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에서 밤중에 일어나(舟中夜起)
微風蕭蕭吹菰蒲-미풍(微風)이 스산한 소리로 수초(水草)들을 스친다.
開門看雨月滿湖-비가 오는가 싶어 문을 여니 달빛이 호수에 가득하네
舟人水鳥兩同夢-뱃사람과 물새들은 모두 잠들었는데
大魚驚竄如奔狐-큰 고기 한 마리 놀란 듯 물 튀기며 도망치네
夜深人物不相管-밤은 깊어 온 세상이 멎은 듯 고요하여
我獨形影相嬉娛-나 혼자 그림자 벗 삼아 밤경치를 즐기는데
暗潮生渚吊寒蚓-바닷물은 지렁이처럼 소리 없이 기어 올라오고
落月挂柳看懸蛛-지는 달 거미처럼 버드나무에 걸려 있네
此生忽忽憂患裏-덧없구나 이 한 인생 말도 탈도 많았는데
淸境過眼能須臾-아름다운 풍경 속에 순식간에 흘러가네
鷄鳴鍾動百鳥散-닭 울고 날 밝으면 새들도 잠 깨어 날아가고
船頭擊鼓還相呼-뱃머리에서 북을 치며 서로 불러 떠나겠지
소동파(蘇東坡) 소식(蘇軾)
만권의 책을 읽어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 !!
소식(蘇軾)은 중국 북송(北宋) 때의 제1의 시인(詩人)이다.
그가 한 유명한 말이 지금까지 중국 문학계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독서(讀書)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 고 했다.
이 말이 중국 정계(政界)와 문학계(文學界)에 필화사건(筆禍事件)을 일으켰다.
당시(唐詩)가 대부분 서정적(抒情的)인 데 비하여 소동파(蘇東坡)의 시(詩)는
철학적(哲學的) 요소가 짙다고 평을 받으면서 새로운 시경(詩境)을 개척하였다.
소식(蘇軾)의 소설 삼국지를 표현한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널리
애창(愛唱)되고 있다.
소식(蘇軾)이 말한
“독서(讀書)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는 무슨 뜻일까.
율(律)은 “법률(法律), 음률(音律), 가락”등의 뜻으로 쓰이는 한자다.
“두 인(彳)”변에 + “붓 율(聿)”이 합해진 글자다.
두 인(彳) 변은 가다의 뜻이 있고, 붓 율(聿)은 기록하다의 뜻이 있다.
그래서 율(律)은 사람이 가야할 바른 길을 글로 기록해 놓은 것을 말한다.
법(法) 글자는 = 물수(氵)+흘러간다 거(去)가 합쳐진 글자로
법(法)은 물흐르 듯 자연스런 원칙을 나타낸 글자이다.
지금 정치가 문제되는 것은 국민을 위해 있는 법(法)이 물흐르듯 자연스럽지 않고
권력자가 인위적(人爲的)으로 자신들을 위해 악용하기 때문이다.
법(法)자에 비하여 같은 법(法)의 의미인 “율(律)”은 다소 인위적(人爲的)인 규칙이라
할 수 있다.
소동파는 벼슬이든 문학이든 한번밖에 없는 인생을 사람을 옥죄는 틀에 얽매여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