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2013년도 3/4분기 선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동안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교통하길 원하며, 현지사역의 열매와 좌절, 기쁨과 아쉬움이 여러분에게도 동일하게 전해져 온전히 중보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기 원합니다.
저는 지난 여름 한국을 한달 가량 방문하고 돌아 왔습니다.
방문기간 동안 제가 여러분을 직접 찾아 뵈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뵈나 못 뵈나, 여러분 마음속에 이곳 선교의 열정과 헌신들이 꺼지지 않기 원하고, 늘 기도하며 협력하길 기대합니다.
1. 건강과 가족
지난 여름 한국 방문을 계기로 제 병에 대한 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7년 전에 크론병 발병으로 수술 받은 대장과 소장 연결부위에서 출혈이 있고, 또 소장에 활동성 염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였는지 한국 방문 전부터 체중이 줄고 또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아울러 기타 다른 기관(B형 간염, 위산과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장이 많이 났는데 선교사로 일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스스로 위로했습니다. 사실 그렇기도 하구요. 아마 제 상태가 보통사람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약할 때 강함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현지에 돌아온 후 곧장 이 곳 병원과 연계하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렇게도 어렵고 힘들었던 병원접근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병원도 친절해 진 것 같고, 또 의사도 바뀌었습니다. 저도 예전보다 조금 더 크로아티아 언어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근래에는 일주일에 몇 번씩 병원엘 갑니다. 피 검사도 해야 하고 또 약 처방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약을 복용하고 난 후부터 약에 대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가 우선되어야 하니 당분간 약 복용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아내는 저로 인해서 식사 준비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할애합니다. 아울러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음식으로 인한 저의 심정을 글로 표현한 게 있습니다. (제목: 병신이 꼴값 하는 것 같아서 http://cafe.daum.net/kimkyungkeun/2pxu/388)
아이들과 아내인 문정미 선교사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큰 딸 영은이는 지난 여름 한국 방문을 계기로 훌쩍 컸습니다. 이젠 엄마와 키가 같을 정도입니다. 다른 두 아이들 모두 별 탈 없이 이곳에서 잘 지내고 있고, 이젠 일상이 되어 버린 현지 삶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삭이는 근래 테니스에 많은 관심을 갖고 거의 매일 코트에 가서 연습을 합니다. 한창 때 사내 아이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출구가 된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내 영진이는 여전히 아빠보기엔 귀엽고 사랑스럽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두 아이들은 제게 ‘속지 말라’고 늘 불평합니다. 자기들한테는 완전 다르다는 거죠.
아이들은 교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찬양대로서 예배 봉사자로 열심히 섬기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한인교회 목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 셋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 또 우리 부부에게 많은 위로와 힘이 됩니다.
2. 현지 선교 사역
2.1. 자그레브 한인교회 사역
자그레브 한인교회는 매우 작은 교회입니다. 주일 예배자가 평균 10~15명 정도입니다.
이곳 교회는 제게 ‘어떤 목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늘 고민과 연구케 하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곳에 한인교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제가 많은 에너지를 분배하면서까지 그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 같은 풍토가 아니기에 또 그렇다고 딱히 해외 이민교회도 아니기에 늘 교회의 모습과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장래적으로 이곳에 교민 수와 성도가 늘어나고, 교회 내에 헌신된 자들이 양육되고 조직화 되길 기대하면서요.
현재 이곳 교회는 미자립 교회로 단기 체류자 또는 방문객이 중심이 되는 교회입니다. 교민 중에는 소수의 성도들이 있으며, 믿음이 있다 말하더라도 규칙적인 예배 생활하는 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이 곳에서 무의미하진 않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한인 신앙 공동체로서 공식적인 자리를 매김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예배 드리기 원하는 한인들의 예배 처소가 되고, 더 나아가 현지 교회와 관계를 형성케 하는 주된 매개체입니다.
현재 제가 초점을 맞추는 목회는 1) 주일 예배를 온전히 드릴 수 있는 예배 집례와 2) 예배 참여자 가운데 헌신자들을 양육하는 일, 그리고 3) 교회를 통한 현지 교회와의 관계 형성 및 선교 동역, 4) 더 나아가 교민 사회에 복음 전파입니다.
작은 교회라고 쉽게 목회하진 않습니다. 지난 9월 달에 교회에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목: 교회 성도들에게 알리는 말씀 http://cafe.daum.net/zagrebkoreanchurch/bRFG/52)
그래서 9월 한달 동안 저는 교회에 근신과 회개의 시간을 선포하고 몇 가지 사안을 지킬 것을 선포했습니다. 이 가운데 본 교회 창립 맴버였던 한 가정이 이와 연관된 다른 이유로 저의 치리를 받고 3개월간의 근신 처분으로 교회 출석이 금지되었습니다.
당연히 교회 출석인수가 더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진 않습니다.(제목: 치료 없는 병원 http://cafe.daum.net/kimkyungkeun/2pxu/386)
하나님께서 이를 위로하고 보상해 주시듯, 사람이 정말 없을 것 같았던 교회에 주일 마다 예배자들을 보내주셔서 9월 한달 동안 더 은혜로운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이 또 우리 아이들에게도 교회를 이해하고 아빠의 목회를 신실히 돕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목: 달리다굼 찬양대 http://cafe.daum.net/kimkyungkeun/2pxu/392)
10월을 맞아 회복과 갱신의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지금까지 교회 안에서 더럽혀졌던 모든 것들이 정결케 되고 새 도약을 이룰 줄 믿고 담대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2.2. 한국어 학당과 자그레브 한글학교
여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만 해도 저의 몸의 거의 녹초처럼 다운되어 있었습니다. 한국 방문이 제게 필요한 것이긴 했지만 한달 동안 계속적인 만남과 이동, 그리고 쉼이 없었기 때문에 자그레브로 돌아왔을 때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저는 지쳐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미룰 수 없는 일이 있었는데, 그건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어 수업이었습니다. 벌써 한국어를 이곳에서 가르친 지가 2년 반이 지났습니다. 복음 전도의 전략으로 시작된 한국어 수업은 제게 현지인들을 만나고 전도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좋은 조건입니다. 하지만 이번 9월에 시작해야 할 한국어 수업은 제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난 8월 말에 몸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포기할 마음까지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하나님은 저를 세우시고, 용기를 주시고, 이 일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심경을 담은 글이 있습니다. (제목: 2013년 가을학기 한국어 수업 학생과 함께. http://cafe.daum.net/kimkyungkeun/2pxu/394)
다음 학기에도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합니다. 저의 건강과 또 필요한 인력들이 보강되길 바라고 특히 이 수업을 통해서 복음을 전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기도하여 주십시오.
2.3. 현지 교회와 협력 사역
이곳에 온지 5년이 다 되어가니 조금씩 현지 교회와의 관계도 두터워지고, 쉽게 연락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주기고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선교사라고 해도 알아주지도 않았지만 이제 적어도 제가 사역하는 범위 안의 교회와 교단, 목회자와 현지인들은 저를 알고, 저와 함께 나누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큰 사역은 아니지만 함께 목회자대 목회자로서. 또 선교 동역자, 협력자로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곳 한국대사관에서 국가기념일(개천절)을 맞아 주최한 한국전통음악과 춤 공연이 자그레브 국립극장에서 있었습니다. 현지 교회 목사와 현지 그리스도인, 또 한국어 수업학생들을 초청해서 함께 시간을 가졌습니다. 침례교회 담임 댕코 목사는 제가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전화를 해, 다음 주에 자기 교회에서 있을 청년연합집회에 저희 한인교회 청년들을 보내 달라고 요청합니다. 예전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그리고 저희 가정은 이달 말 25일부터 27일까지 자다르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 침례교단 연합 Conference에 2박 3일 참석할 예정입니다. 좋은 호텔에서 한다고 하니 가서 그들과 교제도 하고 좀 쉬고 싶습니다.
얼마 전 침례교회 사무총장 젤코를 만나서 교제하며 이야기 하다 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하는 선교는 만두 선교다.”라고 말이지요. 만두는 모든 재료가 섞여 맛을 내는 것처럼, 나도 이곳에서 한인, 현지인 모든 것을 다 합쳐져 맛을 내는 선교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목: 만두 선교 http://cafe.daum.net/kimkyungkeun/2pxu/383). 진정 그렇게 되길 소망합니다. 합력하여 모든 것이 선을 이루는 선교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3. 기도 제목
- 하나님을 아는 것을 넘어 순종하도록, 성령충만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이곳에 온전한 선교 사역이 이뤄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업적이 아니라 신실함으로 하나님의 역사만이 일어나도록…
- 한인 교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교회가 정결하게 성장하여 바른 교회로 이 땅에 개척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한국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시오. 그 가운데 복음을 듣고 나눌 수 있는 자가 생길 수 있도록.. 특히 루찌아, 로베르타, 마리아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현지인 한국어 수업이 한글학교 내에서 자리 잡도록 기도해 주시고, 복음 통로의 틀이 마련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신실하고 복음적인 교사들이 생기고, 훈련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선교 동역자 파송을 기도해 주십시오. 저의 안식년이 다가옵니다. 현재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지만, 이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 저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근래 다리에 근육 경련이 자주 그리고 심하게 일어납니다. 이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 아내 문정미 선교사와 영은, 이삭, 영진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한국에 계신 저희 어머니(소경자)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공황장애 같은 증세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8:37)
감사합니다. 살롬.
2013년 10월 7일
자그레브에서
김경근, 문정미, 영은, 이삭, 영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