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나는 요양원 교회에서 모든 교우들과 요양원 원생들을
모아놓고 크리스마스 이브밤을 즐겁해 해 주었다
말씀과 찬양과 기도가 끝나고...
그냥 이브밤을 보내기가 아쉬워
맛있는 모찌 찰떡을 준비하여
딱 하나씩만 맛뵈기로 드리고
내일 아침 식사 시간에 드리겠다고 광고하고
즐거워하는 원생들과 교우들에게 집사님들이
떡을 하나씩 나누어 드렸다
그 떡 상자 위에 써있는 글씨는 이러하였다
"먹다가 기도가 막힐 수 있으니 천천히 씹어서 드세요"
그래서 나는 떡을 먹는 청중에게 천천히 드시라는 말도 곁들였다
줄거운 표정으로 맛있게들 먹고 있는 순간에
갑자기, 알콜치매로 입원해 계신 67세되신 한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나더니
얼굴이 급격히 충혈되시면서 뒤로 막 뛰어나가다가
그만 쓰러지신 것이다
어~~어~~ 하다가 모두들 놀라 주목하는 순간에
옆에 앉아 있던 한 집사님이 떡을 너무 빨리 먹다가
목에 걸렸다고 소리를 쳤다
나를 비롯하여 몇몇 사람이 급히 뛰어가 보니
이미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고 온 몸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아무리 입을 벌리려고 해도 워낙 꽉 다물어지 입은
열리지 않고 온 얼굴과 몸은 숨을 쉬지 못한채
점점 죽어만 갔다
전도사님(사회복지사)이 과거 배운 방법대로
환자의 등 뒤에서 두손으로 끌어 안고 응급처치법으로 명치 부분을 잡고
아무리 충격을 줘도 입은 열리지 않고 기도를 막고 있는
떡은 나오질 않았다.
급히 119로 신고를 하고 몇몇 사람이 2층에서 그분을 들어내렸다
한 5분이나 지났을까... 내가 옆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몇사람은 억지로 입을 벌렸다...
간신히 열린 입으로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그러나 의식은 전혀 없었다....
얼굴도 죽은 사람 얼굴 같았다.....
그사이 119차는 도착하고 병원을 실려갔다
병원까지는 아무리 빨리 가도 5분 이상이 걸리는데.....
나는 교우들과 원생들을 안정시키고 찬송을 하나 부르고 기도하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여전히 죽은듯 누워있는 사람을 놓고 응급실에서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한 30여분이 지나도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의사는 나에게 가망이 없다고 하며 가족들을 빨리 부르라고 하였다
인공호흡기를 달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경우 인공호흡기를 달아도 의식이 돌아올 확률은 적으며
지금 내버려 두면 한시간 안에도 죽을 수 있다가 엄포를 놨다
나는 급히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하였다
그리고 응급실에 선채로 기도했다
"하나님.... 하나님은 죽은자도 살리시잖습니까?
호흡도 하나님이 주시고 취하시지 않습니까?
이대로 죽어서는 안됩니다
목사가 예배 시간에 크리스마스 이브밤을 뜻깊게 하기 위해
먹으라고 한 떡을 먹고 만약 죽으면
주님이 수치를 당하시고 주의 종이 수치를 당합니다
주님 도와 주세요
기적을 만들어주세요 주님의 살아계심을 보여 주세요
저의 죄와 부족함을 아시는 주님
부디 저를 용서하시고 불쌍히 여기사 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그러나 시간이 흘러감에도 전혀 소생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점점 절망적 상황이 전개되었다
산소 수치가 90이 넘어야 하는데 위험선인 50까지 내려갔다
게다가 의사가 보여주는 엑스레이를 보니
폐가 완전히 하얗게 보였다 정상 폐와 비교해보니 너무도
염증과 물이 차서 숨을 제대로 쉬지를 못하였다
간호사들은 연신 손으로 인공호흡을 해 주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의 호흡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참으로 그러한 순간에 믿음을 유지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아~~~ 이러다가 이 기쁜 성탄절에 한 생명이 이렇게 죽어가는가????"
절망의 먹구름이 나를 감쌌다
가족들이 오기까지는 약40여분간의 시간이 있었다....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기에
우리 요양원 총무에게 환자 곁을 지키라고 해 놓고
나의 철썩같은 약속에 따라
우리집에서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는 유빈이가 있는
샤인빌에 신속히 달려 왔다
어린아이에게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믿음으로 여유를 잃고 싶지 않았다
집에 달려와 황급히 그리고 유빈이 몰래 산타 복장을 하고
유빈이와 예찬이, 은별이에게 준비한 선물을 주고
사진까지 찍는 여유를 가졌다
그리고 다시 옷을 갈아입고 총무에게 병원으로 전화를 해보니
여전히 가망이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다시 병원을 차를 급히 몰고 달려갔다.
드디어 11시가 넘어서... 멀리서 가족들이 몰려왔다
평생 술로 살아 아내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 그였기에
그의 아내는 담담해하면서 오히려 나를 위로하면서
'그 인간 죽어도 그만이다'하고 하였다.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딸들도 "차라리... 지긋지긋한 아버지가 이대로 죽었으면.."
하는 눈치들이었고 두딸은 아예 아버지를 보지도 않겠다고 하였다
아들과 사위, 부인을 데리고 응급실에 의사를 만났다
의사가 엑스레이를 보여주면 상세히 설명하였다
거의 절망적이라고하였고 자신이 없다고하였다
이제 가족들의 결정만 남았다
"인공호흡기를 달것인지 말것인지....
문제는 인공호흡기를 달아서 의식이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식물인간 상태가 되면 몇달이고 몇년이고.. 한달에 3백여만원씩의
병원비를 물어가면서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절대로 의사도 가족도 그것을 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내버려두면 한시간 안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최종 결정을 위해 응급실에서 나와서
병원 복도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바로 그때 의시가 황급히 달려 오더니
"환자가 의식이 조금 돌아 왔습니다 눈도 뜨고 말도 알아 듣네요"
우리는 귀를 의심하면서 달려 가보았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폐는 그대로인데 의식이 먼저 돌아와버린 것이다
의사의 말은 폐를 먼저 소생시키고 염증 치료를 하고해서
폐가 좋아지면 의식은 그 다음이라고 몇번이고 말했던 것이
고작 몇 분 전이었는데.......
그야말로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푸신 것이다
내가 너무 기뻐서 환자의 손을 잡고 "민선생님, 저 원장입니다
눈을 떠 보세요"했더니 눈을 뜨는 것이 아닌가?
"내 말 알아 들었으면 손을 꽉 잡아 보세요"했더니
꼭 잡는 것이 아닌가?
나는 몇번이고 반복하여 말을 걸었다 그때마다 반응을 보이고
몸을 움직이었다
몇분이 지나자 더 정신이 또렸해지고
자기 입과 코와 몸 등에 널려져 있는 여러 의료 기구들이
귀찮은듯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내가 다시 말을 걸면서 알아 들었으면 손을 잡아보라고
재차 말하자 아주 아플 정도로 꼭 내 손을 쥐었다
살아난 것이다.....기적적으로......
얼마전 한 성우가 떡먹기 대회하다가 그렇게 죽은 사실이 있지 않은가?
크리스마스를 슬픔과 낙망속에 보내야할 뻔 했는데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를 순간 들으시고 기적을 베푸신 것이다
12시경 가족들을 모두 돌려 보내고 돌아와 너무고 기쁘고 감사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간증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새벽 4시가 넘고 있다...
그런데....
방금 또 내 핸드폰이 울린다...
요양원에 마약 중독자(히로뽕 등으로 교도소만 5번 들어갔다왔고
두달전에 부산교도소에서 출소하여 우리 요양원에 입원한 아주
까다로운 환자)가 한밤중에 탈출하였다는 전화였다
급히 앰불런스와 대원 2명을 부천까지 가라고 보내놓고
나도 날밤을 새고 이제 또 다시 요양원으로 가서
그를 기다려야한다 .... 그가 오면 또 장시간 설득하고 대화를 해야한다
"아~~~~~~~~~~~ 피곤한 인생이여~~~~~~~~~~~~~~"
환자가 죽었다 살아난 기쁨도 잠시뿐...
오늘은 완전 날밤을 새우게 되었다....
정신없이 복장을 하면서 거울도 안봤더니
수염도 비뚤어지고...^^
유빈이?약간 무서워하면서도 선물을 받고 너무 좋아하였다
그러나, 은별이는 무서워서 그만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