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어서 빠쁘신 분은 다음에 읽으세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부제:코로나를 찾아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사람을 최대한 적게 만나면서
가는 곳에 피해도 안주고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며
우리나라 코로나의 발원지를 찾는 방법은 뭘까?
며칠을 고민한 끝에
토요일 반포 고속터미널 새벽 1시 버스로
서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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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가
금요일 막차인가? 토요일 첫차인가?
예상한대로
승객이 거의 없어 사람간 거리두기가 확실하게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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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톱으로 3시간 35분만에 도착한 목포.
24시간 감자탕집에서 식사를 하고
손님이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1박2일의 계획을 마지막으로
점검해 본다.
이번 라이딩의 목적은
상춘(賞春)과 체력증진 그리고 Mr.코로나의 발원지를
찾는 세가지를 동시에 도모함이다.
바닷가라 초봄의 북풍이 맞바람으로 다가와
체력소모가 많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손이 시렵다.
서울은 벌써 벚꽃이 피었으나
이곳 벚꽃들은 이제서야
하얀색이 보일듯 말 듯 하다.
벚꽃은 남동풍 봄바람이 피워내기 때문에
북서풍과 직접 마주하는 서해안은
벚꽃 개화가 늦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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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에 아무리 자세히 봐도 비행기가 한대도 없다.
알고보니 3월말까지 폐쇄되었고 4월에도 지속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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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낙지>를 안먹고 갈 수가 없다.
기절낙지는 기절했다가 초장이나 뜨거운 물에
닿으면 다시 살아난단다.
바이러스를 기절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손님이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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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저씨 혹시 코로나19라고 보셨나요?"
"몰러 이노마.
우리 엄마 아버지 다 구제역으로 살처분 해놓고
너그뜰은 괜찮을 줄 알었지 음~~~~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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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아저씨 혹씨 코로나라고 보셨어요?"
"난 눈이 나뻐 쪼매난것은 잘 안보여. 근데 조금만 더 가봐
박쥐 비슷한 걸 어디서 본 것 같은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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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afeattach/11bPE/d904b63e5b86f4f63a791bc514557233b57b9d0f)
함평이 한우로 유명해 <육회 비빔밥 거리>가 있다.
육회의 식감이 채소 섬유질의 까칠함을 감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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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성>
성곽을 3번 돌면
무병장수, 극락승천 한다는 전설이 있어
평상시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리 성을 축성해 왜구를 막았다고 하는데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떻게 막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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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았다.
박쥐 이놈아~~~~🦇
너 땜시 코로나가 창궐하여 주식이 폭락해
노후대책 하려고 모아둔 돈
다 날려 폭망했다. 짜샤~~잠시 나 좀 보자. 내려와.😠
야이 쌈마이같은 놈아
전 세계가 너 때문에 니주가리 십빠빠 되었다
빨리 내려와. 넌 오늘 주것따.😡
"왜 그러세요 저는 황금박쥐예요. 몸이 황금으로 되어있어
바이러스 같은 거 절대 못들어 와요"
"정말 그러네. 노랗다. 에고 에고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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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에 열받아서 선운사 옆 풍천장어 집에서
잎새주 한 병 다 먹었다.
그놈의 코로나
내가 꼭 찾고야 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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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머물 한옥마을 숙소다.
예약을 했는데 체그인과 아웃을 언택트로 하여
관리인 얼굴을 한번도 못보았고
마을 전체 투숙객이 이 가옥 밖에 없다.
어디서 아릿다운 낭자가 한복을 입고 나타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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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목포에서 고창까지 132키로를 달렸다
봄은 온데간데 없고
코로나는 못 찾았고
체력증진만 과도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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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곰소항의 어느 유명한 횟집은 텅텅 비어 있고
사장님왈 이 시기면 전국의 대절버스로 예약 안하면
식사도 못한단다.
곰소의 명물 젓갈정식.
가자미젓, 갈치속젓, 청어알젓, 어리굴젓, 오징어젓, 대구젓
낙지젓, 밴댕이젓 8가지 반찬.
내가 평생 먹어 본 젓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단연 엄마젓이었고
더불어 아내 젓도 나름 훌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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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항의 새우에게 코로나 물어보려다 말았다.
맨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져서 제 몸하나 간수하기도
힘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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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
영화의 한 장면인 양
인류가 멸망하고
살아 남은 사람같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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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에 장소에서 결국 코로나의 흔적을 찾았다.
백악기 수억년 된 채석강
인류가 19세기 처음 바이러스를 발견하였지만
이미
생명체와 더불어 수억년 같이 살아온 바이러스.
세균보다 훨씬 작은 코로나의 조상들이
저 쌓인 책처럼 켜켜이 변종으로 전해져
우리와 만나게 된 것이
Mr.코로나이다.
바이러스의 숙주가 세포인 이상
생명체와 같이 했고 영원히 같이 할 것이다.
우리가 진화하듯
그네들도 같이 진화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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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33키로.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세균은 항생제가 죽이고
바이러스는 백신(치료제)이 죽이는데
나를 죽이는 건 내 자신이다.
항상 호연지기와 배려와 겸손으로
스트레스란 바이러스가 침투 못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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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 인근 군산 명물 매운짬뽕.
이 집은 저녁인데도 줄서서 기다려야 했다.
홍합 위의 낙지 한마리가
조개부대 대장같은 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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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고맙게 잘 자란 보리들아,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 시인님
당신의 목놓아 외쳤던 그 곳에 봄은 결국 오고야 말았으니
바이러스로 빼앗긴 우리들의 봄
꼭 저희 힘으로 되찾고야 말겠습니다.
인류의 집단 지성을 우리들은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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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문의 여행수기를 일도 안하고 오전내내 일필휘지로 잼나게 적으셨군요. 덕분에 서해 남도 구경 잘 했습니다. 돌로미테팀 아니라도 담엔 낑가줘요.
담에 꼭 같이 가요
잼나게 잘읽었습니다.
드신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담에는 함께 하는 영광을 ^^
영광을 그대에게
Let' go 함께
삭은 젓갈처럼 바이러스도 집단지성과 인류의 연대에 의해 삭아지겠죠.
영원히 없어지는 것은 아닐 터이고
없애려고 하면 또다른 무언가가 튀어 나오겠죠.
낙지, 한우, 뱀, 새우 그리고 박쥐 ,,,, 젓젓젓
감사드립니다 everything
젓은 짭쪼름하고 젖은 부드럽고 향긋해요.
젖에서 짭쪼름만 느끼셨나보네. ㅋㅋ
가끔은 넋놓고 살아야 맴이 편하더라고요
코로나로 인해 채석강을 제외한 가는 곳마다 한적 해서 좋은것 같기도 하다가도 너무 없으니 좀 이상하기도 했습니다. But 군산에 있는 왕산 반점은 이 시국에도 그 큰 홀이 사람들도 꽉 차 있는걸 보고 나니 먹고자 하는 식탐 앞에 코로나도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긴 드네요~
나랑 너무 잘맞아~~~ㅋ
김훈은 봄에는 자전거 바퀴가 흙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그래서 봄에는 페달을 돌리는 허벅지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장거리 남도 라이딩, 원기님 체력도 대단하십니다.
남도 여행 사진중 추억이 묻어나는곳도 있네요.
같이 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흐~~미
화창한 주말에 신나게 라이딩하고 맛있게 먹고... 부럽기만 합니다!!! 지도를 보니 첫날 제 시골집 앞을 쏜살같이 지나갔겠네요. 언젠가는 나도~~~~
용석이 어머님한테 안부 여쭈려다
시간이 다급해 그냥 지나쳤어
기절낙지
숨은 장어
처진 박쥐
전라남도 전라 북도를 자전거로 .......
나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그것도 혼자서.......
자전거도 수천 아니 수백만원 짜리도 아닐텐데
몇년전 이천인가 여주에서 고장나서 택시비도 없어서 수리점까지 몇시간을 끌고 갔다는 그자전거?
동부간선도로에서 어여쁜 여자와 빡치기 했다던 그 자전거???
아닙니다. MTB 새로 장만했습니다.
거의 날아 다녔습니다.
그런데 기억력이 어찌 그리 좋으십니까?
대단하십니다
혼자가신게 아니었구만요!
날씨 화창하고 사람 없어서 좋았겠습니다.
남도는 음식이 제맛이지라~
먹고 잡네요 ㅎㅎ
웅짱님 주말 행적을 조사해보니,
장봉도 라이딩 갔더구만요!
봄바람 따라 훌쩍 다녀오셨군요,,
덕분에 남도의 봄냄새를 잘 감상했습니다,,
산너머남촌~에 개나리 아가씨는 잘 살고 계실려나,,,
사전 연구 많이 했습니다.
물론 제가 한건 아니지만 ㅎ
돌로미테팀이 같이 다녀오셨나보네요..,
잠달 건각들의 행보로.
빼앗긴 들에 봄이 빨리 올것같습니다 ㅎ
저도 친구들하고 부부동반 1박2일 당진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보다 더 재미있을것 같으네요
자전거가 떠오르는 레포츠라 하더니... 자전거 여행은 정말 극강의 훈련인 듯 합니다.. 영화에나 예쁜 원피스 입고 모자 스카프 날리며 달리는거지요... 현실은 살기위해 먹고 돌아오기 위해 내달려야하는것 같은데요??
대단하십니다..
막판에 귀경버스 시간에 맞추려고
땅만보고 달렸습니다
@김 원기 ㅋㅋㅋ
담에 꼭 한번 같이 라이딩하고 싶습니다. 식도락 라이딩 넘 부럽습니다.
꼭 같이 해요
한적할 시기에 잘다녀오셨네요
달리기는 모르겠는데 자전거 체력은 짱이십니다.
특히 지역 먹방과 박쥐 스토리가 창의적입니다ㅋㅋ
라이딩에 이야기를 입히면
리딩reading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