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까요? 매우 기본적인 질문이고 어쩌면 답도 뻔합니다. 아무리 고상한 척해도 돈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식 하나 낳으면 1억을 준다, 그러면 낳겠는가? 대답은 긍정이 반을 넘었습니다.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네 출산율이 걱정에 걱정을 낳고 있지만 역시 돈의 힘이 작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기야 웬만한 직장인이 1억을 모으려면 10년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 하나 낳으면 1억이라니, 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하기야 그래봤자 집 하나 얻으려면 근처에 가기도 힘듭니다. 아무튼 그래도 1억은 큰돈입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돈의 힘은 역시나 강합니다. 우리 대부분 돈을 추구합니다.
다음에는요? 따지고 보면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자리입니다. 보다 좋은 자리, 보다 높은 자리, 자리를 차지하려 합니다. 왜 그렇게 국회의원이 되려고 발버둥 칩니까? 물론 붕급도 꽤나 괜찮습니다. 그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만 누릴 수 있는 특권들이 워낙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일하고 받는지는 차치하고 일단 그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속된 말로 본전 뽑고도 남습니다. 그러니 그 자리가 탐나는 것입니다. 누구나 기회가 된다면 비단 국회의원만이 아니라 무슨 자리라도 하나 꿰차고 싶어 합니다. 하다못해 직장에서도 지금보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 노력합니다. 자리가 수입을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역시 돈이지요.
어느 사회 어느 집단에서도 사람이라면 얻고자 하는 것이 대동소이합니다. 돈 그리고 자리, 조금 낫다면 명예입니다. 그러나 명예도 돈이 따라주지 않으면 사실 공허합니다. 아무튼 돈은 인격도 없으면서 사람을 휘어잡습니다. 이제는 세상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됩니다. 좀 과하게 말해서 돈이 없으면 집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기 어렵습니다. 움직이면 돈이 필요합니다. 없으면 어디 가기도 어렵고 누구 만나기도 어려워집니다. 도무지 볼일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집에 가만있어도 돈이 듭니다. 누가 거저 먹여줍니까?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려면 당연히 돈이 있어야 하지요. 세상 돈이 없으면 그냥 죽어야 합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지요.
영화 한 편을 보면 우리는 그냥 등장하는 배우들을 보는 것이 다입니다. 그 외에는 그저 앞이든 뒤든 영화를 만드느라 수고하던 사람들의 이름이나 지나칩니다. 예, 일일이 확인하지도 않습니다. 기껏해야 감독이 누구인지나 눈여겨봅니다. 그 외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습니다. 아니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를 주지도 않습니다. 자막으로 나오는데 다 읽기도 전에 지나가기 십상이니까요. 그런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수고하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리라 짐작은 하였지만 촬영 장면을 보자니 새삼 깨닫습니다. 더구나 위험 장면이라면 실제 배우보다는 대역이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스턴트맨’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실제 사고로 이름 없이 떠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유명 스턴트맨입니다. 사실 그 업계에서나 유명하지 일반 관객이 알기나 하겠습니까? 스턴트맨 ‘콜트’가 대역 촬영 중 사고를 당합니다. 일단 생명은 구했지만 그 뒤 현업에서 사라집니다. 자연히 애인인 영화감독 ‘조디’로부터도 떠납니다. 말도 없이. 그러니 그러잖아도 걱정과 안타까움으로 지내던 조디 또한 상처를 입습니다. 정말 사랑한 거 맞나 싶겠지요. 아무튼 콜트는 주변 아는 사람들로부터 사라집니다. 남모르게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정체가 드러나고 위치가 노출됩니다. 그리고 조디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됩니다. 사실 밉지요. 그러나 콜트만한 대역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조디는 일생일대의 작품을 꿈꾸면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험 장면들이 나오니 콜트가 대역을 맡습니다. 그러나 어찌 생각하면 보다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가능하면 주연배우가 대역 없이 맡아주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그렇게 진행되는 가운데 주연배우가 사라집니다. 아니 제작 기간이 있는 것이고 반드시 있어야 할 주연배우가 사라지면 어찌 합니까? 서로 아는 사이이기도 하니 콜트에게 찾아줄 것을 부탁합니다. 콜트가 여기저기 들쑤시며 찾아다닙니다. 그리고 찾아 들어간 곳에 또 다른 지인의 시신을 발견하고 놀라 뛰쳐나옵니다. 그것이 자신을 살인자로 만들게 됩니다. 경찰의 수배를 받으며 계속 주연배우를 찾습니다.
살인 누명을 벗어야 하고 주연배우를 찾아야 하고 도대체 왜 거기에 동료가 시신이 되어 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디와의 사랑을 회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주 복잡하게 엮여 있습니다. 그리고 수수께끼가 하나하나 벗겨집니다. 이제 누명을 벗어야 합니다. 증거물을 찾기는 했는데 손상당했습니다.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첩보전을 행합니다. 그리고 스턴트맨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해결합니다. 조디는 그것을 이용하여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영화를 제작합니다. 그렇게 해피엔딩. 신나고 재밌습니다. 영화 ‘스턴트맨’(The Fall Guy)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