曰 主孰有道 將孰有能 天地孰得 法令孰行 兵衆孰强 士卒孰練 賞罰孰明 吾以此知勝負矣(왈 주숙유도 장숙유능 천지숙득 법령숙행 병중숙강 사졸숙련 상벌숙명 오이차지승부의)
(그 기준을) 말하면 군주의 정치는 어느 쪽이 현명한가? 장수는 어느 쪽이 더 유능한가? 천시와 지리는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 법령은 어느 쪽이 잘 시행되고 있는가? 군대는 어느 쪽이 더 강한가? 병사는 어느 쪽이 더 잘 훈련되었는가? 상과 벌은 어느 쪽이 분명한가? 나는 이상의 것으로써[五以此(오이차)] 승부를 안다.【孫子兵法(손자병법), 始計篇(시계편), 4. 기본 원칙의 비교】
※ 해설 : 앞에서 우리는 가장 근본이 되는 다섯 가지를 이미 살펴보았다. 바로 이 다섯 가지 근본을 위에 든 일곱 가지 항목에 적용시켜 비교하고 계산하여 보면 이길 것인지 질 것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일곱 기지란 무엇인가? 첫째, 主(주)는 어느 쪽이 더 도의적인가를 비교하여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主(주)란, 나라로 보면 임금이란 뜻이고, 기업으로 보면 기업주, 가정으로 보면 가장으로 主體(주체) · 주인을 뜻한다. 이것은 실천력이 없는 명목상의 군주나 기업에 있어서의 고용된 사장이 아니라,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 사실상 主(주)의 대상이 된다. 둘째, 將(장), 즉 장수는 어느 쪽의 누가 더 유능한가? 물론 장수란 전쟁을 지휘하는 통솔자를 의미하며 실제로 자기 나름대로 일을 구상하며 경영해 나가는 사람이다. 비록 고용된 사장이라 하더라도 유능하지 못하면 그 기업의 장래는 생각하여 볼 것도 없다. 유능하지 못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었다가 망치는 경우는 많으며, 망해 가는 기업을 살려낸 전문 경영인들도 많다. 그것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의 능력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장수의 능력은 무엇으로 기준할까? 바로 智(지) · 仁(인) · 勇(용) · 信(신) · 嚴(엄)의 다섯 가지 덕목으로 기준한다. 셋째, 천지(天地), 즉 기후나 때와 같은 자연 조건과 지형 조건이 어느 쪽에 더 유리한가를 검토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면 天時(천시)와 地利(지리)가 어느 편에 더 유리한지, 어느 편이 더 잘 이용하고 있는지를 비교하여야 한다. 넷째, 法令(법령), 즉 제도와 법령은 적의 것보다 더 훌륭하고 완벽하게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도와 법령이 잘 정비되어 있다고 해도 완전한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잘 정비되어 있고 실천하지 못하는 법령보다는 미비한 법령이라도 잘 실행하여야 차라리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제도나 법령이라 하더라도 원만하게 운용되지 않고, 요즘 말로 융통성이 없으면 죽은 법령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耳懸鈴鼻懸鈴(이현령비현령)'이란 말이 있듯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가 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모든 것을 법대로만 한다면 그러한 폐단도 없지 않음을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일선에서 싸우는 병사들[兵衆(병중)], 즉 기업으로 말하면 현장 실무자들의 소질이 문제이다. 어느 쪽이 더 강하냐 하는 것은 어느쪽이 우수하고 수가 많고 장비가 精銳(정예)인가를 따져보면 알 수 있다. 병사나 현장 실무자는 일을 성사시키는 장본인이다. 전장에서 최후의 승리자는 步兵(보병)이다. 이 말은 마지막 목표에 첫 발을 디디는 군인은 대포를 끌고 다니는 포병도, 탱크를 끌고 다니는 기갑대도, 또한 공군도 아니다. 이들은 보병이 잘 싸우게 하기 위해서 그 뒤를 잘 받쳐 주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여섯째, 병사들이 얼마나 잘 훈련되어 있는가이다. 적과 비교하여 잘 훈련되었다면 그 싸움은 이길 수가 있다. 아무리 강한 체질을 갖고 있어도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가 없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없는 한낱 오합지졸에 불과할 따름이다. -當百(일당백)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잘 훈련된 사병 한 사람이 훈련되지 않은 백 명의 적을 당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기업의 경우에도 사원의 수가 적을지언정 각자가 일당백의 정신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많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처리할 수가 있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인건비와 제반 경비가 절감되니 그 만큼 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결국 훈련이나 재교육은 중요한 것이다. 요즈음처럼 새로운 지식이 많이 필요한 때에 그것을 사원들에게 교육시키지 않으면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가 없다. 사원들에게 연수 비용을 쓰지 않고 우수하다고만 하면 그들은 결코 우수해질 수가 없다. 훈련은 비용을 투자하는 정도에 따라 성과도 달라진다. 다른 기업에서 훈련시킨 사람을 스카우트한다는 것은 훌륭한 인재, 재주 있는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첫 번째에서 설명했던 주인의 道(도)가 이미 경쟁 기업의 주인보다 못하다는 뜻이며, 스카우트되어 온 사람도 언젠가는 다른 곳으로 스카우트되어 갈소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자기 기업의 사람은 자기 기업 스스로 훈련시켰을 때에 비로소 그 기업을 위하여 헌신할 수 있는 것이다. 일곱째, 信賞必罰(신상필벌)이 분명하여야 한다. 아무리 군사가 강하고 훈련이 잘 되었다 하여도 엄한 신상필벌, 즉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내리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강하고 훈련이 잘 되었다 하여도 신상필벌이 분명치 않으면 단합된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고 단체 행동에 있어서 기강을 바로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마지막 가장 중요한 순간에 뜻하지 않은 차질을 가져오게 된다. 기업에 있어서도 공이 있는 사원에게는 그 공적을 높이 사주고, 잘못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어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여야 한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살기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생물이 살아야 한다는 욕구를 갖는 것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 욕구는 누구에게나 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에 해를 끼친 사람이나 이익을 가져온 사람이나 똑같이 대우를 한다면 누가 기업에 이익을 가져오도록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삼국지』에 '泣斯馬謖(옵참마속)'이라는 말이 나온다. 馬憑(마속)은 제갈량이 가장 아끼는 장수의 한 사람이었다. 제갈량은 기산((山)으로 출병하였을 때에 마속을 선봉장으로 삼았다. 그런데 마속은 제갈량의 지시를 어기고 위나라 장수 장합(張(장))과 싸워 크게 패하고 만다. 이에 제갈량은 그 즉시 마속을 참하여 부하들에게 보였다. 바로 이상의 일곱 가지를 적이나 자기의 경쟁자와 비교하면 승패를 점칠 수 있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충할 수도 있다. 우리 속담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정확하게 판단하거나 실제로 검토 · 분석하여 보지 않고 막연하게 설마 하는 생각으로 무슨 일을 시작하거나, 이에 대처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그러므로 무슨 일을 하든 먼저 이 五事七計(오사칠계)의 사고방식을 중요시해야 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기업도 실상은 건실하지 못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우리 주변에는 겉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경우가 허다하다. 겉이 화려할수록 속은 비어 있는 外韩内貧(외화내빈)이 많다. 신문에 보도 한번 된 적 없지만 속이 탄탄한 기업. 겉으로는 별 볼 일 없지만 속은 알찬 기업도 많이 있다. 그러나 어떻게 이것을 구별할 것인가? 이 오사칠계가 바로 그것을 구별하는 선결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