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꼭 먼저 소개하고 싶다. 산행기 본문 마지막에 있는 구절이다.
* 하장으로 들어간 버스는 6시 18분경에 다시 이곳 댓재로 들어올 예정이다. 어둠이 깔렸고 찬바람이 횡행하는 벌판에서 추위에 떨면서 삼척으로 들어갈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청년이 내게로 와서, 자기 차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고 쉬고 있으라고 한다. 자기 작업이 다 끝나면 삼척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청년은 나를 위해 자기 자동차에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주고 작업장으로 다시 간다. 천사 같은 청년을 만난 것이다.
어둠이 댓재를 완전히 덮은 후 청년의 차를 타고 삼척시외버스터미널까지 와서 동서울행 버스로 귀경하였다. 귀경 중에도 천사 같은 청년의 모습이 한 시도 떠나질 않았다.
*
*
*
10.31(월). 어제에 이은 연속 종주다. 백두대간 29구간은 삼수령에서 댓재까지다. 삼수령은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에 있는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분수령으로 태백과 하장을 이어주는 35번 국도 상에 있고, 댓재는 삼척시 하장면과 미로면을 잇는 잿등이다.
이 구간에는 노루메기, 961봉, 945봉, 건의령, 푯대봉, 951봉, 997봉, 1017봉, 1055봉, 구부시령, 1007봉, 덕항산, 환선봉(지각산), 자암재, 1036봉, 1059봉, 큰재, 1062봉, 1159봉, 1105봉, 황장산 등의 높은 산과 잿등 그리고 무수한 무명봉 등이 있다.
이 구간은 높은 봉우리가 많이 있지만 넘기 어려울 정도로 험한 구간은 없고 또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이 구간을 마치게 되면 삼척 터미널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젠 백두대간도 상당히 북쪽으로 올라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구간은 거리가 길다(26.1킬로미터). 그래서 새벽 일찍 출발해야 하루에 마칠 수가 있고, 댓재에서 삼척으로 들어가는 막차를 탈 수가 있다. 그리고 대부분 이정표가 있어 등로 찾기에 어려움이 없지만, 딱 한군데에서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암재를 지나 고랭지 배추밭에 이르면 청색으로 된 대형 물탱크 두 개가 있는 시멘트 도로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큰재를 찾아가는 길이 헷갈릴 수가 있다. 자칫하면 알바를 할 수 있으니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본문에 자세히 기록하였으니 참고 바람).
오고가는 교통편은 산행기록 맨 뒤에, 또 산행기록 중간 중간에 자세하게 부기하였음을 알려드리며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후기를 올린다.
백두대간 제29구간(2016.10.31, 월. 하루 종일 흐림. 오후 늦게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삼수령에서(05:41)
금년 들어서 기온이 가장 낮았다는 추위와 텐트가 날릴 정도로 매서운 바람 때문에 밤새 뒤척이다 새벽 3시에 기상. 방수 우의까지 껴입고 잤으나 속수무책, 너무 추웠고 바람이 무서울 정도였다. 큰 교훈을 얻었다. 텐트 설치는 바람의 방향을 반드시 고려하라는. 스스로가 너무 어리석었다. 매봉산 바람의 언덕 아래에 텐트를 치는 멍청이가 있었으니…….
강풍 때문에 텐트를 붙잡고 실랑이를 하다가 새벽 5시가 되어 겨우 텐트 철거에 성공. 출발 준비를 한다.
백두대간 29구간은 삼수령(피재)에서 댓재까지다. 삼수령은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에 있는 한강·낙동강·오십천의 분수령으로 태백과 하장을 이어주는 35번 국도 상에 있고, 댓재는 삼척시 하장면과 미로면을 잇는 잿등이다. 이 구간에는 노루메기, 961봉, 945봉, 건의령, 푯대봉, 951봉, 997봉, 1017봉, 1055봉, 구부시령, 1007봉, 덕항산, 지각산, 자암재, 1036봉, 1059봉, 큰재, 1062봉, 1159봉, 1105봉, 황장산 등의 높은 산과 잿등 그리고 무수한 무명봉 등이 있다.
5시 41분. 여전히 깜깜한 밤중이다. 그러나 출발해야 한다. 이곳에서 출발은 정자 옆 산길을 걷는 것과 그 아래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 있지만 산길을 택한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산길이 나을 것 같아서다. 초입에는 수많은 표지기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어둠 속에서 출발해야 할 것에 대비하여 전날 28구간을 마치고 미리 확인해 두었었다.
거의 고도차가 없이 평평한 산을 잠시 오르다가 바로 내려간다.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헤드랜턴에 의지해 길 흔적을 따라 갈 뿐이다. 잠시 후에 시멘트도로와 만난다(05:48). 이곳에 이정표가 있다. 진행방향으로는 건의령이 6.1, 반대 방향으로는 삼수령이 0.4킬로미터임을 알린다. 지금까지 400미터를 걸어 온 것이다. 이 시멘트도로는 출발지에서 산길이 아닌 시멘트도로를 택했을 때 이용되는 바로 그 도로이다.
이곳 시멘트 도로에서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한다.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다. 오르막은 바로 내리막으로 바뀌고 약간 내려가면 도로 옆에 공터가 있는 곳에 이른다(06:03). 이곳이 노루메기이다. 이곳에도 이정표가 있다(건의령 5.7). 여기까지 오면서 10여분 정도 알바를 했다. 밤길이기 때문이다. 간간이 표지기도 있기에 낮이라면 등로 찾기가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이곳에서 등로는 시멘트 도로를 버리고 좌측 산길을 오르게 된다. 산길은 통나무 계단으로 이어진다. 잠시 후에 봉우리를 넘고, 안부에서 올라 통나무 계단을 넘어 다시 봉우리에 선다(06:15). 아마도 이 두 봉우리가 961봉과 945봉인 것 같다. 밤길이라 알 수가 없다.
봉우리에서 내려가면 완만한 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이번에는 완만한 능선 오르막이 또 길게 이어진다. 점차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다.
긴 오르막 끝에 다시 봉우리에 선다(06:29). 960봉인 것 같다. 삼각점이 있다. 바로 내려간다.
임도를 건너(06:40) 좌측 산으로 내려가면 이정표가 나온다(건의령 3.7). 등로 양쪽은 산죽이 깔려있고 이젠 소나무도 제법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시 이정표를 만난다(06:50). 이정표에는 우측은, ‘345KV울태송전선로 25호 0.2’라고 적혀 있고, 대간길은 좌측이다. 좌측으로 오른다.
묘지 1기를 지나면 다시 이정표(건의령 3.0)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통나무 계단이 나온다. 이번에는 경위도 좌표가 표시되어 있는 표지목이 있는 곳에 이른다(07;21). 이젠 건의령이 1.8킬로미터 남았다.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길에 낙엽이 깔려 있다. 주변에 소나무가 많다. 경위도 좌표 표시목이 있는 곳에서 10여분을 오르자 이번에는 구식 안테나가 있는 봉우리에 이른다(07:31). 내려간다. 좌측은 낙엽송지대다. 잠시 후에는 우측에 묘지 1기가 나타난다.
건의령에서(07:49)
6~7분을 내려가니 안부사거리에 이른다(07:38). 이젠 건의령이 500미터 남았다고 이곳 이정표는 알린다. 직진으로 진행한다. 좌측에 마을이 보인다. 태백시 상사미동 마을인 것 같다. 돌계단을 넘는다. 내려가다가 이번에는 돌길을 오르게 된다. 낙엽송이 나오고 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잠시 후에는 풀이 무성한 곳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건의령에 이른다(07;49).
건의령은 태백시 상사미동과 삼척시 도계읍 점리를 이어주는 잿등이다. 앞에는 마치 목장지대처럼 풀이 무성하다. 백두대간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다(구부시령 6.8). 그나저나 산길 거리표시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다. 좀 전에 ‘건의령 500미터’라는 이정표를 보고 찾아왔는데, 이 거리가 1킬로미터도 더 될 것만 같은 생각이다. 한참을 걸었었다.
우측에는 도로가 지나고 있다.
건의령에서 산길로 바로 오른다(07:56).
오르는 길은 돌계단으로 시작되고 좌측에는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다. 지금부터는 태백시와 삼척시의 경계 지점을 걷게 된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우측에는 배추밭과 도로가 보인다. 지금 보이는 배추밭은 고랭지에서 재배하는 귀한 작물들일 것이다. 902봉을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지나 버린 것 같다. 잠시 후에 푯대봉 삼거리에 이른다(08:17).
이곳 이정표는 구부시령이 5.7, 덕항산 6.8, 푯대봉이 0.1킬로미터임을 가리킨다. 이곳 삼거리에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곳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틀어서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자칫 방심하면 직진 방향으로 잘못 나아갈 수가 있다. 왜냐하면 직진 100미터 거리에 푯대봉이 있고, 그쪽으로 표지기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푯대봉을 다녀오기로 하고 직진으로 향한다.
푯대봉에는 조그마한 정상석과 삼각점 그리고 산불감시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08:20). 산불감시카메라를 둘러싼 철망에는 수많은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다. 대부분의 대간 종주자들이 이곳을 들렸다는 결론이다. 바로 푯대봉 삼거리로 내려간다.
삼거리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덕항산을 향하여 우측으로 내려간다. 완만한 내리막이다. 주변에 소나무가 자주 보인다. 수령이 아주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들도 있다.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들을 넘는다. 잠시 후에 951봉에 이른다(08;45).
이곳 이정표는 덕항산이 3.3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린다. 직진으로 내려간다. 돌길이다. 좌측 아래에 배추밭이 보인다. 내려가다가 오르니 이번에는 무명봉을 넘게 된다(08;56). 이곳 이정표는 구부시령이 4.2, 덕항산이 5.3킬로미터라고 알린다. 뭔가 이상하다. 좀 전의 이정표와 거리 표시가 일치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기관에서 각기 따로 이정표를 설치한 탓이다. 좌측으로 내려간다.
등로 좌측은 철망이 설치되어 있다. 잠시 후에 안부에 이른다. 안부에는 고사목이 많이 있다. 이곳도 좌측은 철망이 설치되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아마도 고랭지 채소밭을 준비 중인 것 같다. 이곳에서 진행 방향은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른다.
997봉에서(09:28)
무명봉을 하나 넘고 오르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고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면 997봉에 이른다(09:28). 정상에는 약간의 공터와 표지기가 있다. 내려간다. 우측은 거의 90도 낭떠러지다. 위험하다.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안부에 이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무 필요도 없는 지점에 로프 울타리가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좀 전의 90도 낭떠러지라면 반드시 로프 울타리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곳은 아닌 것 같다. 낭비며 백해무익한 것 같다. 혹시 생태계 보호를 위한 보호 장치라면 모르겠지만.
안부에서 오른다. 낮은 봉우리에 이른다. 이곳에도 로프 울타리가 있다. 도대체 울타리가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내려가다가 안부에서 다시 오른다. 이곳 안부에 있는 이정표는 댓재가 15.6킬로미터 남았음을 알린다. 봉우리 옆등을 타고 오른다. 싸리나무 군락지를 지나 다시 안부에 이른다(09;45).
한참을 가다가 다시 안부에 이르러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이다. 날씨는 새벽부터 계속 흐리다. 아직까지 햇빛을 보지 못했다. 바람도 여전하다. 잠시 후에 1,017봉에 이른다(09:58). 이젠 구부시령이 1.8킬로미터 남았다. 우측으로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진다. 안부에 이르러, 가파른 오르막을 넘는다. 우측에 또 불필요한 로프 울타리는 나온다.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계속해서 로프 울타리가 나오는 것을 보니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넘어서니 1,055봉에 이른다(10:28).
1055봉 정상에는 약간의 공터가 있고, 표지판, 돌, 참나무가 있다. 이곳 이정표는 구부시령이 0.7킬로미터 남았음을 알린다. 내려간다. 완만한 능선 내리막이다. 낙엽송 지대를 지나 잠시 후에는 구부시령이 0.3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난다(10;37). 드디어 구부시령에 이른다(10:45).
구부시령에서(10:45)
구부시령에는 구부시령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 돌무더기, 이정표가 있다. 안내판에 적힌 구부시령 유래를 그대로 적어 본다. ‘구부시령은 태백 하사미의 외나무골에서 삼척 도계읍 한내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옛날 고개 동쪽 한내리 땅에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인이 살았는데, 서방만 얻으면 죽고 또 죽어 무려 아홉 서방을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아홉 남편을 모시고 산 여인의 전설에서 이곳을 구부시령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라고.
덕항산이 이젠 1.1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확인하고서 다시 오른다.
댓재가 12.5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세워진 곳에서(10;55) 좌측으로 내려간다. 다시 안부에 이른다(10;57). 이곳 이정표는 덕항산이 0.6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린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다시 출발한다(11;20). 오른다. 등로 주변이 어지럽게 파헤쳐져 있다. 멧돼지 소행이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좌측은 낙엽송 지대다. 잠시 후에 덕항산 정상에 이른다(11:33).
덕항산 정상에서(11:33)
덕항산 정상에는 덕항산 표지판, 삼각점, 백두대간등산안내도가 있고 이정표도 있다(쉼터 0.4). 내려간다. 등로 우측은 낭떠러지이고 그 아래에는 도로가 보인다. 10여분 만에 쉼터에 이른다(11:44).
이곳 쉼터에 있는 이정표는, 직진으로 환선봉이 1.4, 좌측에는 예수원이, 우측으로는 골말이 1.9킬로미터라고 알린다. 특이한 것은 우측 아래로는 철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다.
이곳 우측 아래가 바로 그 유명한 대이리 계곡인 것이다. 대이리 계곡은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에 있는 계곡이다. 덕항산과 환선굴에서 발원하여 대이리를 지나 오십천과 합류한 뒤 동해로 흘러든다.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원시림의 아름다움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다. 계곡 입구에서 환선굴까지 약 9㎞에 이르는 계곡 전역이 포장되어 있고 입구에 있는 다리를 건너 송어양식장 뒤편에는 바위마다 이끼가 가득 낀 이끼계곡이 있어 계곡의 신비감을 더해 준다.
인근 대이리 민속마을에는 너와집과 굴피집·통방아 등이 복원되어 있어 관광을 겸할 수 있다. 교통도 그런대로 괜찮다. 도계 버스터미널이나 신기역에서 대이리행 버스가 다니며, 승용차로 가려면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삼척 방면으로 가다가 북평에서 우회전하여 태백 방면 38번 국도를 타고 도계검문소 앞 환선굴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계곡이 나온다.
쉼터에서 직진으로 오른다. 우측은 계속 낭떠러지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잠시 후에 무명봉에 이른다(12:01). 우측 아래는 대이리 계곡이다. 대이리 주차장도 보인다. 내려간다. 넝쿨이 많다. 안부에 이르고, 이곳 이정표는 환성봉(지각산)이 0.5킬로미터 남았음을 알린다. 다시 오른다. 우측 아래는 여전히 낭떠러지, 대이리 계곡이다. 관광용 케이블카처럼 보이는 물체가 계곡을 지나고 있다.
환선봉 정상에서(12:24)
돌길이 나오더니, 급기야 암릉으로까지 이어진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더니 환선봉 정상에 이른다(12:24). 정상에는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 조망이 환상적이다. 정상에서 우측으로 조금 이동하면 절벽 위에 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우측 아래의 대이리 계곡이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는 풍력발전기와 고랭지채소밭이 바라보인다.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내려간다.
환선봉 정상에서 완만한 능선길로 내려가니 자암재 1.4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틀어서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니 낙엽송 지대가 나오고 등산로를 유도하는 로프까지 설치되어 있다. 잠시 후에 옛 헬기장에 이른다(12:41).
헬기장은 키가 큰 쑥대가 가득차서 외관상으로는 헬기장인지 알 수가 없다. 이젠 자암재가 0.9킬로미터 남았다. 바로 오른다. 이어서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잠시 후에 자암재에 이른다(12:58). 자암재에서 이정표(큰재 3.4, 좌측은 귀내미, 우측측은 환선굴)가 가리키는 대로 직진으로 오른다.
완만한 능선 오르막이다. 잠시 후에 1,036봉에 이른다(13;18). 이제 큰재가 2.7킬로미터 남았다. 1036봉에서 내려가면 암릉이 나오고 돌길이 시작된다. 이어서 고랭지 채소밭에 이른다(13:22). 앞에 보이는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 발전기 그리고 그 아래에 위치한 귀내미 마을이 정말 최고로 잘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다.
배추밭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가다가 산길로 오른다. 좌측에는 그물망이 설치되어 있다. 잠시 후에 무명봉에 이른다(13;34). 무명봉에서 3~4분을 내려가면 주변에 채소밭이 있는 시멘트 도로에 이른다(13:37). 이정표가 있고(큰재 1.8) 도로 건너편에는 대형 청색 물탱크가 두 개나 있다.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가면 귀내미 마을에 이르고, 대간길은 우측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오른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40미터 정도 가다가 도로를 버리고 우측 산길로 진입한다. 산길은 쑥대와 싸리나무가 완전히 점령해 있다. 잠시 후에는 다시 원래의 시멘트 도로를 만나 위쪽으로 오르게 된다. 위쪽으로 오르면 직진하는 도로는 끝나면서 시멘트 도로는 좌측으로 이어진다. (좀 전의 대형 물통 두 개가 있는 곳에서 바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와도 이곳까지 오게 된다. 가급적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는 것이 편리하다.)
좌측 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도로를 버리고 산길로 오른다. 오르는 산길에는 주목, 억새 싸리나무가 많다. 잠시 후에 오르막이 끝나고 봉우리에 서게 된다(14;10). 이곳이 1059봉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곳 이정표는 큰재가 1.1킬로미터 남았다고 알린다. 내려간다.
이제부터는 좌측에 있는 풍력발전기를 보면서 걷게 된다. 잠시 후에 임도를 만나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임도 좌측은 어린 주목 단지다.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가 좌측 모퉁이에 백두대간 등산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다시 좌측의 산길로 진입한다. 길 흔적이 희미하다. 길이 없다시피 한다. 이곳에서 최대한 집중해서 내려가야 한다. 풀숲을 헤치며 내려간다.
큰재에서(14:30)
한참을 내려가면 도로와 만난다.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가면 큰재에 이른다(14:30).
큰재에는 아주 높은 안테나가 있고 이정표도 있다(황장산 4.4, 댓재 5.0). 오른다. 완만한 오르막이다.
낙엽송 지대가 나오고, 완만한 능선 오르막은 계속된다. 잠시 후에는 1,062봉에 이른다(15:04). 나무 둥치에 매달린 표지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표지판은 둘 산악회 아미산님이 수고하였고, 이정표는 황장산이 3.5킬로미터 남았음을 알린다. 내려간다. 낙엽이 쌓인 완만한 내리막이 계속된다. 주변은 여전히 잡목 숲이다.
잠시 후에는 다시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1,159봉에 이른다(15:23). 날씨만 좋다면 이곳에서 삼척시내와 동해시가 보인다고 했는데, 오늘은 아니다. 흐린 날씨 때문이다. 내려간다. 그런데 웬일인가? 햇빛이 나오기 시작한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흐리던 날씨가 갑작스럽다. 완만한 능선 내리막이 계속되고 안부에서 다시 오르면 산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르막 끝에 무명봉에 이른다(15:54). 무명봉 정상에는 공터가 있다. 백두대간안내판과 산죽도 있다. 이젠 황장산이 1.5킬로미터 남았다. 내려가다가 오르면 오르막 우측은 역시 이곳도 낭떠러지다. 다시 산죽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1105봉에 이른다(16:11). 이젠 황장산이 0.9킬로미터 남았다. 서두른다. 바로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은 완만한 능선 내리막으로 바뀐다.
다시 오르면 드디어 황장산에 이른다(16:33). 그런데 이곳 황장산을 큰 기대를 하고 올라왔는데 정상석은 고사하고 표지판조차도 없다. 삼각점과 이정표만 있을 뿐이다. 까닭 없이 기대만 크게 가졌던 것 같다.
이젠 600미터만 내려가면 오늘의 종점인 댓재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댓재로 올라오는 도로가 하얀색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이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돌길이 이어진다. 돌길을 따라 힘겹게 내려가다 보면 이곳에도 키가 작은 산죽 부대가 등장한다. 잠시 후에는 오늘 산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댓재에 이른다(16:53).
댓재는 삼척시 하장면과 미로면을 잇는 잿등으로 2차선 도로로 포장되어 있다. 댓재에는 댓재 도로개통기념비와 댓재 표석 그리고 이정표 등이 있다. 또 민박을 겸하는 휴게소가 있고 도로 건너편에는 산신각이 있다. 다음 구간 종주 때 이용할 정자가 있는지도 찾아봤으나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두타산 산행 기점이기도 하다. 두타산 산행 안내문이 있다. 식수 꼭지도 보인다. 다음 29구간은 도로를 건너 산신각 옆으로 오르면 된다.
날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쌀쌀해진다. 하루 종일 흐렸으나 산행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26킬로미터가 넘는 장거리라서 염려했으나 무사히 마치게 되어 모든 것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장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올라오고 있다. 저 버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나는 삼척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마치기로 한다. 10월의 마지막 날이 이렇게 또 지나간다. - 끝 -
* 하장으로 들어간 버스는 6시 18분경에 다시 이곳 댓재로 들어올 예정이다. 어둠이 깔렸고 찬바람이 횡행하는 벌판에서 추위에 떨면서 삼척으로 들어갈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청년이 내게로 와서, 자기 차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고 쉬고 있으라고 한다. 자기 작업이 다 끝나면 삼척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청년은 나를 위해 자기 자동차에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주고 작업장으로 다시 간다. 천사 같은 청년을 만난 것이다.
어둠이 댓재를 완전히 덮은 후 청년의 차를 타고 삼척시외버스터미널까지 와서 동서울행 버스로 귀경하였다. 귀경 중에도 천사 같은 청년의 모습이 한 시도 떠나질 않았다.
(교통편)
* 갈 때
1. 서울에서 태백까지
ㅇ 동서울터미널에서 06;00분부터 23:00분까지 자주 있음(청량리역에서 기차도 있음)
2.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삼수령까지
ㅇ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피재, 삼수령 행 버스 이용 :
06:10분부터 19:00까지 8회 운행
* 올 때
1. 댓재에서 삼척 시외버스터미널까지 : 하장에서 댓재 경유 삼척터미널까지 운행 버스 1일 3회 있음(하장 출발 08:40, 14;50, 18:00. 하장에서 댓재까지 약 13분 소요. 삼척 출발 07:30, 13:30, 16:30)
2. 삼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 : 06:15~19;27분까지 24회운행
(관련 사진
삼수정 정자에 텐트를 설치
구식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건의령엔 이런 풀이 무성하다.
건의령에서 산으로 오르는 초입엔 돌계단이 이어진다.
푯대봉삼거리에서 대간길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푯대봉은 직진으로 100미터 지점에 있어 갔다 온다.
이곳 푯대봉 정상을 들르고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간다.
1055봉이다.
낙엽송 지대를 지난다.
아홉 남편을 모셨다는 구부시령에 도착.
덕항산이 0.6킬로미터 남았다.
덕항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대이리 계곡 방향 낭떠러지
지각산이라고도 부르는 환선봉 정상. 정상석 뒤쪽은 로프로 출입을 통제. 낭떠러지기 때문.
진행 방향으로 귀네미 마을 위쪽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TV 프로 1박2일에 나왔다는 귀네미 마을. 위에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이 지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자찻하면 알바할 수가 잇다. 등로는 대간길은 지금 보이는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데, 길은 청색 물탱크가 있는 시멘트 도로에서 ㄱ자 형태로 이어진다.
산죽지대를 지난다.
황장산 정상에서 셀카
댓재 도착
댓재에 있는 산신각. 30구간은 산신각 옆으로 오르면 된다.
댓재에 있는 민박집
첫댓글 하 수상한 시절에 가슴이 따뜻한 청년이구만.. 이런 청년들이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하거늘..
부모 잘 만나, 개푼도 안되는 것들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으니 이 나라 꼴이 말이 아닐세!
암튼 조심하시게.. 자칫 추워지는 날씨에 사고라도 생기면 큰일나이...ㅠㅠ
오래 보고 살세!
고맙네 친구. 살면서 배우면서 그렇게 세월이 가는 것 같네.
산 타는 요령도 정맥 종주가 끝날 때까지 배워야 하듯이 인생 법도도 그럴 것만 같으이.
늘 건강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