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탈모
김영근(송정)
걱정거리가 없으면 마음이 편하여 일이 잘되고 건강에 좋다.
한 달 사이에 아들의 머리에 숭숭 흰색 반점이 생겼다. 스트레스성 탈모증이라고 했다. 날씨가 덥다고 항시 내 건강을 걱정하고 신경 써 주었는데, 그런데 이게 웬 말이냐?
근무에만 충실히 한다고 자기 몸을 돌보지 않아 스트레스로 머리에 반점이 생긴 것도 모르고 일했다고 한다. 열심히 일한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얼마나 업무가 과중하고 풀리지 않은 끝없는 일을 계속 반복했단다. 사무량이 많아서 그것을 감당하지 못해 생겼다고 생각하느냐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막상 눈앞에 닥치고 보니 예삿일이 아니었다.
건강을 돌보고 챙겨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한편으로는 아들 자신이 건강관리를 잘 못 한 그 원인을 묻고 싶었다. 하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니, 짐작만 하고 그냥 건강에 유의하고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수밖에 없다.
몇 년 전에 허리디스크 수술을 의사의 실수로 잘 못 받아 1년을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지내는 큰 고생을 했다. 몸이 아프지 않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희망적인 생활로 마음 치유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아빠라고 이것저것 이야기하면 듣지 않고 싫어한다. 그러니 할 말이 있어도 참으니 대화가 없고, 그런 일이 반복되니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
작은 일이라도 완결하지 못하고 밀리고 쌓이면 자연적으로 스트레스라는 놈이 찾아온다. 생활에 같이 있고 싶지 않고, 오라고 하지 않아도 찾아온다. 우리 몸이 먼저 알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그 흔적을 내보이는 것이 몸의 병이다. 한번 찾아온 놈은 쫓아낸다고 하여도 쉽게 쫓겨나 가거나 달아나지 않는다. 오르지, 자신이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일의 양을 줄여서 시간적인 여유를 가져야 하겠지만, 매일 닥치는 일의 양이 감당하기 어려워서인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일을 오래 많이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맡은 사무가 아닌데 맡은 본인이 안 하고 내 핑계 친다고 그것을 처리하라고 주니 신경이 곤두서고 기분이 좋은 상태일 리가 없다. 자기 맡은 사무 처리를 하지 않고 내팽개치는 그 사람은 더는 안 시키고 제삼자에게 떠맡기고 하라고 지시하는지 그런 처사를 하는 상사의 마음이 얄밉게 보인다. 빛 좋은 개살구 모양으로 평상시 ‘사무 처리를 잘한다’라는 억지소리만으로 사람을 불공평하게 대하고 있다. 공정한 처서라고 볼 수 없지만 내가 나서서 따지고 중재할 일이 못 되었다.
운동 경기의 시합이나 생활에서 인간관계나 직장 일이 상대적이지만, 이런 일은 비교할 처지가 못 된다. 내가 할 일이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힘에 겨운 사무는 짜증이 나고 하기 싫다. 이런 경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처리하는 잔꾀가 필요한데, 혼자 처리해야 한다고 껴안고 끙끙 앓는 아들의 생각을 바꿀 것은 권하지만, 여기서도 고집이라고 불리고 내 말은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스스럼없이 받으려고 도움을 청할 줄 알아야 한다. 도움받아서 사무가 잘 처리, 해결되고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을 때 갚는다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후일에 꼭 갚아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하면 좋으련만,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업무에 시달리고 잠을 자지 못하고 휴식을 취하지 못해서 이런 증상이 오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이나 직장의 상사나 동료를 원망하기보다 네가 그들과 함께 어울리며 같이 시간을 보내며, 많은 시간을 필요한 일도 웃으며 같이 처리하도록 마음의 후퇴 작전을 펴는 데 힘써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았다.
학생을 가르치는 데 힘들었는데, 참고 견뎌온 것이 고맙다는 생각도 든다. 맡은 일이 어렵고 몸이 불편하여도 병가를 내지 않는 투지가 대단하다. 또, 휴직하지 않고 어떻게든지 제자들의 장래를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이 참 좋았다. 돈도 싫다, 직장도 싫다고 사직하면 지금 당장 닥친 어려움을 모면할지 모르지만, 건강 되찾기에 노력하여 몸 상태가 좋아져 쉽게 건강을 회복한다면 또 다른 문젯거리가 나타날 것이다. 장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아들의 판단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직서를 내지 않고 버티는 용기가 대단하고 장하다. 꾸준히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받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 심리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새 작전을 짜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권하지를 못했다.
마음 크게 먹고 근무에 관해 상사가 지시하는 말에 대꾸로 대들지 말고 고개 숙이고 많이 가르쳐 달라고 하며 수용하는 생활 방법을 배워보는 것도 좋겠구나. 동료의 하는 일도 곁눈질로 살펴보고 조그마한 일이라도 네가 도와줄 일이 있는지 항시 생각하고 봉사하는 생활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전공한 수학 과목이 통계치나 성적 처리하는 데는 남들보다 더 빨리할 수 있는 지름길을 알고 있으니 수학에 능통하지 않은 다른 동료들을 돕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방법도 잃는 것이 얻는 방법이 될 것이야.
몇 년 전 중학교 근무할 때 적은 나이에 교내 친목회장직을 맡아 동료 간 융화와 화합으로 잘 이끌어왔잖아. 그런 경험을 이런 때도 활용하는 지혜를 동원해 보려무나.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을 가까이서 하다 보면 누구나 결점이 있다는 것이 쉽게 보인다. 동료 간에 잘 지내기 위해서는 남의 잘못을 들춰내거나 꼬집어서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네가 말할 때는 네 편인 것처럼 들어주지만, 누군가가 들은 내용을 전달하고 서로의 사이가 안 좋아지게 일러바치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잘 보이려고 없는 말, 하지 않은 말도 지어내어 동급자 간에도 시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자주 겪었잖아. 한번 한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네가 하는 말 한마디가 악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단다. 그런 언행은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니?
상대가 나를 무시하고 짓누를 때는 내 인생, 내 가정의 행복을 위해 굳건히 일어서는 용기를 필요한 것 같구나. 마음을 단단히 지키고 중심을 잡아, 새로운 각오로 내 설계를 다듬어서 네가 살아가면서 할 큰일을 구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의 마음 밭을 갈고 넓은 평야를 만들도록 도전하고 어려움을 뛰어넘을 작전의 날개를 멀리 넓게 펼쳐 보는 방법을 찾도록 힘써야 하겠구나.
내 월급을 남모르게 저축하여 새집을 마련하는 꿈을 키워온 것처럼, 나만의 작전이 필요할 때가 많지. 아들의 새 마음을 가지고 히든카드를 잘 펼쳐 보도록 하자. 일본의 무사는 한 번의 결투를 위해 자신의 무사도를 10년 동안 혼자서 갈고 닦는다는 이야기도 있단다. 겉으로 표가 나지 않으면서도 네 실속을 챙기는 작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제의 시련이 오늘의 기회가 되고 새로운 발판이 되는 수도 있다.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잘해 보면 새로운 방법이 생길 것이다. 건강 만세? 웃음 만세! 을 외쳐본다.
첫댓글 확인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선생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