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세오름 대피소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나눠받은 쵸코파이와 식혜로 점심을 먹고
다시 발길을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 섭니다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하산 코스 대신 차량 회수를 위해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노루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손이 시릴 정도로 차거운 노루샘물을 받아 마셨더니 속이 시원해집니다
지나가던 어떤 산객이 마셔도 되냐고 묻길래 "한라산 약수"라고 알려줬지요
미나리 아재비 꽃과 '도시처녀 나비'
감절대
흰그늘용담
차츰 멀어지는 남벽!
전에 못보던 선작지왓의 전망대로 가봅니다
그 곳에서 바라보는 남벽과 윗세오름 풍경이 장관일 것 같았기 때문인데
불그죽죽한 철쭉이 빠져 조금은 아쉬움을 담아야만 했습니다
그늘속의 이끼도 내 눈을 비켜가지는 못합니다
구상나무
죽으면 이런 모습이 되게 마련이지요!
전에는 이런 너덜길도 중간에 있었으나
이제는 말끔하게 데크길로 연결되어 걷기에 아주 편해졌습니다
한라산에는 80년대 부터 노루 보호활동으로 많은 노루들이 살고 있다 합니다
노루는 다른 사슴들과는 달리 5~7마리가 모여 가족단위로 생활하며
9 ~`12월에 짝짓기를 하여 이듬 해 5 ~ 6 월에 2~3마리의 새끼를 낳고
아비가 된 숫컷에게만 뿔이 있는데 12월경에는 탈각된다고 합니다
함박꽃
마가목
구상나무
구상나무는 햇잎의 깍지가 벗겨지면서 긴 줄기로 자라는데
소나무과의 한국특산 식물입니다
한라산 외에 덕유산, 지리산 등에서도 사는 늘 푸른 나무이며
한라산에는 해발 400m 고지 이상의 넓은 면적에 숲을 이루기도 하고
구과의 색에 따라 붉은 구상, 푸른 구상, 검은 구상으로 분류가 됩니다
세바람꽃
천남성은 독초로 많이 알려진 식물인데
이 곳의 천남성은 거의가 잎으로 꽃이 가려져 잘보이지 않는 숨은 꽃(隱花)입니다
많은 개체가 등로 주변에 널려 있으나 사람들은 꽃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더군요
둥근잎천남성
기암 능선 너머로 서귀포 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블레오름?
쥐오줌풀
산수국
병풍바위 골짜기를 내려다 보고있는 선바위
좁은잎 참빗살나무
구름이 덮고 있는 어스렁오름 방향으로 비가 내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바람이 반대방향으로 불어주니 우중산행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스렁 오름
꽃개회 나무(?)
병풍바위 옆모습
이런 화산바위들도 더러 눈에 띄구요!
줄기식물인데 이름은~?
해발 1500m 지점을 가뿐히 내려서고 있습니다
【영실기암】
설문대할망에게는 오백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들에게 죽을 먹이기 위해
큰 가마솥에 죽을 끓이다 실수로 설문대할망이 솥에 빠져 죽었다
외출 후 돌아 온 아들들은 여느 때보다 맛있게 죽을 먹었다
마지막으로 늦게 귀가한 막내가 죽을 뜨다가 뼈다귀를 발견하고
어머니 고기를 먹은 형들과 같이 살 수 없다고 차귀도에 가서 바위가 되었고
나머지 499명의 형들은 한라산으로 올라가 돌이 되었다
그래서 영실기암을 '오백장군' 또는 '오백나한'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새
영실을 오가는데에는 다섯개의 작은 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계곡이 넓거나 깊지는 않아도 그 안에는 이런 기이한 모양의 나무도 살고 있더라구요!
개족도리풀
드디어 평지로 내려서며 무릎걱정은 한 숨 돌렸고!
소나무 숲
영실에는 제주도에서 보기 드물게 소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습니다
이 곳의 소나무는 해안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곰솔과 달리 나무 껍질이 얇고 붉으며
키도 크고 미끈하게 자라는 적송(赤松)입니다
해발 900m에서 1300m 지대에 주로 살고 있다 합니다
거북이 걸음으로 출발장소였던 주차장에 내려왔습니다마는
남벽까지 진행한 일행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일행들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오백나한전에 들려 절구경도 해보고!
차를 회수하여 한 시간이 넘게 서에서 동으로 달리며
차창밖의 제주 풍광들을 여유롭게 감상합니다
스쳐 지나가는 서귀포와 남원, 표선을 통과하여 성산의 숙소에 도착하니
그럭저럭 저녁때가 돼갑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시장한 배를 위로하려 바닷길가에 있는 맛집을 찾아갑니다
숙소 맞은편에 길게 뻗쳐있는 '우도'
숙소에서 일출봉과는 약 3km의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올레길 1코스를 잠시 걸으며 만난 꽃들 중에는 '무우꽃'도 있네요
해국
갯강활
마편초
성산포항의 도크와 저녁식사를 하러 나온 백로
남들 눈에는 한가로워 보이지만 정작 백로에게는 치열한 기다림의 시간이지요!
돌들을 뒤덮은 푸른 이끼류는 파래일까요?
이런 음식으로 시장한 배를 채워갔습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황혼이 찾아들었구요!
숙소에서 '입가심 한 잔'하려고 회를 포장하러 들렸습니다
횟집 수조에 갇혀 있는 돔(9㎏)의 덩치에 놀라 주인에게 물었더니
이틀전 앞바다에서 잡은 고기라며 이 보다 더 큰 놈도 가끔씩 낚아 올린다고 합니다
미끼로 사용한다는 광어 새끼도 보여줍니다
얼근해진 기분으로 바닷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초승달
바닷물에 떠 있는 것 같은 이 산은 '지미봉'이 아닐까 싶습니다
길가 어느집의 간판은 취화선(醉華禪)이고!
우리가 묵게 될 펜션 이름은 '봄 그리고 가을'입니다
남도(南島)의 야경을 잠시 즐겨 봅니다
우도를 바라보며 폭죽 놀이를 하는 가족
밤바다 구경도 시들해져 방으로 들어와 포장해 온 도다리회로
늦게까지 한담(閑談)을 나누며 쏘맥을 기울였습니다
내일 새벽에는 일출 구경을 가기로 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담아 제주의 밤은 점점 깊어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