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대한 詩 많이 전파해 주세요!
오늘 정중히 초대한 詩는
달팽이와 나 / 제인자
(2013년 국민일보 신춘문예)
텃밭 상추잎에 따라온 달팽이
수돗물 세례 받고 빗장을 지르면
안으로 걸어 닫은 캄캄한 한 채의 집이지요
무른 달팽이보다 되레 놀란 나는
푸른 잎 쌈 싸 먹고 푸른 똥 누는
느리고 답답한 채식주의자
푸성귀 식탁이 나를 부르는 사이
그는 안테나 내밀어 적진을 탐지하지요
무른 달팽이보다 더 무른 나에게
쑥갓깻잎오이가지가 어찌하여
뼈가 되고 힘줄이 되는지요
쌀보리콩수수가 어찌하여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눈물의 기도가 되는지요
한 채의 집을 들어 올려 텃밭으로 가는 나는
느리고 답답한 채식주의자
푸른 잎 갉아먹고 더디 깨닫는
무른 달팽이보다 더 무른 나는
------------------------------------------------
좋은 하루 되세요
건강한 하루 되세요
.
.
https://youtu.be/p_TgXerEQg0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문학자료실
제인자의 달팽이와 나, 2013년 국민일보 신춘문예
장병길
추천 0
조회 24
22.10.07 07:27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국민일보 신앙시 당선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