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순간 이 동 순 (1950~ )
내가 창가에 다가서면 나무는 초록의 무성한 팔을 들어 짙은 그늘을 드리워준다
내가 우거진 그늘 답답해하면 나무는 가지 틈새 열어 찬란한 금빛 햇살 눈이 부시도록 보여준다
나무는 잠시도 가만있질 않고 바람과 일렁일렁 무슨 말 주고받는데 이럴 때 잎들은 자기도 좀 보아달라고 아기처럼 보채며 손짓하고 다람쥐는 가지 사이 통통 뛰고
방금 식사 마친 깃털이 붉은 새들은 나무 등걸에 부리 정하게 닦고 세상에서 처음 듣는 어여쁜 소리를 내고 있다 |
첫댓글 그 순간을 눈여겨 보며 대화할수 있는 시인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