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라는 개

[송미량]

 앵두라는 이름의 개가 있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 어느 민박집의 주인 양반께서 이웃댁에 분양해 준 개이다.

본인처럼 보건진료소를 근무하며 활동을 하다보면 사정상 본의 아니게 동물의 질병까지 치료를 맡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노파심으론 해당 수의학문 분야에서 월권행위라 오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간혹 개나 소의 기침병 내지 설사병을 치료해 본 것이 고작 일테지만 지역사회 농어촌의 동물사육 농가에서 가축인 개나 소가 아프다며 보건진료원에게 진료 의뢰를 해온다. 지리적, 시간적, 경제적, 접근성의 이유를 들며 내소를  하는 것이다.

 지난 여름날 내 고향 제주 화순마을 라헬의 할아버지 집엔 예사롭지 않은 일이 발생하였다. 피아니스트 라헬이 여동생인 신광초등학교 3학년생 성덕이가 어디서 주워온 아사직전의 신생아 새끼 고양이를 고양이용 우유가 없자 물과 인유-사람용 우유-를 먹이며 구제를 시도하게 되었다.

 그러다 결국 그 고양이는 라헬의 친구 중1 학생 진희와 성덕이가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동물병원에서 조차도 너무 어리고 탈수증이 심하여 수액요법이 불가능하다며 제주대학교 부설 동물병원으로 전원시켰고 거기서 일생을 마쳤다.

그러고 보면 왜 그러는 것일까?

한 가정에서도 두 내외의 동물애호 취향이 각기 다른 경우를 볼 수 있다. 내 주변에도 한 예로는 아빠는 고양이를 챙기고, 엄마는 개를 사랑한다.

나는 나스타샤킨스키의 캣피플의 고양이의 눈을 그냥 싫어하지만, 어떤 집에선 아내는 개를 아끼는 대신 바깥양반은 개를 정말 싫어한다.

비슷한 경우로서 한쪽은 추운 계절에도 냉방을 좋아하고, 다른 한 쪽은 따뜻한 계절에도 따뜻한 침실을 좋아한다.

 위의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살게 되면 어떤 상황이 나타날까?

 앵두는 시베리안허스키나 말티즈, 치와와, 슈나우저,콜리, 중국 개인 차오차오와 같은 품종이 아닌 온 몸에 엷은 황색털이 길게 자라, 우아하게 보기 좋고 성품도 온순한 삽살개로서 5살 먹은 개다.

 얘기인즉 개를 싫어하는 새로운 앵두 주인이 동물 학대행위로 앵두를 냅다 콘크리트 길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러니 앵두가 플란다스의 개라도 되는 듯 싶다. 그 결과 왼쪽 앞다리와 오른쪽 뒷다리의 부상으로 인한 통증과 걷기장애로 보건진료소를 찾아온 것이다.

 옛날부터 신령한 기운이 있어서 귀신이나 액운(살)을 쫓아주고(삽) 복도 가져다 준다는 "귀신 쫓는 개" 로서 삽살개이다.

 삽살개는 한반도에 서식하던 토종개로서 한국 고유의 토종견답게 체질적으로, 우리나라 기후에 잘 적응하여 풍토병에 강하고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400년경 고대 신라 때부터 왕실과 귀족사회에서 길러오다가 통일신라가 망하면서 민가로 흘러 나와 고려나 조선 때에는 서민의 개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엔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원피주식회사에 의해 군용모피자원으로 이용되면서 최악의 시련을 맞기도 했다. 그 후 1950년 6.25전쟁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멸종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경산의 삽살개'는 1992년 이후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눈이 가려질 정도로 머리 부분의 털이 길어 사람은 개의 눈을 볼 수 없어도 개는 털 사이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큰머리 사자를 연상시킨다 하여 '사자개'로도 명명된다.

 앵두를 진료하고 간호하면서 부목을 대어주면 부상 부위가 지지되어 좀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체용이지만 부목고정을 하면서 크기가 덜 맞아 대신에 일회용 나무 젓가락을 사용하여 부목을 대어 주었다.

 그리고 아유 얼마나 아플까, 진통소염제 처방을 내고 귀가시켰다. 치료자의 입장으론 며칠분 정도를 꾸준히 복약시켰으면 했건만 투약을 원치않아 내버렸다.

 그 후 앵두를 몇 번이나 길가에서 만났다. 날 보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허리를 길바닥에 대고 하늘 향해 구르기도 하면서 재롱을 부리는 것이었다. 만지는 것이 싫은 개도 있지만, 아픈데랑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저는 다리limping gait 가 신속히 낫기를 바랄 뿐이었다.

 요즘 앵두가 나의 시선에서 사라진 지 며칠된 것 같아 무슨 일일까 살며시 걱정된다. 불쌍한 앵두! 아니나 다르랴, 어디서든지 잘 지냈으면 좋으련만 그런 바람이다.

     종합문예지 한국작가

2009년 제21회 신인문학작품상 응모에서

        수필부문 당선작임   

[눈사람(김종귀)]

삽살개를 본적이 있는데 참 친숙하게 느꼐지더 군요 좋은 글 감사 드리고 신인상 받으신 것 늦게나마 축하 드립니다^^

[송미량]

고마와요, 삽살개가 외국개인가 했었죠
새해 복 마니 받으십시오

[다빈치 윤강]

축하 드립니다...

[송미량]

고마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로를 선택할때에 용기가 필요했겠습니다

[如林 진영숙]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

[송미량]

잘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이연수]

알듯 모를 듯 ... 제가 수필에 문외한이어서 정확하게 글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갑니다. 죄송합니다. 공부하겠습니다.

[송미량]

저두~~~ 죄송하고 고마와요.
농축된 시 작품은
그게 매력인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문인중
시인의 수가 더욱 적은 줄 알았는데,
수필가보다 많더군요.
2009년말 현재로
시인5,111명 수필가 2625명 아동문학가879명 시조시인730명 소설가760명
요정도
통계는 정확성이 생명이지만, 오차를 감안해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松堂)남상효]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마라도 갔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날라갈뻔했어요

[송미량]

감사합니다 천만다행입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행전 박영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