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사건이 좀 뜸하네… 요새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우아한 태와 다르게 형사 해준(박해일)은 그의 아내가 묘사하는 것처럼 “살인과 폭력이 있어야 기쁜” 남자다. 어느 날 산악 유튜버 기도수가 바위산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타살 의혹을 품은 채 기도수의 중국인 부인 서래(탕웨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불면증이 심해 잠복을 즐기는 형사는 여자를 취조하는 동시에 매일 밤 망원경으로 엿본다. 해준을 사로잡은 것은 관습으로부터 자유롭고 의외로 정연하며, 결국 정확해지고 마는 서래의 문장들이다. 한국어가 서툰 서래를 위해 ‘부검’, ‘방수’ 따위의 단어를 쉽게 설명하고 싶지만, 풀어서 말하려 할수록 그의 마음은 뒤엉킬 뿐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추방될까 두려워 신고하지 않고 살아온 서래는 건너온 생의 고비만큼 초연한 구석이 있는 여자다. 낮에는 간병인으로 일하고 매일 아이스크림과 담배 한대로 저녁을 때우던 여자에게도 새로운 바람이 생긴다. “저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갖”고 싶다는 것. 영화는 사명을 느끼는 탐정이 팜므파탈의 유혹을 마주하는 누아르의 관습 아래서 이를 위배하는 희한한 디테일들과 사소한 유머를 쌓아나간다.
슬픔 앞에서 물에 잉크가 번지듯 서서히 반응하는 이가 있다면, 사랑 앞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천천히 젖어드는 사람에게도 마침내 파도는 친다. <헤어질 결심>은 뒤늦은, 그러나 그만큼 거센 사랑의 파도에 관한 영화이며 박찬욱 감독은 만조의 경지로 미결된 사랑 앞에 장탄식하는 순간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도 있지만, 잉크가 물에 떨어지듯 서서히 퍼지는 사람도 있어."(<헤어질 결심>의 형사 장해준은 타인을 묘사하듯이 자신에 관해 발설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첫댓글 결론 궁금하기도 , 관심 없기도,,
연둣빛 자연에 유혹이 더 강한
4월의 찬란함만 하겠어요.
봄을 凝視하는 순간순간이
지나가네요.
궁금했던 영화를 하하씨네에서 보게 되어 반갑고 기대됩니다. 안내글 감사합니다 ^^
넷플에서 보려다가 이래저래 미뤘는데..
기회가 생겨 좋네요~
안내글 고마워요♡
제목 자체만으로도 궁금증을 자극 하는 영화,꼭 함께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아쉽지만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4윌 26일은 씨네데이
~~
많은 하하님과 보고 싶어요♡
언니~안내글 감사해요.^^
보고 싶어 벼르고 있던 영화인데 하하씨네에서 함께 볼 수 있어 조으네요.
안내글 감사하고 기대감을
높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