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퍼스
우리지터님과 김세윤님 소개로 본 영화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암 전이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난 다음날 예정된 연주가 있었는데 그 날의 녹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가장 소리가 좋은 스튜디오를 빌려서 마지막 연주로 남기고자 했다고 합니다.
영화로 개봉했을 뿐 영화가 아니라 공연 실황에 가깝습니다. 전혀 인터뷰나 극적 장치 없이 잔잔한 피아노 음악만 흘러요. 중간에 졸고 깨고 보니 제 옆 사람이 졸고 있었어요 ㅎㅎ 팬이라면 좋아할 거에요. 재미만으론 크레센도가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밤에 시작해서 아침으로 이어지는 시간대를 고려했다고 하는데, 검은 피아노 검은 옷의 연주자 그 연주자의 하얀 머리 그리고 달 같이 하얗고 동그란 조명이 깊은 인상으로 남습니다. 일본식 젠 스타일 그대롭니다.
엔니오 모리꼬네도 가고 류이치 사카모토도 가고 히사이시 조도 나이가 많고... 익숙하고 좋아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2. 사랑은 낙엽을 타고
대륙엔 다르덴 형제가, 섬에는 켄 로치가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는데 북유럽에는 이분이! 계셨군요. 아키 카우리스마키.
내일을 위한 시간을 보고 선진국이어도 어렵게 사는 사람은 다 있구나 했는데. 북유럽은 막연히 복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목소리를 내는 감독이 있다는 것은 자국민을 위해서도 만국의 노동자들에게도 매우 귀한 일이다 싶어요.
아마 시네필이라면 더 좋아하실 거에요. 시네필을 풍자하는 장면조차도요.
그렇다고 어려운 영화는 전혀 아닙니다. 아주 특이한 감각의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에요. 뻘하게 웃긴다? 저는 자주 웃었습니다.
SF, 낭만적인 사랑, 자극적인 복수극, 미남 미녀 이야기, 레트로의 향수 등등 현실을 표백한 도파민성 컨텐츠가 많다고 느끼는데요
이런 노동 계급의 현실적 사랑 이야기가... 대개의 경우 산뜻하진 않겠죠. 하지만 저는 아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공 소지섭 51K. 꾸준히 보는 이 자막. 이런 영화를 소지섭이 수입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3번 영화에 대해 더 긍정적 마음이 들기조차 했습니다. 그 자막의 꾸준함. 소지섭이야말로 진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권위있는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만일 받는다면 전처럼 짧게 소감을 말하겠죠. 감사합니다 라고. 관객이 더 감사합니다.
3. 외계+인 2
소지섭이 이런 영화에 나와서 외계인 역할도 하게 해주니까 사랑은 낙엽을~ 도 수입할 수 있겠죠. 그러니 되었다...
1) 전편 요약 영상 안봐도 됩니다. 감독이 손수 제작한 요약 영상 보여 줍니다. 전편을 안봤으면 모를까 봤으면 다 기억 납니다.
2) 저는 범죄의 재구성은 보다 말았고 타짜는 배우 연기가 훌륭했다고 생각하고 그 외의 것은 재미 있었다 정도로 평가해서 감독에 큰 기대는 없었고요. 새로운 시도가 있었고 더 다듬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네. 제 바로 뒤에 있던 20대 커플 중 여자분은 이렇게 재밌는 게 없었다고 하고 남자분은 잤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절반의 성공도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3) 유명 배우 나열을 보며 웨스 앤더슨의 최신작을 두고 한 기묘케의 말이 생각 납니다. 배우빨 빼고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을 해보면 어떨까.
첫댓글 외계인 말고는 꼭 챙겨 봐야겠어요.
오퍼스 저도 김세윤님 라됴 소개서 듣고 봤어요😄 크레센도도 좋았어요 러우 포함 동유럽 출전자 인터뷰가 기억 남더라구요
물론 임윤찬군도^^
아직 상영관 많던데 즐감하세요~~
사랑은 낙엽을~~도 보고싶어요
소지섭 감사합니다 2222
저도 사낙타 봤어요!!먼가 시크한 감성이랑
북유럽의 분위기와 잘어울렸던거 같아요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사랑은 낙엽을타고는 상영관이 많지 않던데 찾아가서라도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