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닥치는대로 거의 매일 라이딩을 하다보니
영인산을 찾았던지가 거의 보름이 가까워 온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것은 아니지만 일상에 쫒기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
자꾸만 내일로 미루며 차일피일 하는 사이 시간이 꽤 흘러 간 것이다
막바지 모내기를 하고있는 소들평야의 농부
늘상 다니던대로 들을 지나 삽교호 관광지를 거쳐 제방을 건넌다
물이 빠져 나간 갯고랑이 S자를 그리며 멀리 바다 가운데로 길게 뻗쳐 있다
반면 담수호인 삽교호는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아 있어
솟벌섬이 겨우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름도 야릇한 '쪼가리 보리 메귀리'(돌귀리)가
뚝방길 언저리의 갈라진 시멘트 틈사이를 비집고 나와 바람에 펄럭인다
인주면 신성리의 도로가에 탐스럽게 핀 '우단동자'
영인면 아산 3리의 회관앞에 세워진 안내판에서 마을의 전설과 역사를 배우고 간다
시내를 통과하고 여민루가 세워진 영인초등학교 앞을 지나
아산향교에서 페달을 멈췄다
실개천 옆의 정자에 자전거를 맡겨 놓고 영인사 앞의 계곡으로 들어 간다
기다리기라도 한 것 처럼 짙은 향내를 풍기며 맞아주는 찔레꽃!
그리고 노쇠해진 국수나무꽃도 산길을 밝혀준다
찔레꽃 못잖은 진한 향내를 풍기는 때죽나무는
어느새 피었었는지 벌써 낙화(落花)가 되어 시냇물과 풀섶을 덮고 있다
꿀풀
이끼도 제법 웃자라 식물같은 모습을 갖췄으니 곧 잔챙이 꽃이 나올 것이고!
돌틈 사이로 속삭이 듯 졸졸거리는 시냇물 소리가 자꾸 뒤를 따라온다
落花와 流水
조심을 하며 걸어도 어쩔 수 없이 사뿐히 즈려 밟아야 되는 낙화 위로
애처로운 발걸음을 하고 있는 나는 오늘도 홀로이다
옥잠난초
꽃이 피면 어떤 모습일까?
흑난초라고도 한다지만...
어차피 비등이긴 마찬가지이지만 뚜렷한 길을 놔두고
실계곡을 따라 희미한 산길로 들어섰다
중턱쯤에 올라서니 약간의 너덜겅도 있고 험한 가시밭길을 헤치며
등로도 없는 숲속을 무작정 치고 올라야 했다
겨우 정규 등산로에 올라서서 박물관 쪽으로 길을 이어 나간다
등나무 쉼터를 무심히 패스하고 연화봉을 오르며
늘 눈길을 잡아 끄는 박물관 능선과 상투, 닫자를 버릇처럼 오늘도 곁눈질 한다
쌍돛대를 높이 올린 연화봉은 순풍에 돛을 펼쳐 세월의 바다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고 있다
안개로 시야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깃대봉 앞에서
영인산의 남릉인 상투, 닫자에 박물관을 넣고 한장의 그림을 만들어 본다
연화봉
철쭉이 진 자리에는 해맑게 땅비싸리가 올라와 있다
깃대봉에 올라서서 다시 내려다 보는 박물관 전경
깃대봉
안개에 가려 볼 것도 없는 조망을 한바퀴 둘러보고
깃대봉 철계단을 내려서는데
나비 한마리가 자꾸 내 옷깃에 달라 붙는다
팔뚝에 앉았다가 바짓가랑이에 달라붙는 등 심상치가 않더니
사진 한 장을 찍고 몇 발자욱을 옮겨 놓으려니
땅바닥에 굵직한 칠점사 한 마리가 가로로 척 걸쳐 있었다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서서 카메라를 꺼내는 사이 뱀은 사라졌지만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나비 덕분에
독사를 밟는 위험을 피한 것 같아 신기한 맘이 들었다
"오호! 산신령이 따로 없었구나!"
신선봉
뱀눈그늘 나비
그러고 보니 펄럭거리며 돌아다니는 나비들이 꽤 있었다
살랑이며 몸을 흔들어 주는 씀바귀
광산과 도로공사로 만신창이가 된 입암산이 안쓰럽다
교미(交尾)를 하는 부처사촌 쌍나비 부부도 만났다
신선봉 계단에 군집해 있는 솜나물
신선봉에서의 조망도 오늘은 시원찮다
미인송인 신선봉의 '영인 소나무'
00국수나무
터덜터덜 956계단으로 내려간다
청미래
나방
계단에서 건너다 보는 '바라봄 언덕'
계단을 내려 온 후 강청골 계곡을 가로질러 임도 쉼터 방향으로 직등했다
물기가 거의 말라가는 바윗길을 지나
국수나뭇가지 옷깃을 붙잡는 희미한 길을 따라 산림 박물관 아래의 쉼터에 도착하니
휴식을 하던 서너명의 도보객이 숲속에서 사람이 나타나자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보더라!
신선봉
올봄에 새로 말끔하게 포장한 임도
'바라봄 언덕'을 오르다 만난 뻐꾹채
노랑단풍 나무
붉은 병꽃
루핀
일본조팝과 신선봉
별정향풀
학명 : Amsonia
영명 : ThunbegOnion
과명 : 협죽도과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며 여러해 살이 풀로 40 ~ 80cm로 생육한다
꽃은 5월에 피고하늘색이며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서로 인접하며 주름살이 있는 황갈색이다
오늘은 정자에 올라기지는 않았지만
산림복원지구에 세워진 정자 주변에도 꽤 볼꺼리가 있는 곳이다
장미는 물론 벗찌, 붉은 아카시꽃, 금계국등이 푸르고 화려한 오월을 노래한다
벚나무 버찌
붉은 아카시
금계국
뭐니뭐니 해도 오늘의 주인공은 계곡 물위에 떨어진 '낙화'가 아닐까 싶다
이끼 1
이끼 2
다시 만난 실개천 도랑을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 위로 자신의 소임을 마치고 떨어진 꽃잎은
우리네 인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은 넋두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동영상
아산 향교 담장을 텃밭으로 살아가는 독일 붓꽃이 타향살이가 외롭지도 않은지
독일 병정처럼 아주 씩씩한 모습으로 피어있다
출발을 서둘렀던 향교 앞의 정자에 3시간여만에 도착하여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면서 문득 혼자라는 생각을 해본다
라이딩도~ 등산도 ~~
그러나 늘 인생은 여럿이 함께 가는 것 같아도 돌이켜 보면 혼자 가는 길이다
내 입으로 밥을 먹어서 남의 배를 불릴 수 없듯이
자신의 발로 걸음을 채우며 인생도 자신만이 채워간다는 것을 잊지않아야겠다
끈적대 나물
어성초
라이딩 거리 45km(왕복)
라이딩 거리 45km(왕복) 소요시간 약 3시간쯤 걸렸고
산행거리는 6km에 소요시간도 3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