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들어도. 생각만 스쳐도, ....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
여성에게 [옷장 정리]란 끝없는 싸움이다.
사람따라. 입장 따라. 개성따라. 사는 방식따라 여러 스타일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나이와 함께 정리 욕구가 크게 달라지는 것 아닐까 싶다. - 나 이제 슬슬 정리할 연식 -
내 옷장을 보면 꽤나 욕심많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사치는 하지 않고 살았지만 참으로 멋내기는 즐거웠다.
내가 일본에서만 태어 났어도 [시오노 나나미]는 저리 가라 ~ ! (요새 그녀 욕멌더만. 극우파라니... 참 실망 )
그녀 젊은 날. 멋내기에 관한 책을 썼다. 이국 결혼해서 유럽인이 되었으니 멋도 부릴만 했지.
- 아아 ~ 못말려. 삼천포로 빠지는 이 다양성 . 내 머리가 얼마나 쓰레기통이면 이렇게 생각이 많을까 -
대대적인 옷장 정리에 돌입. 이건 마치 예고편 전주곡 ~ ~ ~ 생략하고.
바로 본영화 들어간다. - 옷 정리 돌입. 결심까지 말도 마시라. 도망 다니다가 칼을 빼들고 맞섰다 -
이거야말로 죽기전에 해야 할 버킷 리스트 10 위 권에 속하는 일.
자. 오늘은 설합 1 층만. 내일은 설합 2 층. 다음.... 3 층. 4 층. 5 층........ 그리고 또 북받이. 칸칸이 하루씩.
이렇게 하루 한칸씩 배정하지 않고는. 그 산더미에 눌려 질식사. 경끼. 게으름. 포기.
- 잠깐 변명을 하자면. 내가 이렇게 옷이 많아진 까닭은 운명과 같은 이치다.
우리옷 (국산품)은 거의 없고. 전세계 명품이라 치자. (구제란 말은 인식의 차이로 설명부족 ^^ )
부업 직업 취미 합쳐서 해외 여행까지 곁들여 하 10 년을 즐기다보니 옷이 많아졌다.
옷정리 어디 한두번 했던가.
작심하고 설합부터 꺼내고. 열고. 뒤적이고. 빼 낼 것을 찾아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집착.
들었다 놨다. 버릴려고 발버둥쳐도 안되는 것.
옷장 속에는 [꿈] 이 가득 들어있다.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천은 없을꺼야. 이렇게 부드럽고 자연친화적인 고급원단 - 못 버려
이건 정말 심플해서 좋아. 우리같아 봐라. 주렁주렁 반짝반짝 싼티를 고급이라 여기는 유치함 - 안돼
이보다 작은 옷 (원단이 좋아서 손수건 같은. 그러나 너무도 충분한 사이즈의 섬유과학 ) .......
이런거 있으면 나와 보래. 이런걸 어디서 구해 - 못 버려
옷의 진정성 - 용도나 디자인. 질감. 편리. 촉감. ~ ~ 까닭이 있어 소장했지 - 못 버린다구
이렇게 예쁜 에이프런 (앞치마 ) 이젠 일본에서도 안나와 - 못버려.
긴팔. 짧은 팔. 다도(茶道) 용. 정원용. 주방용. 김장용. 비닐스런 실용성. 여름스런 꽃무늬. 학구적인 무색.
이웃집 나들이용 ~ ~ ~ 이것들은 지금 앞치마 이야기다.......... 아직 멀었으나 생략 ^^
드레시한 잠옷. 흰것. 야한 것. 크레오파트라 잠 옷. 그레이스케리 스타일. 여름 겨울 봄가을 용. 용. 용 ~ ~
도대체 내가 이쁜 잠 옷을 언제 입겠다고 - 신랑도 없는 주제에.
하는 수 없이 최근에는 왜 걔들을 못 버렸냐 .
내가 만약 병이라도 나서 앓아 누운다면. 그때서야 이제 경건한 잠옷이라도 하얗게 입고 있어야지.
차마 평상복 입고 누워 있을 수는 없잖겠어. 그래서 둔거야.... ( 딸씨들한테 일장 연설 ) ㅎㅎㅎ
청바지 . 와우 ~
반바지 긴바지 쇼트 (여름 해수욕장에서 퇴장한지 얼마 안된다 . 이젠 틀렸나 ? ) - 늙었다고 청 쇼트 못입나 ?
쇼트는 보관 쉬우니까 (자리 많이 차지하지 않으니까 용서하자 ) - 못 버려.
색색갈의 질감좋아 선택해 둔 진바지 - 아무리 늙어도 소위 "기지 바지 " 를 못입는 나. 어색해서 죽는다.
옷장은 거의 진이다. 면 (코튼) 100 프로 자연섬유. - 하긴 누가 요즘 나이롱 입냐 ? 만... 서두.
아. 또 운동복이라는 거대한 장르.
산책용. 장거리. 윈드자켓. 공원 갈때 - 말은 좋다. 실행도 못하면서 ^^
특히 운동복에도 사계절을 보자. 그렇다. 맞다. 옷이 많은것은 비단 나 뿐이 아니다.
하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부지런히 바뀌는 축복의 땅일지.... 가난한 역사에 더욱 지난했을 것인지.
그렇다. 기후가 4 계절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민족의 옷장은 이다지도 복잡했을 것이다.
겨울은 얼마나 혹독하며 여름또한 얼마나 무더운지.
솜이불 에서 모기장까지 ~ ~ ~ 참 복잡하고 지난한 삶이다.
각 종류별 평상복은 말 할 것도 없고.
비옷. 잠옷. 작업복. 주방 옷. 정원 옷. 해수욕 - 으악 수영복 한보따리 - 아아 이제 몸매가 빵점 ! ! ! 소용없다.
요것만은 과감하게 5 장 쯤만 두자. - 뺀다. 참 큰맘 먹었다.
그러나 수영복에 딸린 모자. 렙스카트. 숄. 비치까운 ( 잠자리 날개로다) 혹 촌시럽게 타올지 상상하실라 )
거기에 딸린거 아직 멀었다. 진짜 타올 (썬텐용.... 이 아니라.. 비치 타올 ^^ 어깨 두르기. 엉댕이 두르기 ~ ~ ~
비닐 가방 (방수용) 색색이. 크고 작게 투명 불투명 ~ ~ ~ 이거 버릴까 말까 아흐 - 지쳐간다.
옷장 속엔 꿈이 있지요.
가장 기가 막힌 것은. 섬유의 무게로 인한 중량이 족히 2 킬로는 될, 진 멜빵 바지들. 노동자용 ^^
엄청 비싼것을. 기억하며. 버리지 못한 꿈. 정원사용 ? 블루진 멜빵 바지. 하나 둘 셋 넷 다섯 ~ ~ ~
도저히 약간의 디자인 차이로 포기 못해서 챙기고 아끼고 쟁여둔 그 무거운 고전적 멜빵 바지.
거기 꽃삽 들고 정원을 가꾸는......... 아아 난 .. 서양 영화를 너무 봤어. 타샤튜더의 정원 꿈꾸기.
레인코트 라고 할까. 비옷이라고 할까.
레인코트는 내게 맞지 않고 (럭셔리는 NO ! ) 비오는 날의 조깅 ? 하염없이 걷기. 빗 속을.... 그러나 너무 멋진. 최고의 촉감.
[죽은 시인의 사회] 에서 모자까지 뒤집어 쓴 학생들의 망또 같은 [비비안리] 비 옷.
방수천이 그토록 부드럽고 피부 친화적일 수 있다는 .... 비옷이지만 맨몸에 걸쳐도 기분 좋을 - 죽어도 못 버리지.
겨울 옷이 문제다. 두텁고 자리 많이 차지하고. 관리도 쉽지 않은..... 고전적 스웨터.
겨울 옷 속에 가장 많은 꿈이 담겨 있지요. 캐나다 북부나 알라스카로 가야지 .
조끼에서부터 가디건. ~ ~ ~ ~ 혹시 알아 ? 전원주택이 현실이 되어. 겨울은 겨울답게 살게 될지 ? - 으앙. 못버려 !
나 지쳐간다. 아직 멀었다 ~ ~ ~ 코트. 롱코트. 반코트. 망토. 털실. 가죽. 오리털. 목도리. 모자 한보따리.
십리도 못 가서 지쳤다.
아아 ~ 쌀가마니 털러 갔다가 한 줌 토끼똥 만큼 버리고 온 .
아아 ~ 확 줄이자면서도 똑같은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이 속물. 욕심쟁이.
..........끈질긴 삶 속의 예술 혼 이라고 ㅋㅋㅋ 변명하기도 부끄러운. ....
첫댓글 모모님이 여전히 천상 여인이시라서!^^
음..의상 조합하시는 안목이 높으시다보니!
의상조합 ~ ^^ 의미심장하신 옳은 말씀 ^^ - 실행도 못하면서 욕심만... ㅠㅠ
모모님 옷장속에는 꿈이 들어있다......^-^
그바보 옷장속에는 번뇌가 들어있어요...흡
ㅎㅎ ㅎㅎ - 누구나 그렇지요. 꿈이나 번뇌나 .. ㅎㅎㅎ
쌀가마니 털러 갔다가 한줌 토끼똥 만큼 ㅋㅋ 아주 딱 맞는 비유에 감탄합니다. 저도 버리려고 현관앞에 내 놓고 밖으로 나가기전 오십프로 도로 들여놓고 의류 수거함에 갖다 넣다가 말고 또 그중 반은 되갖고 오고..아오~ 요즘은 옷 하나 사려다가 버릴것 생각해서 아예 안삽니다 ㅎ
어젯밤 드뎌 미루고 미루던 여름 옷장 정리했어요.
전 그나마 정리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잘 버린다는 것...
'내가 입을만할 때 내 놓아야 다른 사람이 잘 입는다.'
요런 생각으로 슬쩍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계절 바뀔 때마다 비웁니다.
직장 후배들에게도 갖다주고 차곡차곡 잘 개어서 아름다운 가게에 갖다 주고...
신기한 것은 내놓을 때마다 많은데 내놓기 전에도 입을게 없는 것은 왜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