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가는 소리
류화옥
오늘도 아침 해는
동녘 하늘 물들이며
홍시 같은 얼굴로 떠오른다
하늘에 걸려 있던
어느 여인의 눈썹 같은 달
반짝이던 별빛도
구름 사이로 사라져 버린다
온 도시를 가마솥처럼 달구던 폭염도
세상 다 삼켜버릴 듯 쏟아지던 폭우도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 같던 태풍도
모두 지나 가 버린 지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푸른 하늘엔 목화솜 같은 뭉게구름
또 다시 눈부신 햇살은 빛나고 있다
자욱이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아침을 알리는 새들의 노래 소리
숲 속을 흔들고 가는 바람 소리
새벽을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소리
한 여름이 지나가는 소리다
격정의 여름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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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화옥
여름이 지나가는 소리
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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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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