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남자가 있습니다. 전쟁이 끝났지만, 뭐든걸 성적으로 해석해 버리게 된 프레디는 사회에 나왔지만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멀끔한 직업을 얻었지만, 별 이유없는 손님과의 트러블에 쫓겨나고, 평소 홀짝이던 음료를 아버지를 닮은 사람에게 주는 호의를 배풀었더니, 그 사람이 독에 의해 쓰러졌다는 오해에 도망쳐 나옵니다. 정처없이 헤메이던 밤, 항구에 정박된 화려한 조명에 신나는 음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배안으로 들어갑니다.
눈을 뜨니, 어떤 남자와 만납니다. 화려한 외관에 약간 통통한 랭커스터는 의사이며, 핵물리학자, 작가, 이론철학자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면 사기꾼일 확률이 올라가는데... 여튼 그는 프레디가 만든 음료에 관심을 보입니다. 아주 끝내줬다나? 더 줄수 있냐는 물음에 더 좋은걸 만들수 있다고 답 하며 배안에 머무를수 있는 자격을 얻습니다.
배에서는 랭커스터의 딸이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들은 그가 만든 코즈라는 단체의 회원들입니다. 코즈는 사람에게 전생을 거슬러 올라가고 올라가서 태초의 상태로, 그 완전함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완전함을 찾게되면 백혈병같은 병도 고칠수 있다는 위험한 주장도 합니다.
프로세싱이라는 절차를 통하여 진행하는데, 프레디는 프로세싱을 통하여 전생까지는 아니지만, 현생을 돌아보며 본인의 과거를 찾는 신비한 경험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단체의 일원이 되어 따라다닙니다. 코즈는 사이비라는 사회의 멸시와 열열한 추종자들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프레디는 본인의 육체적인 특기를 살려 조직의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그 특기란 반대파에 대한 육체적인 린치지요.
하지만, 늘 마시던 그 음료 때문에 항상 불안합니다. 그 특기가 어디로 향할지 몰라서 조직에 득만 되지 않습니다.
랭커스터는 프레디의 음료 때문인지, 사람자체에 대한 연민인지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레디를 품어줍니다. 사실 랭커스터도 위태합니다. 본인의 이론은 아들조차 제대로 믿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명성으로 제공되는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가 그들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도 됩니다. 그런 와중에 프레디만이 그를 오롯이 믿으며, 마스터로 모십니다.
랭커스터는 예의 프로세싱을 통하여 프레디를 치료하려 합니다. 프레디의 과거에는 전쟁으로 인한 안타까운 헤어짐이 있습니다. 전쟁이 끝났으니 옛 연인을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그저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그게 프레디가 망가진 이유인지, 망가졌기 떄문에 찾아가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랭커스터는 열심히 그를 치료합니다.
랭커스터는 점점 잘 되어 갑니다. 따르는 사람들 많아지고 안정을 찾아가는 와중 프레디는 훌쩍 그를 떠납니다.
그리고, 옛 연인을 찾아갑니다. 연인은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습니다. 예전의 프레디 같으면 참지 못하고 분노를 표출했을텐데 그는 그녀가 행복하면 됐다고 덤덤히 말합니다.
그렇게 지내는 그를 랭커스터가 다시 찾습니다. 프레디가 필요하니 영국으로 와달라고. 다시 만난 랭커스터의 조직은 훨씬 규모가 커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영국까지 다시 부른 랭커스터는 그렇게나 원하던 프레디가 달라진 점을 느낀거 같습니다. "마스터를 두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발견하거든 말해주게, 역사상 최초의 인물이니까"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프레디를 보내줍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프레디는 평온을 찾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스스로 마스터가 된 것일까요?
우리는 삶의 판단을 타인에게 의탁할 떄가 있습니다. 판단의 어려움, 결과의 두려움등에서 벗어날 순 있겠지만,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불안함도 있겠죠. 그 불안함이 여러가지로 터져나올 수도 있고요. 영화는 프레디의 삶을 건조하게 보여주며 우리에게 말합니다. 마스터를 두지 말고, 스스로 마스터가 되라고.
첫댓글 와우 ~~~~ 최신영화는 아니지만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작이라 작년인가 챙겨봤던 기억이 나요. ^^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는데, 재원님 리뷰읽으며 영화가 다시 새록새록 생각나네요!! 다시 한 번 보고싶어졌어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을 잘 몰랐는데. 이 영화보고 궁금해서 저도 찾아보았습니다.
연출과 연기가 마음을 엄청 흔드는 작품이었어요.
재원님 안녕하세요
검색하니 강동원이 나와서 잠깐 당황🤣
아직 못 본 영화인데 좋아하는 배우들 많이 나오네요
챙겨볼 영화 찜!!! 합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해요 😊
메리 크리스마스 ~~🎅 🎄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터님도 메리크리스마스~
영화만큼 리뷰가 예술이네요! 재원님 글을 브런치가 아닌 카페에서도 보니 더 반갑습니다.
브런치는 글을 올리려면 왠지 부담감이 커서 잘 안하게 되네요 ㅎㅎ
카페에 자주 올리도록 노력해볼께요~ 소대님도 많이 부탁드려요~
@재원 자주 올려주세요~
재원님 글 스타일 좋아합니다~~~~
어려운 영화였던 것만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보니 새롭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네. 잘 이해는 안가는데, 여운은 많이 남아서,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습니다. ㅎㅎ
실시간으로 이해를 잘하면 좋겠어요.
아.. 시작 후
음..그러고 몇분 보다 담에 봐야겠다 하고 미루곤 여직 잊었었던 영화였네요.
재원님 리뷰보니 봐야겠는걸 싶네요. ㅎㅎ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시작 부분의 호와킨 피닉스는 너무나 미친놈 같아서. 눈뜨고 봐주기가 힘들긴하죠 ㅎㅎ 쫌만 참으심 됩니다~
리뷰 잼있게 잘읽었어요..아직 못본영화인데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재원님 글 구독 좋아요 누르고 싶어지네요 ^ ^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는 추천합니다. ㅎㅎ
재원님 리뷰 너무 좋아요. 영화의 메세지가 잘 와닿아요. 자주 써주세요 ^^
감사합니다~ 최대한 자주 써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