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상자/벼리영
1
단단히 채워진 몸 주춧돌 되었다가
헐거워 뒤뚱이던 벼랑 끝 아찔하다
생물을 날로 삼킨 날
속 터질까 두렵다
당신의
중독증이 내면에서 반짝이면
더께 한 내 몸에는 딱지 훈장 빛난다
주소가 채근하는 어둠
달빛 밟고 달린다
멋지게 포장되고 명품으로 채웠어도
끈적한 투명 띠로 겹겹이 봉인된 생
한 커플 벗기고 나면
불태워 없어질 몸
2
길가에 버려졌다 한숨 소리 들려오고
리어카 실려 가며 노숙마저 포개진다
각지고 모났던 이승, 접히고 접히었다
격동의 시간 견딘 끝은 또 다른 시작
노숙자 이불 되고 길냥이 요도 된다
내 몸은 죽어서 둥글어진
두루마리 화장지
-제4회화시조집<종이상자>표제시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ㅂ]시모음
종이상자/벼리영
수선화
추천 0
조회 12
23.09.10 07:1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