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사망...세종 목욕탕 감전사 유가족이 전한 말, 억장 무너진다
오늘(24일) 새벽 세종시 한 목욕탕서 입욕객 3명이 감전 사고로 전원 사망한 가운데, 유가족의 가슴 아픈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날 연합뉴스는 감전 사고 피해자들이 안치된 조치원장례식장에는 하나둘씩 모여든 유족들이 안타까움과 허탈함 속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숨진 A(70)씨의 막내아들 B(46)씨는 매체에 "새벽에 형한테 엄마가 감전돼 쓰러졌다고 전화가 왔다"면서 "어느 일요일과 다를 것 없이 매주 가시던 목욕탕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황망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아직도 경찰이나 시 당국으로부터 자세한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상상이 안 간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치원장례식장에 차려진 A씨의 빈소 / 연합뉴스© 제공: 위키트리
이어 “크리스마스 연휴라 형제자매들, 손주들 모여 식사나 한 끼 하자고 했는데, 이제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막내라서 더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어머님께 사랑한다고, 더 잘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오열했다.
숨진 C(71·여)씨의 둘째 아들 D(43)씨는 빈소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간이 의자에 앉아 "어제저녁 술 먹고 늦게 들어와서 뵌 게 마지막 모습이었다"면서 "매주 일요일 동네 목욕탕에서 어르신들과 어울리고 식사도 같이하셨는데…"라며 울음을 삼켰다.
이어 “목욕탕에서 감전 사고가 발생할 거라는 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 내일도 연휴라 형네 식구들까지 모여 가족끼리 밥 한 끼 먹으려고 했는데…"라며 연신 흐느꼈다.
한편, 세종시와 세종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7분께 조치원읍 죽림리 모텔 건물 지하 1층 여성 목욕탕에서 온수탕 안에 있던 A·B(이상 71)·C(70)씨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것을 탈의실에 있던 다른 여성이 보고 119에 신고했다.
세 명 모두 심정지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전원 사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 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들이 감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누전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망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24일 오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합동감식반이 합동 감식 진행 차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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