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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깁니다. (안 쓰려다…..작정하고 쓴 글이라)
이거 다 읽으시면, 네이버 지도 펼쳐놓고 분당 ~ 부산 얼마나 걸리나 펼쳐보는 마법이 시작됩니다.
지인한테 보험 잘 드시는 분, 노약자, 임산부, 쉽게 맘 흔들리시고 변덕 심하며 사기 잘 당하시는 분,
그리고 결정적으루다가 최근에 새 자전거 사신 분…..
마우스의 뒤로가기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들이대자 !
대회후기에, 해외원정에 새로운 바이크에, 그리고 땀의 대가로 얻은 귀한 기록까지 그야말로 철인의 계절입니다.
몇 해전부터 회사일과 주변 여건 등으로 철인대회는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허지만 더 시간이 지나면 못할 것 같아,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실행해 보았습니다.
지역주민 정호도, 미소햄과 왕꼼햄, 그리고 오래전 동진햄 미키햄도 완주한 국토종주..
사실 국토종주라는 단어보다, "차로 가도 멀다"라고 생각되는 "부산"이라는 곳에 싸이클을 타고 간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분당철인 분들과 공유합니다.
사실 뭘 구찮케 후기를 쓰나 했는데…
누군가에게는 아주 쩨끔 도움이 될 지도 모르고….저도 나중에 지치는 순간이 오면 가끔 들여다 보며 힐링타임이 될 수 있으니…
탐라 정호가 올린 성의 없다던 국토종주 후기와 미소 상일햄의 후기가 나 같은 놈에게는 큰 뽐뿌와 용기와 자신감이 되었던 것처럼…(구간구간 사진이 많이 없어 아쉽습니다.)
그럼 국토종주 출발합니다.
사전준비
3월엔 주말에 회사 오가는 왕복 40km 정도 깔짝대며 싸이클 시즌 온을 하고...
4월부터 시간 여유가 되는 주말마다 틈틈히 80~140km를 타며 마일리지를 쌓습니다.
가민커넥트를 열어보니…(단위, Km)
6/9 144.6
6/6 80.9
6/1 62.8
5/12 143.8
4/28 72.7
4/21 43.9 (분철 듀에슬론)
4/14 78.2
4/6 102.7
겨우 내내 쳐 자다가….
3개월 동안 이렇게 탔네요. 택두 없습니다. 마일리지 더 필요합니다. .ㅠ.,ㅠ
D-Day는 6월 15일(토).
토. 일 이렇게 1박 2일이면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월요일 오전에 버스타고 와야겠다…고..
막연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분철 게시판과 자출사, 도싸….유튜브까지 국토종주 키워드가 들어간 게시물을 몽창 쓸어 보며
준비물과 세부계획들을 구체적으로 세워봅니다.
탐라와 상일이형이 쓴 후기는 이제 50페이지 셋째 줄까지 달달 외웁지요. ㅡㅡV
서해갑문에서 여주역까지 이 나와바리는 그간 수년간 다니며 오줌 싸던 동네라 여주역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하고
하루에 230~240km 정도 씩 이틀만 타면 된다고 동네 앞 마실 나가는 것처럼…국토종주를 아주 우습게 생각 합니다.
출발 전주인 6월 9일 서해갑문을 찍고 오며 마지막 마일리지 144km를 채워놓고….
목요일부터는 집에 사는 눈치9단, 바가지 18단 여자사람의 눈치를 살피고 폭풍 바가지를 피해가며,
음쓰 죄다 버리기, 욕탕청소, 빨래개기 등 집안일을 거들면서 숨만쉬며 시간을 보냅니다.
준비물
목욜 저녁…싸이클을 점검합니다.
전날 금요일에 점검했다가 어떤 이상이 생기면 출발 전날밤이라 어떤 손을 쓸 수 없을 지 모르니
하루 전, (타이어교체, 브레이크 정비 등 큰 수술이라면 일주일 전)에 미리 해 놓는게 좋을 듯 합니다.
(상일이형 후기에서 정비하느라 출발이 늦어졌다는 게 큰 도움이 됐지요. ^^;;;; 사랑해 상일이 형…)
아..싸이클은 2010년식…집에서 긴 여름/겨울잠을 자던 Scott TT를 발로 깨워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자이언트 로드 구입 후, 버린 자식 취급하더니 이제와 왠일이냐길래
"그래도 나에게..내사랑은..조강지처는 너다"...라고 들이대며 친한척을 하면서 여기저기 어루만져 줍니다.
그래서인지 브레이크 까지 짱짱함을 보여줍니다.
미안한 마음에 살찌기 체인 틈으로 해표해표 식용유를 주사기로 정성껏 뿌려줍니다.
출발 전주 주말에 144킬로를 타보니 이놈이 삐진 척하지만 한 때 적토마였음을 은근 자랑합니다.
마음이 많이 설레입니다. 얼마만에 싸이클 여행인지…
회사에서도 일은 안하고 죙일 싸이클 타고 국종가는 생각만 합니다.
금욜날은 퇴근 시간도 안되었는데 몰래 도망을 칩니다.
싸이클은 밥심…
저녁으로 설렁국물에 밥 두공기 때려넣고 깍두기 우적우적 씹어가며 전투적으로 뱃속에 때려 넣습니다.
준비물로는….
종주수첩, 물티슈, 선크림, 골전도이어폰, 아미노바이탈 5~6개
에너지젤 4개, 천원지폐 3~4장, 보조배터리,
자전거랜치, 튜브 2개, Co2 3개, 충전기헤드.2개, 가민충전줄, 핸폰충전줄, 골전도충전줄
옷은 한벌도 없이 위 짐들을, 아들한테 빌린 허리에 매는 작은 가방에 쑤셔 넣습니다.
어차피 모텔이나 숙소에서 혼자 잘건데 빨개벗고 자면…*%^$#^*(
철인대회 출전 전날처럼 가슴 설레하며 10시쯤 잠이 듭니다.
저지르기 (첫날)
4시 30분 알람..
누가 깨우지도 않는데 0.1초만에 벌떡 일어납니다.
샤워하고 면도한판 시원하게 해줍니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옆에서 자던 여자사람이 마중을 나옵니다. 잘 다녀오라고~~~
동네 마실 라이딩 가는 복장으로 이매역까지 페달링하여 5시 15분경 도착합니다.
여주행 첫차는 5시 34분….제일 뒷칸에 싸이클 세워놓고….
SNS에서 팬 미팅을 합니다.
라이딩하며 자주 와봤던 여주역…
그새 주변 환경이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가민의 시작버튼을 누르며 강변으로 이동합니다.
평속 20으로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을 가슴에 담아가리라….라고 야심차게 마음 속으로 외치면서….
여주역 ~ 강천보 인증센터 (7Km)
우리가 늘상 다녔던 팔당에서 여주역까지의 분위기입니다. 어려운 코스 없고 화장실도 많고…
눈만 돌리면 보급할 곳도 많아 어렵지 않게 통과가 가능한 코스입니다.
강천보 인증선터 ~ 비내섬 인증센터 (30Km)
강천보 인증센터에서 도장 한판 쎄게 찍고 출발한 지 10여분…
한두방을 떨어지던 비가 장대비가 되어 쏟아집니다.
나 십수년간 날씨요정이었는데….
날씨요정 아니라고 알려주는 기상청에 귀방맹이를 쎄게 얻어 맞습니다.
비 맞은지 10분도 안되어 그지그지…아주 상그지가 되었습니다.
(사진을 못 찍어둔 게 너무 아쉽네요.)
오늘 처음신은 하얀 양말은 씨컴해졌고…아껴신었던 클릿슈즈도 몽창 젖고 안에 흙이들어갔습니다.
엉덩이부터 등까지 흙이 튀고 허리에 매는 가방도 흙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고글이 기능을 하지 못해 고글을 벗고 라이딩 하기를 한참…. 공사장 옆에 수도가 있는 걸 발견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살짝 물이라도 끼얹고 가야겠다 싶었는데….
공사하시던 아저씨께서 거기 물안나오니 안에 들어와 화장실서 씻으라 합니다.
92도로 인사하고 저지 벗어 빨고…클릿도 벗고, 양말도 빨고….흙탕물들을 털어냅니다.
다시 아저씨께 93도로 인사하며 감사와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근처에 편의점이라도 있었으면 박카스라도 사드렸을텐데..아쉽습니다.
싸이클은 흙투성이인데 주인은 다시 샤방해졌습니다.
차가 거의 다니지는 않지만 차도를 한참 지나야 인증센터가 나옵니다.
본격적으로 비를 맞은 구간이라 빨리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내섬 인증센터에 화장실과 커피점이 있으나 주변에 의자는 없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이상
쉬어가기 좋은 곳은 아닙니다.
비내섬 인증센터 – 충추탄금대 인증센터 (31Km)
자전거 전용 도로보다 차도 옆 자전거 도로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주변 자전거 길에는
캠핑족들이 많고 화장실도 많은 편입니다. 시내를 가로 지르기 때문에 식당도 찾기 편하고 보급할 곳이
많습니다. 다만 자전거 전용도로보다 훨씬 주의를 기울여야 할 구간입니다.
갑자기 짜장면이 땡겨 도로변에 있는 중국집으로 들어갑니다.
충주탄금대 인증센터 – 충주댐 인증센터 (왕복 14km)
시내에서 자전거 전용길로 들어서자마자 두갈래 길로 나뉩니다. 충주댐 인증센터는 국토종주 시
인증을 하지않아도 되는 구간인데…갈림길에서 8km 라고 되어 있어서 왕복 16km이니…언제 다시 오겠냐는
마음에 찍고 오기로 했습니다. 70%은 좁은 자전거 길…30%은 차도인데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갈 때 올 때 두번 모두 헤맨 구간입니다.
실제 거리는 16km 가 아니라 13~4km 정도이니 다녀올 만 합니다.
나중에 시간에 쫓겨 자주 시계를 들여다 봤을 때, 이 구간을 다녀온 걸 아주 조금 후회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렇지도 않았던 3km가 국토종주시 30km 처럼 느껴지니까요..ㅠ,.ㅠ
1박 2일로 국토종주 계획이라면 충주댐 인증센터는 들리지 말고 패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충주탄금대 인증센터 – 수안보인증센터 (27km)
자전거 도로가 있었나? 했던 구간입니다. 정말 위험하기도 했고….
이 코스를 지나면서 내년에 아들과 같이 오려던 생각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맞게 가고 있는 지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들여다 본 구간입니다.
인증센터가 시내에 있어 쉬어가기 좋고, 주변에 보급할 곳도 많습니다. 인증센터에서 화장실까지도 약 40~50여미터…
온천으로 유명한 동네라 숙박시설도 많습니다.
수안보인증센터 – 이화령 인증센터 (17.5km)
그 유명한 이화령입니다. 수안보 인증센터를 지나면서 살살 오르막길이 나오는데….짧고 굵은 소조령이
있습니다. 무난히 넘을 수 있는 구간이며…..조금 지나 본격적으로 이화령 업힐 (약 6km)이 시작되는데…
그란폰도로 단련된 철인들은 껌이지 말입니다. 허나…저는 이화령을 오르고 나서부터 왼쪽 무릎에 살살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가야할 길이 머니 빠르게 오르기보다 천천히 오르며 체력안배 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매점 입구 왼쪽에 수돗가에 물을 틀어놨는데 먹어보니 수돗물 아닌 듯하여 물통에 가득 담아갔습니다.
(큰 다라이와 바가지가 있어, 살짝 씻고 갈 수도 있지요..)
이화령 인증센터 – 문경불정역 인증센터 (21Km)
설악그란폰도에서 구룡령 다운힐을 해본 사람에게 이화령 다운힐은 "에게 벌써~~" 입니다. ^^
이후에도 자도는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차도 옆에 만든 자전거 길….
인증센터 역시 눈에 바로 보이지 않아 50여미터를 지나쳐갔다 다시 리턴해 돌아왔습니다.
차가 다니는 도로에 있어 주의해야 할 구간이며 인증센터 옆에 수도가 있으나 물 안나옵니다.
나무그늘이 있고, 주무시는 라이더도 있네요. 화장실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경불정역 인증센터 – 상주상풍교 인증센터 (30.5Km)
별 어려움이 없었던 무난한 코스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양심냉장고가 있는 곳입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500ml 꽁꽁 얼려있는 생수가 가득인데 파는 사람은 없고, 옆에 작은 현금통이 있습니다.
물 하나 꺼내먹고 천원짜리 한장을 통에 넣습니다.
30미터 옆에 푸세식 화장실이 있는데…아무리 급해도 그곳에서 엉덩이 까기가 무섭습니다.
벌래와 모기가 정말 득실득실….ㅠ.ㅠ
(사람들이 엉덩이를 자주 안까서 인지 그동네 모기들은 독이 잔뜩 올라있습니다...^^;;)
상주상풍교 인증센터 – 상주보 인증센터 (11Km)
데크길 뷰가 끝내주는 곳입니다. 잠시 잔차 세우고 파워젤 하나 때리며 뷰를 감상합니다.
약 업힐 데크길이 끝났는데 갑자기 배불뚝이 아저씨가…."넌 뭐야 색꺄"…..라고 눈을 아래로 깔고 뙇 내려다봅니다.
매협재라는 곳이지요.
안그래도 무릎이 아파 업힐을 잘 못오르는데 바로 내려 미련없이 끌바를 했습니다.
보기 힘든 경사이지만, 까짓거 못 오를 것도 없어보입니다.
무릎 온전하걸랑 다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구간입니다.
매협재 외에는 어려운 구간이 아닌 걸로 기억되나….매협재 이후 산길에서 또 폭풍 같은 비를 만나 흙탕물을
몽창 뒤집어 쓴 구간입니다.
상주보 인증센터 – 낙단보 인증센터 (17Km)
국토종주 검색하는 과정에 봤던 “신공항한식부페” 라는 저렴하고 맛있다는 부페가 있는 곳입니다.
https://blog.naver.com/rakuraku1/222897794280
낙단보에 5시쯤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대략 7시가 되어 도착했습니다.
무릎이 아파 속도를 못 내고, 비까지 내려 1시간 정도를 비 피하느라 대기하다 보니 부페집이 문을 닫을까
마음을 졸입니다.
꼴이 그지꼴이라 낙단보 인증센터 옆 화장실에서 그지꼴을 면해보지만 흙탕물 털어내는게 쉽지 않습니다.
낙단보에서 약 300여미터….블로그에서만 보던 그 부페집이 얼마나 반가웠던지…..근데 또 비가 옵니다.
라이더들이 많이 오는 지 자전거 거치대도 있습니다.
그지꼴이라 살짝 문열고 들어가 사장님께 식사가 되냐고 물었는데 된다고 합니다. ^^;;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르지요. 사장님께 이거 먹으로 분당서 달려왔다고 뻐꾸기를 날립니다.
화장실에 다시 가서 손 깨끗이 씻고 거의 바닥난 부페 음식들을 싸그리 담아봅니다.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콩나물 국은 4번을 리필해 먹었네요. 국도 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납니다. ^^ 사장님도 너무 친절.
1일차 라이딩 종료
다 먹고 나오려는데 장대비로 변했습니다.
부페 사장님이 얼음물을 챙겨주시며 내일은 몇시에 출발하냐고 물으십니다.
6시요…..(응…가게문 안 연다.)
날은 살살 어두워지는데 다음 인증센터까지는 약 20여Km 이고…..
라이트도 없는데 장대비를 뚫고 라이딩 할 자신이 없어
주변 숙소에서 마무리 하기로 합니다. (부페 사장님이 모텔에 직접 전화도 해주시고 방 있음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맥주를 딱 4깡만 먹었으면 했는데 편의점은 없고, 옛날 가게만 있어 그냥 숙소로 갑니다.
부페에서 걸어서 200미터에 모텔이 5~6개 정도 있어 토요일임에도 어렵지 않게 방을 구합니다. (블루모텔 토요일 5만원)
무인텔인데 사장님이 나와 친절히 안내를 해주시고…싸이클도 방에 가져가도 된다길래….
(무인텔 결제가 카드가 아니라 현금이라서….계좌이체했습니다.)
싸이클을 욕실로 데려가 뜨건 물로 샤워를 시켜줍니다. 구정물과 흙탕물을 토해내며 시원하다고 하는게 보이네요.
하얗던 양말은 빨아도 빨아도 시커멓습니다. 거울 속의 내 팔도, 다리도..얼굴도 시커멓습니다.
맥주도 없고, 할게 읎어서 자려고 누워 양을 한 2억 마리쯤 셌는데
내일걱정X무릎통증+낯설은잠자리/내 베개 아님 = “거의 뜬눈” 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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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공항 한식부페 링크도 들어가보니 유익한정보네요.
흙탕물 속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안봐도 뻔합니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다~~^^
1편을 신나게 읽고, 2편으로 넘어갑니다.
새로운 도전은 아름다고 멋진일
입니다. 누군가에겐 영감을 주기도
하지요 . 수고 많이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