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구수영/시인
디카시_정목/시인
사색하다
살아서 사라진 목숨이
꿈으로 자랐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이룰 수 없어
저절로 익어가는 꿈을 재기 위해
쭉 뻗은 사색이 또 일어납니다
_정목
천안 아라리오 조각광장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 작품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1989년에 완성된 프랑스 출신 미국 화가이자 조각가인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수백만 마일(머나먼 여정)’은
가로 6미터 세로 6미터 높이 20미터의 거대한 조형물이다.
100단의 높이로 쌓여 있으며 각단에는 10개의 폐차 차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에서 나온 폐품을 작품화하는 것을 ‘정크아트’라고 한다.
정크아트는 현대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도 담아내지만 자원을 보존하자는 녹색환경운동이기도 하다.
제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옆에는 좀 생뚱맞아 보이는 시멘트 건물 ‘서귀포 극장’이 있다.
이곳은 1963년 10월에 개관한 서귀포 최초의 극장이다.
60년 전 서귀포 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던 극장은 세월에 밀려 폐관되었다 다시 훌륭한 노천극장으로 탄생했다.
극장에는 제주를 상징하는 여러 가지 설치미술들이 전시되어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공연이 열린다.
시대에 좀 떨어진다 싶으면 무조건 부수고 다시 짓는 요즘 이 공간은 자체로 감동이었다.
마치 그리스의 원형극장처럼 말이다.
오늘 디카시는 죽은 나무 몸통이 설치미술로 다시 태어난 작품이다.
두 번째 생을 사는 소나무 앞에서 시인의 무한한 사색이 영근다.
살아서 사라진 목숨이
꿈으로 자랐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이룰 수 없어
저절로 익어가는 꿈을 재기 위해
쭉 뻗은 사색이 또 일어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주목나무는 살아서 천년 죽어 훌륭한 목재로 또 천년을 산다고 한다.
사용 가치가 저하된 물건이라고 홀대하지 마라.
두 번째 세 번째 생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저기서 들리지 않는가?
나 안 죽었어. 나 살아 있다고. 살아있어 꿈꿀 수 있다고.(글 구수영)
정목 시인 이력
* 계간 ‘시와편견’ 복효근시인 추천 등단
* ‘한국디카시학’ 디카시 등단
* 시사모·한국디카시모임 운영위원
* 시편작가회 회원
* 동인지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 외 다수공저
구수영 시인 이력
* 2018년 계간 ‘시와편견’에 신달자 시인 추천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 동인지 ‘베라, 나는 아직도 울지 않네’ 외 다수
*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운영위원
* 시편 작가회 회원
* 제1회‘한국자유시문학상’ 수상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