐다. 남자가 뱀이 되고 뱀이 남자가 되는 양방의 변화이다. ’거죽만 바뀐 안은 그대로 두 낱인 까닭(102행)‘은 ’각각의 형상이 그 질료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日譯). 플라토의 형상(Form)과 질료(Matter)를 스콜라 철학이 그대로 차용한 것을 단테가 인용하고 있다.
형상은 자연의 본질이며, 질료는 본질 속에 있는 본체이다. 2개의 자연(형상)을 바꾸어서 양자가 각각 질료(Matter)를 취한다고 야나이하라 교수는 긴 설명을 하였다. ’제 살결은 부드럽고(110행)‘는 뱀이 사람의 살결을 취했다는 뜻이고, ’남의 살은 딱딱이 굳어졌더라(111행)‘는 사람이 뱀의 살결을 취했기 때문이다. 뱀이 사람으로 변형하는 과정(109-117행)을 그리고 있다.
②‘한 놈은 탈을 덮어씌우고(119행)’는 지금까지 뱀이 되어 털이 나고, 지금까지 인간이었던 자는 뱀이 되어 털을 뽑는다(118-120행). ‘이놈은 일어서고(121행)’-뱀에서 사람이 되니 일어서고, ‘저놈은 자빠지고(121행)’는 사람에서 뱀이 되니 자빠지는 것이다. 먼저는 뱀이었다가 인간이 되는 과정(124-129행)을 묘사하고 있다. 그 다음은 사람이었다가 뱀이 되는 과정(130-139행)을 그리고 있다. ‘짐승이 되어버린 영혼(136행)’은 부오소이다. ‘뒤엣 놈(138행)’은 부오소를 경멸하며 부초 시안카토(140행)에게 뱀이 된 부오소가 이 길로 달려갔으면(141행)이라고 말한다. 제 7낭의 수없이 변신 되는 것을 보고(143행), 단테는 시가 다듬어지지 못했어도 용서를 빈다(144행). 단테가 →사람→뱀의 변신과정을 보고 산란했던 심정을 쓰고 있다(145-147행). 프란체스코는 가빌레 사람에게 살해당하고 우는 그놈이다(151행).
4. 결어 : 도적놈은 제 것과 남의 것의 구분이 없다.
인간으로서의 개성이 없다. 인격도 없다. 인간이 아니며 짐승이다. 켄타우로스 보다 더 괴이한 놈이다. 단테의 상상력이 충분히 발휘되었다. 기막힌 묘사력에 감탄하는 바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와 결합한 자이다. 뱀과 인간의 결합은 둘도 아니고 하나도 아니지만 부부합일, 삼위일체, 신자와 그리스도의 연합은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인격이 몰각되지 않는 연합이다.
진정한 결합에는 의무 책임 그리고 사랑이 있다. 인간이 짐승으로, 짐승이 인간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는 고리를 끊는 길은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예수께 대한 믿음뿐이다.
(2003.06.27. 작성, 2006.4.27 수정, 홍응표 씀 2016. 5.6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