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주문진
강원 도립대 공공 인재 융합과
명칭은 이렇듯 거창한 곳에 내가
다닌다.
월요일 오후 수업 행정학
화요일 오전 형사소송법
오후 법학개론
수요 오후 교양 두 시간
목요 오전 한국의 범죄학
오후 전공 사회복지학
그 외 교양 과목 실용 국어
실용 영어 등
다 좋고 너무 좋고 기다려질 만큼
재밌는 호기심 천국 나의 공부 시간표다
행정학도 알고 싶고
형사소송법도 알고 싶고
법학개론? 비슷하지만 더 배운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한다.
범죄학?
고전 범죄학 현대 범죄학
독서가 취미인 내겐 괜찮은 과목
교양 두서너 개는 할랑한 시간대에
캠퍼스 거니는 여유가 있어 좋고
전공과목이 사회복지학이라서
괜찮다. 아니 너무 좋다!
사회복지사,
한때 부러워했고
가질 수 없음에 좌절했던 적 있다
내 나이 오십 대 중반쯤에
지겨운 밥장사 술장사 걷어치우고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해서 (
(당시는 한글만 알면 누구나 요양사 자격증 주던 때다)
집에서 가까운 시설 좋은 요양 병원에
근무했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일의 강도는 셌지만
그래도 시설이 깨끗하고 환자분들도 서울이나
타 도시에서 온 분들이 많아서 소통도 되고
중환자가 많이 없어서 재미있게 일했었다.
요양사로 근무했던 그 시절 젤 부러웠던 것이
복지사 그분들이다
우리같이 허드렛일에 몰입되어
혓바닥 빠져나오는 줄도 모른 체
주 야간 교대근무로 거친 몰골이 아닌
활기차고 밝은 표정의 그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사회복지사를 부러워했고
그들과 대화하는 요양 병원 간호조무사까지
당시 나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도 못 나온 학력으론
감히 꿈도 못 꿀 직업군이라
슬픈 부러움에 사로잡혀
그들 곁에서 지시를 따르고 움직였지만
언젠가는 나도 저들과 같이 공부하리라
아니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수없이 하고 또 하였다.
살다 보니 좋은 세월 만나서
자격을 갖출 정도로 소원성취했건만
불행하게도 이젠 나이의 장벽으로
그 직업군 속에 뛰어들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괜찮다
자격증 취득해보는 것만으로도
지난 세월 보상받는 것이라 여겨 마냥 좋다!
내 자식들은 처음부터
강릉대 국문과를 지원하라고
어차피 공부로 이어질 거면
잘하는 글공부나 하라는데
거긴 4년제여서 내 나이가 지쳐 싫다 했다.
내게 글이란
내 누추함과 못남을 밑천으로
불행했던 과거를 조리로 돌 고르듯 골라
세상의 난전에 내놓고
나 같은 사람, 나보다 더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용 삼아 읽히는 것만으로 다 했다고
여기며 사는데 더 무슨 욕심을 부리랴,
글로 치유 받고 글로 자신을 성장시켰으니
나는 복 중에 큰 복을 받고 누리는 셈이다
이곳을 별 탈 없이 졸업하면
또 뭔가에 몰입할 것이다
세상에서 공부가 최고로 재미있다는 걸
매일 깨닫고 즐기는데 이걸 끝낸다는 건
말도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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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운선)
인생, 살아 낼 가치가 있다
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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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
23.04.28 10:4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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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누구한테 뭘 배우는 공부가 재밌다니 참 특이하셔요..ㅋ
난 저런 운선님 보면서 항상 죄책감까지 든다니깐,,,ㅡ.,ㅡ
배우시는 과목이
과가 공공.ㅇㅇ 인지
법쪽 수사 쪽
낭중에
표ㅊㅇ. 이ㅅㅈ 씨 처럼
범죄수사 전문가 되시는거
아닌지요.
그알에 전문가로 나오실듯요
맘엔 안드는 경찰대 출신 표창원ㆍ경기대 이수정 교수지~^^
재밌게 공부하신다니 보기 좋습니다
공부하다 긍금한거 있으시면 전화하셔요
나는 모르는게 없으니께....ㅋ
진즉에 말하지 형사소송법 중간고사 치는데 하나도 몰겠더만
기말고사 5월말 칠때 미리 답안지 보내시우
안보내기만 해봐!
배움의 행복감에 취하신 운선님이 참 대단하시단 말밖엔,,,
예전 회사서 신사동 독거노인들 봉사활동 시 동행했던 복지사 공무원이 "절대 사회복지사는 주변인, 지인에 권하지 말라"던 분은 특별한 경우였나?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