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안갈거면 아예 차를 타지 말았어야 했다
어쩌면 내 생애 마지막 「설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덜컥 신청을 해 놓고
나름 컨디션 조절에~ 훈련까지는 아니더라도 영인산 산행으로 체력도 준비했었다
허나 당일의 비 소식은 결국 나를 간단하게 무릎 꿇리고 말았으니...!
균형감각이 떨어진 몸으로 미끄러운 바윗길에 나서는 건 아무래도 무리일 듯 싶었고
「험지 비박산행의 여인 캔디」의 죽음에 따른 주변인들의 간곡한 만류도
나의 의지를 무디게 하는데 일조를 한 것 같다
하여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대비책을 세운 것이
그간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던 토왕성(土旺城)폭포를 만나는 변칙 산행이었는데
예정대로 흐린 하늘을 피해 결국은 '닭산행'을 하고야 말았다
★★★
산솜다리(에델바이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외국에서는 '에델바이스'라 불리우며 높은 산 능선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1275봉 주변에서 겨우 볼 수 있는 귀한 꽃이다
※ 초사 산방 앨범에서 가져온 사진※
아쉬운 눈으로 오색탐방안내소에서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일행들을 바라본 후
소공원으로 이동하여 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가져온 음식으로 아침 요기들을 한다
차멀미로 속이 좋지 않았으나 '형순'씨의 모과주 한 잔에
울렁거리던 속도 진정되고 쓰린 심정도 어느 정도 가라 앉았다
새벽 하현달이 이렇게나 영롱한데 비 때문에 정규 코스를 접다니...
"나도 이제 늙긴 늙었나 보다 ㅉ"
권금성 불빛!
끓이고 먹는 사이 서서히 새벽은 밝아 오고!
어둠이 벗겨지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권금성!
짐 정리들을 마친 후 '조계선풍시원도장설악산문(曺溪禪風始源道場雪嶽山門)'으로 들어간다
즉 설악산 신흥사의 일주문을 통과 하는 것인데
입장료를 받을 당시 '중이 아니라 산적"이라며 매표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추억이 떠오른다
설악산 거의 전체가 신흥사의 소유 토지라고 한다
과연 어느때 누구한테 이 많은 땅을 사들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소유 면적이 엄청나다
한국전쟁 당시 신흥사 중들은 절을 비워 놓고 모두 도망을 갔었고
이후 탐방객이 많아지자 입장료를 챙겨 큰 돈이 생기게 되니 서로 주지를 하려고
각목으로 치고 받는 폭력 사태도 일으켰었다
일지송(一枝松)
아침을 같이 먹던 일행들은 울산바위로 길을 잡고
나그네님만 동행이 되어 토왕골로 발을 맞춘다
*반달가슴곰 동상*
토왕성 폭포 이정표
천불동과 울산바위, 저항령 계곡에서 흘려준 물이 모아져
속초의 남대천으로 향하는 골짜기에 물은 고여있지 않고
둥글둥굴한 바윗덩이들만 수두룩하게 깔려있다
"저 모든 바위들이 설악의 봉우리에서 떨어져 나온 돌들이겠지!'
【천연보호 구역 설악산】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은 총 면적 173,744,122㎡의 넓은 구역이다
강원도 인제군, 양양군, 속초시, 고성군에 걸쳐 광활하게 펼쳐져 있으며
북쪽으로는 금강산을 지나 북한의 고원지대로 통하고
남쪽으로는 오대산과 태백산을 지나 차령산맥, 소백산맥까지 연결된다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에는 식물 약 1,013종이 자라며
동물은 1,562종이 살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식물은 주로 신갈나무, 당단풍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등 활엽수림과
소나무, 잣나무, 분비나무 등의 침엽수림이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
이 밖에도 특산물 56종과 희귀식물 65종이 자라고 있다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에 사는 많은 동물 중
반달가슴곰, 사향노루,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황조롱이,붉은배새매, 열목어, 어름치 등은
따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보호구역에는 보존해야 할 지질과 지형, 동물과 식물 자원이 풍부하며
또한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 전통 사찰 등 많은 문화 유산을 지니고 있어
설악산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중이다
<천연기념물 제 171호>
지나온 비룡교 뒤로 북설악과 울산바위가 하늘금을 그렸다
사람들이 폭포에 가면 상쾌해지는 이유는
폭포 지대에서는 공기의 비타민으로도 불리는 '산소음이온'이 많이 발생해
몸과 마음을 가뿐하게 해주기 때문이라 한다
폭포수와 산림에서 발생되는 풍부한 '음이온'이
호흡과 피부를 통해서 우리 몸에 흡수되므로써
생리 기능을 증진 시켜주고 피로 회복과 식욕을 돋궈 주기도 한다하니
옛 스님이나 선각자들이 폭포수를 찾아 몸과 마음을 정화 시켰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설악산 토왕성 폭포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비룡폭포, 육담폭포, 쌍천을 지나 동해로 흘러들어 간다
2014년 7월에 개통된 육담폭포 출렁다리를 건넌 후
비룡폭포에서 30분 정도 계단을 올라 폭포 전망대에 오르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토왕성 폭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육담폭포와 비룡폭포까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다녀올 수 있지만
토왕성 폭포 전망대까지는 비룡폭포에서 900개의 계단을 더 올라가야 한다
협곡에 들어서면서 기대하던 폭포가 나타나는데 아직은 거의가 와폭(臥瀑) 이지만
바위에 부딪치는 물소리는 제법 우렁차다
직포(直布)
여섯개의 담(潭)으로 이루어져 '육담폭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데
촘촘하게 일일이 세어보지는 못했다
계곡에 가로 놓인 다리밑으로 하얀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장관을 보여준다
육담폭포
암석의 오목한 곳이나 깨진 곳으로 물이 흐르고
물과 암석이 함께 소용돌이 치면서 작은 항아리 모양이나
원통 모양의 둥그런 물웅덩이가 만들어진 것을 담(潭)이라 한다
육담폭포는 6개의 포트홀로 만들어진 폭포의 이름이다
***
바위틈 사이로 넘어 다녔던 옛 선인(先人)들의 발자취 흔적이 남아있다
지금은 바위 절벽에 지지대를 설치하여
중국식 잔도(棧道)같은 데크 계단을 만들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람들을 왕래 시키고 있다
2014년에 개통됐다는 '육담 출렁다리'를 이제서야 건너본다
다리 아래로 몸을 비틀며 흐르는 물줄기가 범상치 않아 난 여기가 비룡폭포인 줄 알았다 ㅋ
협곡에 가로 놓인 육담폭포 출렁다리를 약간 흔들리면서 조심히 건너왔다
너덜겅 계단
【설악산 천연보호 구역】
소재지 : 강원도 인제군, 양양군, 속초시, 고성군 일원
지정 일자 : 1965년 11월 5일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중심으로 능선의 동쪽을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 한다
외설악에는 쌍천과 남대천이 동해로 흐르고 있으며
내설악에는 북천과 한계천(寒溪川)이 소양강(昭陽江)으로 흘러가고 있다
계류는 곳곳에서 폭포가되어 아름단운 경관을 이루며
충분한 습기를 더하여 줌으로써 울창한 숲을 형성하여
각종 동물들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남북방계(南北方界)의 남북한선(南北限線)을 형성하며
많은 생물들을 포용하고 있는데 그 중 중요한 식물 희귀종은 다음과 같다
1. 계곡의 남향면(南向面)에는 松林, 북향면(北向面)에는 참나무류를 비롯한 落葉活葉樹林이 있다
2. 계곡이 깊어질 수록 눈측백이 많아지며 능선에 이르러서는 금?과 연결된다
3. 우리나라의 특산속인 금강송이 고도가 높아질 수록 수가 증가한다
4. 눈잣나무와 함께 자라는 설악눈주목과 산록에서 부터 나타나는
만다리아, 설악조?나무, 금정분취를 비롯하여 능선에서만 자라는 〈산솜다리〉 등은
우리나라 특산종이며 눈향나무, 이라니 나무는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식물들이다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변한 집선봉(?)
비룡폭포
16m 높이의 비룡폭포는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雙川)의 지류가
화채봉의 북쪽 기슭에 만들어 놓은 폭포이다
전설에 의하면 폭포수 속에 사는 용에게 처녀를 바쳐
하늘로 올려 보냄으로써 심한 가뭄을 면하였다고 해서 비룡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허나 지금은 가느다란 '지렁이' 형상을 하고 있으니
거대한 용의 모습으로 바뀐다는 여름 장마철에 다시 한 번 와야 될 것 같다
용의 등비늘 같은 주변 능선의 바위군락들!
드디어 높은 능선 위로 해가 솟는데 장엄한 일출은 아닌 것 같고
햇살이 퍼지는 맑은 하늘이 곱게 보일 뿐이다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있는 나그네님!
어느정도 키를 높이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이
고개를 빼들고 우리를 지켜본다
햇님은 차츰 중천으로 걸음을 옮겨 가고~!
고사목(枯死木)
죽어서도 자태를 뽐내는 걸 보면 분명 여자 나무일레!
힘이들 때 자꾸 눈길을 붙잡던 건너편의 우람한 암봉은 우리의 든든한 응원단장이었다
쉬지 않고 오르다 보면 끝이 있겠지~!
드디어 토왕성 폭포 전망대에 섰다
물이 흐를 때는 이런 모습이지만 오늘은 수문이 닫혀 물이 흐르지 않는다
잠시 주변의 산릉(山陵)들을 살펴 보는 여유도 갖는다
멀리로 보이는 저 바위산은 '화채봉 도둑산행'을 할 때 지나갔던 칠성봉이 아닐까 가늠해 본다
구름에 가린 햇님과 계곡속의 운해(雲海)!
그리고 얼핏 동해와 속초의 모습도 보였다
몇번을 들여다 보게 되는 토왕성 폭포(土旺城 瀑布)
상층부에 가느다란 물줄기가 보이기는 했지만 건폭(乾瀑)으로 시치미를 뗀채 민망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가 서있는 전망대에 앞자락을 내준 암봉!
여길 '노적봉'이라 하는지 철책 너머로 암봉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산길도 뚫려 있었다
아쉽게 생을 마감한 이런 소나무들이 꽤 발견되는 걸 보니
순환의 역사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깊은 산속이라고 비켜가지 않는가 보다
900계단을 내려와 비룡폭포 전망대에 다시 섰다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쌍단풍나무'가
늙은 부부처럼 해로(偕老)하고 있는 모습에 경외심이 들었고!
육담 폭포 상류의 옥담(玉潭)
이런 물웅덩이들을 북면 남교리에서 대승령으로 오르는 '십이선녀탕계곡'에서 많이 만났었길레
초면이지만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고!
또다시 만나는 육담폭포(六潭瀑布)의 비경에
겨우 다잡았던 정신줄을 놓을뻔 했었고!
황홀했던 폭포 비경지를 벗어나 무장애 숲길로 들어섰다
이 곳에는 아름드리 금강소나무와 함박꽃들이 강한 피톤치트를 뿜으며 가슴속으로 파고 든다
비룡교를 건너 소공원에 닿으며 환상적이었던 토왕골 비경 탐방은 끝이 나고
이제부터는 울산바위를 향하여 잰걸음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