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를 안 가르치면서 “한자말”을 왜 쓰는가?
한자의 말을 한글로만 쓰니 자신이 한 말의 뜻을 모른다. 경제성장으로 먹고 살만 하니까 자칭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 한다. 물론 과학 의학 경제 등은 세계 상위위로 발달하고 있다.
그러나 인문학(人文學)은 언어(言語).언어학(言語學l).문학(文學).역사(歷史). 법률(法律).철학(哲學). 고고학(考古學).예술사(藝術史).비평(批評)등은 최 하위급이다.
왜 그럴까 꼭 집어서 “이것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중 한 가지는 한자(漢字)를 쓰지 않고 한글로만 쓴 부작용에 일어난 현상들이다. 필자 개인생각뿐아니고 생각 깊은 많은 사람들은 “한자(漢字)말을 쓰면서 한자(漢字)를 안 쓰는 나라”가 이유 중 하나다.
아래에 몇 가지 예를 든다. ▲무운(武運)-전쟁(戰爭)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運數)를 뜻한다. 무운을 한글로만 쓰니까 운이 없다는 “무운(無運)”으로 이해한다.(운이 없다)
▲국회청문회에서 “양두구육”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양두구육(羊頭狗肉)-양(羊)머리를 걸어두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신문.TV에서 이말의 의미를 몰라 곤란했다”고 답한 국민은 36.3%로라 하였다.(2021.11.11. 조선일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 써도 알기가 쉽지 않는데 “양두구육”이라 한글로만 표기했으니 더 모른 것이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계산을 할 때 한 친구가 “돈을 갹출(醵出)하자”고 하자 다른 사람들이 “갹출(醵出)”이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했다. ※갹출(醵出)-어떤 일에 대하여 비용이 들때에 여러 사람이 각기(各其) 돈을 냄.
그때 다른 친구가 “N빵 하자”고 말하니 그때야 다들 고개를 꺼떡이고 무슨말인지 이해를 하였다.
N분의 1이 무엇인가? N=number 수, 숫자의 뜻이다. N분의 1은 사람숫자대로 나눈 것이다
“N빵”= “N”과 “빵”을 합한 말이다. “N빵”이 무슨 뜻인가? “N”=number의 의미다. “빵”=일본말 분빠이(분배分配ぶんぱい)에 따온 것으로 필자는 이해한다. 그러나 일본어에서 나누는 것을 “분배(分配ぶんぱい)”라 하지 않는다. わりかん(와리깡 割勘)이라한다.
▲직장인 홍모(28)씨는 “회사 상조회 게시판에 누군가 ”부고(訃告)”를 “부고(訃古)” “옛 고(古)”로 잘못 썼는데,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고 한동안 부고(訃古)로 따라 쓰더라”고 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요즘 박사과정 학생들도 한자(漢字)를 읽을 줄 몰라 고전(古典)을 해석하는 데 애를 먹는다”며 “학생들에게 한자(漢字)를 공부를 하여야 한다고 주문한다”고 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명사(名詞)의 약 80%는 한자어(漢字語)라고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신조어(新造語)나 줄인 말, 영어 표현 등은 알아먹어도 한자어(漢字語)는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냥 넘어가기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먹을 식(食)자 하나만 알아도 식당(食堂)부터 식사(食事), 식기(食器) 등의 의미를 외우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정규 교육과정에서 1800자 정도의 기초 한자(漢字)만 가르쳐 놓으면 어휘(語彙)와 문자해득(文字解得)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2021.11.11. 조선일보 기사)
▲“한국광해관리공단”은 비영리 공익 법인이다. 이 이름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여기서 광해란 “광해(鑛害)”를 말한다고 하였다. 참 어렵게도 이름을 지었다.
즉 광산개발피해(鑛山開發被害)의 줄인 말로 광업 활동으로 인하여 생기는 피해를 막는 사업을 말한다. 한글로만 써 놓으니 무슨 뜻인지 설명을 안 하면 알 수가 없다.
▲“경복궁 게장” “경복궁 간장 게장”이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궁궐(宮闕) 야간(夜間) 개장(開場)” 소식을 어린 세대가 개장(開場)을 “게장”으로 입력하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2013년 조선일보)
▲최근 한 업체가 사과문에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인터넷 댓글은 “난 하나도 안 심심하다”고 반응했다. 심심(甚深)한 사과(謝過)를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내용”인 “심심하다”로 반응한 것이다. 한자(漢字)말을 한자(漢字) 없이 한글만 사용하여 일어난 일이다.
▲한국 사람이 쓰는 언어는 80% 이상이 한자어(漢字語)다. 학술 용어는 대부분이 관념어(觀念語)와 추상어(抽象語)로 돼 있어 한글로만 표기해서는 읽어도 그 뜻을 잘 알 수 없다. 사실 “관념어(觀念語). 추상어(抽象語)”자체가 어려운 철학용어다. 우리가 흔히 쓰는 개념(槪念), 관념(觀念) 뜻의 정확한 설명도 쉽지 않다.
한글로만 된 학술서(學術書)는 읽고 이해하는데 큰 지장이 있다. 일본인은 한자(漢字) 한 글자를 식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00분의 1초 이하라고 한다. 그들은 소설(小說)도 한자(漢字)를 섞어 쓴다. 우리나라 문학전집도 전부 한자어(漢字語)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표기는 전부 한글로만 되어 있다.
▲서울 한국어문회관(韓國語文會館)에서 열린 학술강연회에서 폴란드인 아그네스카 상보르스카씨는 “한자(漢字)를 공부하지 않는 외국인도 한국어를 배울 수야 있겠지요. 하지만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한자를 배우면 한국 사회와 역사.문화를 쉽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일상어도 정확하고 빠르게 알아듣게 됩니다.”
한국어문회가 주최한 학술강연회 “한자문맹(漢字文盲)이 낳은 우리말과 글의 폐해(弊害)”에 참석해 “외국인 학자 눈으로 본 한자교육의 이점(利點)”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녀는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에게도 한자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14.08.04. 조선일보 기사)
▲요즘 느닷없이 유행어처럼 “궤적”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다. 아들며느리에게 “궤적”이 무슨 뜻이며 어원(語源)이 무엇인가를 물어 보았다. 모른다.(아들 며느리가 독서를 안 한 원인이 크지만---) “궤적(軌跡)” 이렇게 한자로 쓴다.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국이라는 뜻이다.
왜 알지도 모르는 말을 쓰는가? “발자취”나 “수레바퀴기 자국”이라고 우리말로 쓰면 될 것 아닌가? “궤적”이란 말을 사용하려면 “궤적(軌跡)”이라는 한자(漢字)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단어의 깊은 뜻을 알 수 있다. 학자들은 어려운 한자말을 폼 잡고 한글로만 쓰면서 한자(漢字)는 왜 쓰지 않는가?
출구전략. 혼조세. 수유. 비산. 관구청. 저류. 이격. 광정. 비음. 이것들이 무슨 말인가? 한글과 한자를 같이 사용하면 모르는 한자는 한자사전을 찾으면 그 뜻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돈만 많고 과학만 발달해서는 선진국 문화국민의 대접을 못 받는다. 인문학이 발달되지 못하면 미개인(未開人)이 돼는 것이다. 유럽인이 사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의 의식주 생활에 훨씬 못 미친 나라들이 많다.
그러나 영국은 인도 전체와 안 바꾼다는 셰익스피어가 있고 그리스 로마의 찬란한 문화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콧대가 높은 것이다. 유럽이 비록 미사일이나 K9 자주포는 대한민국에 뒤질지 몰라도 피카소, 미켈란젤로, 프로이드 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비록 딱딱한 빵을 씹어도 정신적 자존심은 우리위에 있는 것이다.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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