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 야콥 폰 웍스퀼 지음/정지은 옮김/도서출판b(p87~136)
9. 친숙한 길
친숙한 길은 개별 주체에게 완전히 의존하며 이 때문에 환경이라는 용어로서 문제가 제기된다. 공간적인 문제이고 주체의 시각적인 공간과 작동적인 공간 모두와 관련된다.
우리는 길을 묘사하기 위해 세 종류의 지각적 특징을 사용한다.
시각적 특징들. 2. 좌표 체계의 방향들 3. 정위적 발걸음
친숙한 길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방향의 기호들이다.
여러 동물들의 환경세계들 속에서 그 구조화는 대체로 후각적이고 촉각적인 지각적 특징들에 확실하게 의존한다.(예, 맹인과 안내견, 쥐, 갈가마귀, 물고기 등)
친숙한 길은 시각적이고 방향을 지시하는 지각적 특징들로 결정되며, 아마도 정위적 발걸음에 의해서도 역시 결정된다.
이 모든 것에서 우리는 어떤 끈적한 덩어리 내부에 흐르는 가는 물줄기처럼 친숙한 길이 나타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10. 주거지와 영토
친숙한 길과 주거지와 영토의 문제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존재한다.
영토의 문제는 환경세계의 문제에 속하는데, 왜냐하면 영토는 주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아무리 정확하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인식만으로는 결코 간파해낼 수 없는 순수하게 주관적인 어떤 창조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 파리는 영토를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영토를 소유하는 동물
- 거미는 집을 짓고 주거지를 소유, 주거지이면서 동시에 영토
두더지도 주거지와 영토를 지하세계에 구축, 두더지에게 통로들은 친국한 길들이며 통로가 멀리까지 뻗을수록 영역은 넓어진다. 두더지의 공간은 순전히 작동적인 공간이다. 정위적 발걸음과 관련된 촉각적인 지각적 특징들은 앞을 보 수 없는 모든 동물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꿀벌들 역시 주거지를 만든다. 하지만 벌집을 둘러싸는 영역, 꿀벌들이 자신의 먹이를 발견하는 그 영역은 꿀벌들이 사냥하는 영역이지 침입으로부터 꿀벌을 보호하는 영토가 아니다.
까치도 주거지와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까치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지대의 내부에 둥지를 짓는다. 많은 동물들이 자신과 유사한 동물들로부터 사냥터를 지키며 그럼으로써 자신의 영토를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토의 결과로 경계가 결정되는
맹금류는 좀 기이한데, 둥지와 사냥터 사이에 어떤 중립지대가 끼어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자신의 어린 새끼들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는 오줌으로, 큰곰들은 나무에 몸을 기대고 비벼대거나 이빨로 나무껍질을 벗겨내는 방식으로 영역을 표시한다.
11. 동반자
사회를 이루며 사는 새들에게서 확인된 과정들과 관련해서 몇몇 모순적인 경험들이 존재하는데 이것들은 지각이미지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혼동을 보여준다. (103쪽)
예)초크라는 갈가마귀(그림 33)
사회적인 갈가마귀들은 평생동안 하나의 동반자와 결합하며, 이 동반자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활동들을 수행한다. 홀로 자란 갈가마귀는 동반자를 갖기를 포기하며 자신의 종 가운데 찾을 수 없을 때 대체동반자를 채택한다.
초크는 어린시절 주인을 모성적 동반자로(먹이를 얻기위한), 이후 하녀를 성적 동반자로, 그리고 어린 갈가마귀를 발견 입양, 그리고 이후 한 무리의 갈가마귀들과 합류 날기의 동반자들과 합류
갈가마귀에게서 동족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단지 지각적 이미지만이 아니라 개별적인 만남들의 결과로 나오게 되는 작동적 이미지이다. 작동적이미지만이 각각의 지각적 이미지에 그 특정한 “사회적” 암시를 부여할 수 있다.
12. 찾기의 이미지와 찾기의 도식(환경세계의 심리학)
- 찾기의 이미지는 지각이미지를 은폐하기도 한다. 각하지 못하는 예) 식탁위의 도자기, 계산대 위의 지폐,
찾기의 이미지들이 존재한다. 예) 개(주인에게 지팡이를 가져오게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굶은 두꺼비(지렁이를 먹은 두꺼비는 지렁이와 유사한 형태를 띠는 성냥을 향해 달려들었다.) 반면에 굶주림을 진정시켰을 때는 다른 찾기의 이미지를 소유하게 되어 작은 이끼조각이나 개미를 잡아먹게 될 터, 더군다나 이것들은 두꺼비에게 나쁜 결과를 가져다주게 될 것이다(?)
- 찾기의 도식 예) 의자: 우리는 하나의 지각적 이미지만을 가지고 주어진 대상을 찾지 않으며 오히려 훨씬 더 자주 작동적 이미지에 일치하는 대상을 찾는다. 정확한 의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앉게 하는 수단이 되는 대상을 찾는 것이다.
소라게와 바다 불가사리의 사례도 찾기의 도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13. 마술적인 환경세계들
지금까지 연구에서 환경세계는 일반적으로 외부 자극물들이 촉발한 지각 신호들의 산물이었다. 그렇지만 친숙한 길의 경로와 영토의 경계처럼, 찾기의 이미지는 그러한 일반성에 이미 어떤 예외를 형성했다. 우리는 친숙한 길과 영토의 경계를 그 어떤 유형의 외부 자극물과도 관련지을 수 없었는데, 왜냐하면 그것들은 자유로운 주체들의 제작을 표현하기 때문이었다.
주체들의 그러한 제작은 주체의 반복적인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해 그 형태가 드러났다.
마술적 환경세계: 아무런 경험과도 관계하지 않으며 유일무이한 어떤 사건과만 관계할 것이다. 예)
- 프로베니우스의 책 파이데우마에서 성냥갑을 갖고 놀던 여자아이, 마녀는 실제로 아이의 환경세계 속으로 침투한다
탐험가들은 원주민들을 환상적인 유령들이 감각적으로 지각된 사물들과 뒤섞인다고 주장. 그러나 교양 있는 유럽인들의 환경세계 속에서도 동일한 마술적 현실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개와 새(파리를 본 적도 없지만 보이지 않는 상상의 파리를 가져다 주인에게 주는)의 경우에서도 발견
선천적인 경로:
- 콩바구미의 애벌레는 콩의 굴을 뚫고 그 끝을 자신의 주거지로 사용, 성충이되자 콩에서 나오기 위해 자신이 뚫어놓은 굴을 이용한다. 성충이 될 장래의 콩바구미는 애벌레가 따라야할 경로에 대해 가르쳐줄 수 없다. 이 경로는 마술적 지형인 한에서 콩바구미 앞에 분명하게 그러진다. 이는 경험에 의해 획득된 친숙한 경로와는 거리가 먼 선천적 경로이다.
바구미의 암컷은 자작나무 잎에서 원뿔모양으로 만들어 둘둘 말 수 있게 형태의 곡선을 그리면서 잎을 잘라낸다.
철새들의 경로
친숙한 경로와 선천적 경로간의 유일한 차이는 친숙한 경로에서 경험들에 의해 확립된 일련의 지각적, 작동적 신호들이 교대하는 반면 선천적 경로에서는 동일한 일련의 신호들이 마술적 출현처럼 즉각적으로 주어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환경세계들의 연구를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거기에 객관적 현실성을 전혀 부여할 수 없는 그런 요소들이 작용하는 것을 본다고 확신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선천적인 경로라는 마술적 현상과 만나게 되었는데, 이 현상은 모든 객관성을 벗어나 있지만 환경세계에 형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우리는 매 주체가 주체적 현실들만이 존재하는 세계, 다시 말해 주관적 현실들만을 나타내는 그런 환경세계 속에 살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14. 여러 가지 환경세계들 속의 대상인 한에서의 동일 주체
환경세계의 심라학에서 특정한 문제들의 검토가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그러한 검토는 환경세계들을 서로 통합하는 관계를 전체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 주는 데 충분하지 않다.
전체에 대한 시각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동일 주체는, 그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다양한 환경세계들 속에서, 대상으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현시하는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떡갈나무 예)
- 삼림관리인:베기에 적당한 나무둥치들을 선별하는 일을 맡은 이 사람에게 장작의 계량단위의 환경세계로 보임
- 어린여자아이의 마술적 환경에서 악령으로 보일 것이다.
나무 뿌리사이에 자신의 소굴을 만든 여우에게는 여우의 가족을 보호나는 견고한 지붕으로 보임
올빼미의 환경세계에서는 나뭇가지들이 보호라는 내포적 의미를 가짐
다람쥐에게는 점프대를 재공하는 나뭇가지들은 타고오르는 내포적 의미를
개미들 환경세계 속에서는 전체는 사라지고 갈라진 나무껍질들이 두드러지게 될 것이며, 구멍들과 움푹 팬 잣소는 벌레를 사냥하기 위한 영토로 보임
개나무좀에게 나무껍질은 떼어낸 뒤 그 아래서 먹이를 찾고 그 장소에 알을 깔 환경세계로 보임
맵시벌에게는 산란관으로, 개나무좀을 먹을 수 있는 장소로 보임
떡갈나무는 자신의 거주자들에게 제공하는 수많은 환경세계들 속에서 매번 다른 부분들을 가지고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동일한 부분이 때로는 커다랗고 때로는 작다. 때로는 단단하고 때로는 무르다. 동시에 보호와 공격에 이용한다.
우리가 대상으로서의 떡갈나무가 제시하는 모든 모순적인 특징들을 한데 모으려 한다면 어떤 혼돈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특징들은 오로지 단 하나의 주체의 일부이며 이 주체 안에서 견고하게 구조화된다. 이 주체는 모든 환경세계들을 전달하고 가둔다.
결론
우리가 작게는 떡갈나무의 사례에서 관찰했던 것이 크게는 자연의 생명의 나무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의 환경세계들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