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섬 여행 2박 3일(신안, 홍도, 보길도)
둘째 딸이 KBS 1 TV '특별기획 도자기 6부작‘ 작가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작품이 그 해 방송 대상을 받았다. 그 작품은 도자기로서 세계의 역사를 조명해 볼 수 있도록 기획 되었던 작품인데 자료수집, 시나리오 작성, 제작에 3년이 걸렸다. 그 때 도자기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했기 때문에 도자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에 버금갈 정도의 식견을 가지고 있다.
둘째 딸의 귀국에 맞춰 목포 해양박물관, 생활도자기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목포 문예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그동안 도자기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볼 작정으로 전남 섬 여행을 계획했다.
날짜는 6월 10일, 11일, 12일로 정했다.
첫날 일정 오전에 박물관 견학을 하고 오후에는 신안 섬을 둘러본 후 잠은 영암군에 소재한 현대 호텔에서,
둘째 날은 홍도 유람선 관광을,
셋째 날은 보길도 세연정과 공룡알 해수욕장을 둘러보고 완도를 거쳐 진주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은 첫날부터 뒤틀렸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출발을 하기 위해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려고 검색을 했더니 6월 10일이 휴관 날짜인 것이다. 박물관에서는 매주 월요일을 휴관일로 정해 두었는데 그것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계획한대로 추진할 수밖에 없어 오후 일정으로 잡혀 있는 ‘천사대교’로 갔다.
천사 대교에 도착하니 10시 52분이었다. ‘천사대교“의 천사는 angel이 아니라 아라비아 숫자 1,004를 뜻한다.
전라남도 서남해안 지역에는 유인도, 무인도 섬을 합치면 1,004개나 된다. 그것에서 차용한 천사의 발음이 공교롭게도 angel과 비슷하여 자칫 잘못하면 의미를 왜곡하여 받아들이기 쉽다.
‘천사대교’는 암태도, 자은도, 안좌도, 팔금도 4개 섬과 압해도를 이어주는 다리로서 길이가 7.224km로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다리다.
규모가 굉장히 웅장하다.
다음으로 방문할 예정지는 ‘천사의 다리’다. 몇 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는 이 다리는 두리, 박지, 반월로 연결한 목조 다리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 네비게이션으로 검색을 해도 검색이 안 되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쳐 그곳에 12시 24분에 도착하고 보니 다리 이름을 ‘퍼플교’로 개칭을 했다. 아마 ‘천사대교’가 개통을 하고 나니 ‘천사의 다리’와 혼돈을 가져올 까봐 이름을 바꾼 모양이다.
이 다리는 목조이기에 사람과 자전거 통행만 가능하다. 지난 번 방문 때는 바닷물이 다리 밑에 차 있었는데 오늘은 물이 다 빠진 관계로 끝없는 개펄만 보였다.
나와 딸은 왕복 3km 다리를 다 걸었다. 집사람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조금만 걷고 되돌아갔다.
점심은 부둣가 노점상으로부터 맛 집으로 소개받은 고 김환기 화백의 생가가 있는 안좌면 읍동리 신정식당에서 낙지덮밥을 먹었다. 낙지가 싱싱한 관계로 맛있었다.
김환기 화백의 생가를 둘러보고 해설사의 해설을 들었다. 나는 미술에 문외한이라서 김환기라는 분을 몰랐다. 그런데 딸은 우리나라 화가 중에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분이라고 하면서 해설을 진중하게 듣고 있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여인송 해수욕장으로 널리 알려진 분계 해수욕장이다.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45분이다.
넓게 펼쳐진 깨끗한 모래톱은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이곳 모래톱은 단단하여 걸어도 발이 빠지지 않아 걷기에 편하다. 해안 끝까지 걸으면서 사진도 찍었다.
오늘은 음력으로 ‘조금’이라서 물이 비교적 적게 빠졌다. 그래도 모래톱 폭이 100m는 넘을 것 같았다.
지난번에는 물 빠짐이 많은 ‘사리 때’ 왔는데 정말 넓었다.
3시 20분경 해수욕장을 출발하여 목포 유달산 방향으로 향했다.
유달산 부근에 가까이 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산으로 가는 것을 포기 하고 ‘목포 여객선 터미널’로 갔다. 내일 홍도 갈 배를 예매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직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지역 주민에게 물어 보았더니 평일에는 예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좌석이 여유 있다고 말했다.
아들이 예약해 둔 숙소 현대호텔은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15km떨어진 영암이다.
식사는 목포에서 하고 가는 것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맛 집을 검색하여 찾아간 곳이 ‘성식당’이다.
전통 수제 떡갈비 식당이다. 1인분에 25,000이었다. 간식을 많이 먹었던 관계로 그렇게 맛있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숙소인 연암 현대 호텔에 도착한 시각이 7시 21분이었다. 호텔이 산 위에 소재한 관계로 이름다운 주위의 환경을 두루 볼 수 있었다.
1 1일 아침 7시 50분에 홍도 가는 배를 타기위해 일찍 서둘러 아침 6시에 체크인을 하고 숙소를 나왔다. 여객선 터미널 부근에는 일찍 문을 연 식당이 없었다. 오직 김밥 집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김밥과 우동을 주문하여 먹었다.
집사람은 배에서 먹을 간식으로 쑥떡을 구입했다.
식사 시간이 절약된 관계로 예정보다 일찍 터미널에 도착하여 티켓을 구매했다. 경로 1명과 일반 2명 티켓을 구매 했는데 편도 117,900이었다. 멀미를 적게 하는 좌석을 부탁했더니 배 2층 맨 우측 뒷좌석 270, 271, 272이었다. 그리고 올 때의 배편도 함께 예약을 했다. 요금은 티켓을 구매하는 장소에서 직접 결재를 하도록 했다.
홍도는 내가 열 차례 넘게 다녀왔는데 오늘 날씨가 가장 청명했다. 운행해 가는 바다의 물결도 잔잔해 마치 비행기가 대류권 위로 날 때처럼 안락했다. 바다위에 비친 햇살이 물결 위에 머무는 현상은 갓 낚아 올린 고기비늘처럼 싱싱했다.
홍도 연안여객선 터미널에 10시 40분에 도착했다.
홍도를 일주하는 유람선이 12시 30분에 출발한다. 내리자마자 유람선 티켓부터 구매했다. 티켓 값이 1인당 25,000이었다.
티켓을 파는 사람이 12시 10분까지 부둣가에 오도록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그 시간동안에 점심을 먹고 주위를 둘러 볼 수 있다.
우리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지 않고 준비해간 과일과 떡으로 대용식을 했다. 배를 타야 하는 관계로 무거운 식사는 배 멀미를 유발할 수 있기에 가볍게 식사를 한 것이다.
우리는 섬을 구경할 때 전망이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줄을 일찍 서서 기다렸다. 종업원에게 유람선 운행 방향을 물어 보았더니 시계 방향으로 돈다는 것이다. 경치를 구경하기 제일 좋은 창가에 딸을 앉게 했다. 그리고 내 휴대폰을 주면서 사진을 찍도록 했다. 청명한 날씨에 잔잔한 물결 최고의 섬유람 환경이다.
괴암 바위 군을 지날 때 마다 모두가 그 아름답고 신비로움에 탄성을 지르면서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딸이 앉은 위치가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어서 우리 사진 외에 다른 분들의 사진기를 받아 대신 찍어 주기를 여러 차례 했다.
유람선이 섬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2시간 10분 정도였다.
홍도에서 목포로 가는 동양고속 훼리는 15시 40분에 출발하여 목포에 18시 20분에 도착하는 배다.
우리는 배 1층 좌측 맨 뒷좌석 140, 141, 142번이었다. 목포에는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우리는 목포에서 저녁을 먹고 땅 끝 마을로 가서 숙소를 정해야 한다.
그래서 목포 여객선 터미널 앞 한정식 식당에서 생선찜과 황태탕으로 식사를 했다. 찜 2인 24,000과 황태탕 8,000원 계 32,000원을 결재했다.
네비게이션에 해남 땅 끝 마을 숙소를 입력했더니 거리 92km 1시간 50분 소요라고 표시되었다.
부지런히 달려 20시 45분에 도착했다.
‘하얀집 모텔’이 눈에 띄었다. 방이 있는지 여부를 물어 보았더니 있다기에 온돌방을 부탁했다. 그리고 방 대실료로 50,000을 지불했다. 그런대로 내부가 깨끗했다. 여장을 풀고 씻은 후 일찍 잠을 청했다.
내일 새벽 3시 30분에 20세 이하 세계 청소년 축구 월드컵 준결승 우리나라와 에콰도르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서다.
3시 20분에 잠이 깨었다. 정말 멋진 경기였다. 우리나라 선수 18세 막내 이강인은 군계일학이었다. 그 또래의 별들이 모인 경기에서 이강인은 교체되기 전까지 73분 동안 보여준 경기는 게임기에서나 보여줄 수 있는 묘기의 연속이었다.
특히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선수의 허를 틈타 공간을 침투하는 최준에게 찔러 준 패스는 메시를 연상케 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감아 찬 골이 득점이 되었는데 그 골이 결승골이었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 어느 누구도 이강인과 같이 창의적인 경기를 보여 준 사람이 아직은 없었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잠은 설쳤지만 행복했다.
아침에 딸이 일어나 메일을 검색하더니 7월 9일 ‘인터뷰’가 잡혀져서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진주로 가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는데 딸이 다시 생각해 보더니 오늘 일정을 다 마치고 가도 별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해서 당초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땅끝 마을에서 노화도로 가는 배는 8시 30분에 있다. 그 배를 타기 위해 숙소에서 7시에 나왔다. 부둣가 전복 전문집에서 전복죽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36,000원을 지불했다.
땅 끝 마을을 출항한 배는 노화도 산양항에 9시 조금 지나 도착했다. 경로 1명, 성인 2명, 승용차 1대 배 삯은 36,200원 이었다.
보길도 세연정에 9시 35분에 도착하였다.
세연정은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다. 바위와 연못과 소나무와 정자가 서로를 희롱하며 조화를 이룬다. 심오한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경내를 구경하고 공룡 알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땅 끝 전망대에 내려 외해를 바라보면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공룡 알 해수욕장에 10시 30분에 도착했다. 깨끗한 바닷가에 볼링 공 크기의 둥근 돌이 해변에 널려있다. 거기에 그것보다 크고 작은 수많은 몽돌이 섞여 해변을 장식하고 있다. 깨끗한 바다와 몽돌의 어울림 그것 또한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조금 쉬었다가 건어물 직판장에 들러 여러 가지 물건을 구입한 후에 동천항으로 향했다. 딸에게 완도행 배를 검색하도록 했더니 11시 20분에 출항하는 배가 있다고 하기에 서둘러 차를 몰아 다행히 그 배를 탈수 있었다. 완도 하흥포항에 12시에 도착을 했다. 배 삯은 땅끝에서 노화도 요금과 동일했다.
보성 녹차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진주에 도착하니 15시 40분이었다.
근래에 제일 장거리 운전을 했다. 딸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우리 부부만 여행하면 1박 2일 이상의 일정으로 운전해 가지 않는다. 차도 정말 신경을 써 가면서 운전을 했다. 나 혼자 운전할 때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고, 우리 내외가 갈 때도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다. 그런데 자식이 무엇인지 정신이 곤두서더라.
나는 그래도 세상을 누리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집사람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연유로 자녀들의 성장을 대리 만족으로 여긴다. 자녀들만 오면 신이난다. 무엇을 못해줘서 안달이 난다. 나이 들어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자녀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 집사람이다.
첫댓글 세상이 끝날때까지 기억될 추억을 쌓는 여행이었겠다. 축하해요.
세상에서 가장 예쁜꽃은 자식곷이라는 옛말처럼 자식없으면 웃음도 사라질것 같은 老路
자식들을 보면 행복해지는게 늙은이들의 한없는 짝사랑 아니겠소
좋은 여행 다시한번 축하하면서 행복한 여행으로
사모님 다리도 많이 좋아졌으리라 생각하오.
행복한 장면들 사진을 못보는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