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者 陰陽 寒署 時制也(천자 음양 한서 시제야)
천시란 것은 陰場(음양 : 밤과 낮), 寒署(한서 : 춥고 더움)와 시기에 맞추는 것이다.【孫子兵法(손자병법), 始計篇(시계편), 3. 죽느냐 사느냐】
※ 해설 : 음양(를)이라고 하는 것은,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오고 날이 저물면 어두운 밤이 온다는 것이다. 비바람이 칠 때면 어둡고, 맑게 갠 날은 한없이 밝다. 그러한 맑고 어두운 것이 많은 사람의 심리, 더나아가서는 일의 성패를 얼마나 많이 좌우하는가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 寒署(한서)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기후 · 날씨에 의한 습고 더움을 말하는 것으로, 보다 크게는 그것을 포함한 春夏秋冬(춘하추동)에 따른 기후의 변천과 그 시기나 정도 등을 말하는 것이다. 時制(시제)라는 것은 위의 음과 양, 추위와 더위를 때로 보고, 그때에 적응시켜 이를 이용하는 것을 制(제)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시(때)란 아무 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공전 시간 365.24219일을 1년으로 하고, 하루를 24시간, 한 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하는 것과 같은 제약을 받는 시간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시기나 시간 같은 때의 변화에 대한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음양에 관한 것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寒暑(한서)에 대한 문제는 사람은 물론 모든 생물들에게도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역사적인 전쟁을 통하여 추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로 쳐들어갔으나 끝내는 冬將軍(동장군)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참패를 당했고, 히틀러의 독일군도 추위 때문에 러시아를 정복하는데 실패했다. 한편 더위 때문에 고생한 경우도 많으며. 아프리카의 뜨거운 사막에서 고전을 겪었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람과의 싸움에서는 이길 수 있어도 자연 때문에 패한 예는 얼마든지 있으며, 또는 추위를 이용하여 얼어붙은 강을 쉽게 건넜던 것이라든지, 추운 날 흙과 물을 이용하여 보루를 쌓은 조조의 이야기도 날씨와 관련된 자연을 이용한 예들이다.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에서는, 예전에는 통제하지 못했던 추위와 더위도 난방 장치나 냉방 장치를 가동하여 통제가 가능해지면서 작업의 능률을 높이고 있다. 시제의 문제는, 시간적인 제약과 시기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봄에 끝내야만 할 전쟁이 여름 장마철을 만나 고전하는 경우도 있으며, 가올에 끝내야 할 전쟁이 시기를 맞추지 못하여 수운 겨울까지 가게 되어 결국 참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절호의 시기를 얻기 위하여 速戰(속전)과 持久戰(지구전)이 그때그때 필요한 것이다. 기업에 있어서도, 여름철에 쓰일 물건을 제때에 맞추어 생산해내지 못했을 때에는 다음 해까지 재고로 쌓이게 되며, 그렇게 되면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도 손해를 보게 된다. 그만큼 원가 부담이 늘어나 판매가가 비싸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상품은 또 팔리지 않고 쌓이게 되어 기업은 도산하고, 국가적으로도 손해가 커진다. 따라서 시기를 맞춘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