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등대/이용철
아침 창에 밤새 이슬이
어깨동무하며 눈물 흘립니다
달걀 풀어 빵을 굽고
커피를 내려 홀로 마십니다
낡고 헤진 마라톤 배낭을 메고
달맞이 언덕 너머 청사포에 닿았습니다
하얀 등대가 사라졌고
빨간 등대만 혼자 먼 곳 바라봅니다
큰 비바람이 불었고
마지막 불빛 깜빡이며 쓰러졌습니다
바다는 쨍하게 잠잠하고
윤슬 너머 고깃배가 지나갑니다
사라진 등대 터를 오래 보았고
빈터엔 강태공이 낚시를 합니다
붉은 노을 등에 지고 돌아가는데
빈자리로 고개가 자꾸 돌아갑니다
저린 가슴에 폭우가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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