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同人于野 亨 利涉大川 利君子貞(동인우야형 이섭대천 이군자정) -周易(주역, 역경(易經)-

同人于野亨利涉大川利君子貞(동인우야형 이섭대천 이군자정)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는 것을 들에서 하면 형통할 것이다. 큰내를 건너는 것이 이로우며, 군자의 올바름이 이롭다.【周易(역경, 주역), 同人卦第十三(동인괘제십삼), 同人卦01(동인괘01)】 ※ 해설 : 동인괘는 다섯 개의 양과 하나의 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곤괘 2효에서 비롯된 그 하나의 음효가 동인괘의 주인공이다. 동인괘의 2효와 5효는 각각 하괘와 상괘의 中(중)으로서 음효인 2효가 음자리에, 양효인 5효가 양자리에 위치한다. 그것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대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삼아 대부분의 주역학자들은 ‘同人(동인)’을 인간학적 측면에서 해석했던 것이다. 동인괘의 가르침을 인간학적 측면보다는 자연학적 측면에서 조명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맑고 푸른 하늘과 붉고 밝은 불은 영원한 동반자[同人(동인)]일까? 불길은 가벼워 땅에서 올라가 마침내 하늘과 하나가 된다. 불은 가장 높은 곳에서 생명 에너지의 근원인 하늘과 도킹한다. 하늘과 불이 같은 길을 간다는 것은 모든 사물이 지향해야할 목표이다. 따라서 사람 ‘人(인)’자가 국한되어 동인괘를 윤리적 차원에서만 이해해서는 안 되고 자연학의 측면으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칭의 관계로 존재하는 天火同人卦(천화동인괘)를 뒤집어엎으면 火天大有卦(화천대유괘)가 된다. 대칭의 극한점은 서로 통한다는 ‘반대일치의 지혜’를 주역은 가르치고 있다. 양극성의 통일[同人(동인)]이 이루어져야만 위대한 소유[大有(대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양자의 구성요성인 불과 하늘이 창조적인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의 우주론은 생성론과 구조론의 이중성을 갖는다. 우주구조론은 과학, 특히 천문학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 우주생성론은 과학적인 관찰소재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사변애 머문다. 따라서 구조론 없는 생성론은 단순한 신화이며, 생성론 없는 구조론은 과학일 뿐이다. 우주론은 생성론과 구조론의 통일에 의해서만, 그리고 과학과 형이상학의 경계영역에서만 성립한다.” 동인괘의 핵심어는 ‘同人(동인)’, ‘들판[野(야)]’, ‘利涉大川(이섭대천)’, ‘君子(군자)와 乾道(건도)’에 녹아 있다. 자연학적 의미로서 하늘은 맑고 가벼워 위로 상승하고, 불 역시 뜨거워서 타올라가니 하늘과 불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성질을 갖는다. 주역의 큰 틀은 하늘과 땅과 인간이라는 3원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서 하늘과 불은 생성 에너지의 엔진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유유상종’이란 말이 생겨났다. 상괘인 건괘[乾(건) ; 天(천)]는 양이며, 하괘인 이괘[불 ; 火(화)]는 음이지만, 이 둘은 음양조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기능한다. 그것은 진리의 바다에 흠뻑 취한 성숙한 인격자들이 모여 의기가 투합하는 모습을 지적한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