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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가 파멸할지라도...
-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사랑의 꿈에 젖어 살다가
그 환상속에 기꺼이 파멸한 남자의 이야기 <위대한 개츠비>.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이면
누구든 나와 친구가 될 수 있어." 라고 말했다.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도 이 책을 사랑했고,
심지어 독서광 빌 게이츠는 자신의 약혼식 의상도 개츠비의 복장을 따라 하고,
자신의 저택도 개츠비의 집처럼 지었다고 한다.
1922년 뉴욕의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해주셨다.
'네가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는 언제나 이걸 생각해라.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네가 가졌던 그런 유리한 처지에 있지 못했다는 것을...'."
아버지의 그 말씀을 간직해온 청년, 닉 캐러웨이의 시선으로
개츠비의 이야기는 펼쳐진다.
닉은 이웃 저택에 한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본다.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찌른 채 서서
은빛 후추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별들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그가 바로 개츠비다.
그는 조그맣고 멀리서 반짝이는 단 하나의 초록색 불빛,
부두의 맨 끝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것은 부두가 아니라 바로,
건너편 집에 사는 여자 데이지였다.
개츠비는 가난했던 장교 시절에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그는 가난 때문에 그녀를 잃었다고 생각하여 거부가 돼서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 앞에 나타난 것이다.
데이지의 창문에 불이 켜지는 것을 보기 위해 그녀가 사는 집 건너편에
호화로운 저택을 마련한 개츠비는 주말마다 파티를 연다.
그가 파티를 여는 까닭은 오직 하나,
혹시 데이지가 올지도 모른다는 열망 때문이다.
닉의 도움으로 다시 재회하게 된 두 사람..
그러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 개츠비와 데이지, 데이지의 남편 톰, 그리고 닉은
뉴욕의 호텔방으로 간다.
그곳에서 개츠비는 톰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당신의 부인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날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난했기 때문에, 날 기다리다 지쳤기 때문에
당신과 결혼한 것이오.
나 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소."
그러나 데이지는 어떻게 말했을까.
"톰을 사랑하지 않았다곤 말할 수 없다."며 얼버무릴 뿐이다.
그날, 개츠비를 옆에 태우고 데이지가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차에 뛰어든 여인을 치어 죽이고 마는데 그 여인은 바로 톰의 내연녀이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보호해주기 위해 자신이 운전했던 것처럼 하고
톰과 데이지가 무서운 음모를 꾸미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수영장에서 홀로 수영을 하다
죽은 여인의 남편이 쏜 권총에 맞아 최후를 맞이한다.
그가 목숨걸고 사랑했던 데이지는 그의 무덤에 꽃 하나 얹어주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 때문에 꼭 성공하고 싶었던, 순수했던 한 남자는
사랑으로 파멸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에 학살당한다.
그렇다면 그토록 어리석은 남자, 개츠비가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속물이면서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단 한번도 놓지 않았던 개츠비..
과연 데이지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었을까.
그러나 사랑받을 가치라는 것,
그것은 오직 사랑하는 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온갖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니까...
책의 서두 부분에서 닉은 이렇게 개츠비를 회상한다.
그에게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탁월한 능력과 낭만적인 준비성이 있었노라고...
그는 사랑에 실패했지만 다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그가 위대한 이유이다.
바람부는 골목을 걸으면
그 길 한 모퉁이에서 문득, 바보같은 사랑을 한,
그러나 진정한 사랑을 할 줄 알았던 위대한 개츠비가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
당신은 파멸이 두렵지 않은 사랑을 하고 있느냐고....
- 송정림 作 <명작에게 길을 묻다> 중에서..
한미림: 대학 졸업논문을 이걸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그 시절 대학생들이 다 그렇듯
여기 저기서 짜집기해 얼치기로 통과한거여서인지 생각조차도 희미하다.
영문학 교수의 강의가 지루했음에도 개츠비를 선택했던건 순전히 흑백 영화 속
데이지를 바라보는 개츠비의 절망적인 눈동자와 잘생긴 얼굴에 뿅~ 가서였으니까.
하지만 지금도 그때나 변함없이 개츠비는 빙신, 바보라고 생각해.
사랑에 두번 속는 사람,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에게 더 화가나. -[08/25-21:37]-
한미선: 상업적이나 예술적인 면에서 영화로도 뮤지컬로도 꽤 성공했었다는 이야길 들어보면
개츠비라는 인물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참 대단했었나봐.
개츠비 역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데이지 역은 미아 패로우가 맡아 열연해서
1974년 아카데미 최우수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구나.
그러니까 당신은 개츠비한테가 아니라 로버트 레드포드한테 뿅 간거 였구만..ㅋㅋ...
끝까지 불쌍한 개츠비..
사실 나도 내 주변의 누군가가 개츠비처럼 무모한 사랑을 하려든다면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며 말릴 생각이여..
사랑님: 낮살께나 먹어가면서 뭐 사랑이 어쩌고 저째? -[11/19-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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