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7일에 애주가에 가입하고, 6개월째되는 2023년 3월19일에 첫 마라톤을 완주하였다.
아직, 그 흥분되고 기쁜 마음이 다 사라지지 않아 즐거운 마음으로 지난 6개월의 준비과정과 대회 소감을 남겨 본다.
먼저, 러닝에 흥미를 일깨워주고 여러가지 많은 도움을 주신 애주가선배님들,회원님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나의 러닝훈련은 부상과의 싸움이었다. 유연하지 못한 신체를 가진탓에 러너와 관련된 부상은 다 경험한 것 같다.(거위발건염,장경인대통,족저근막염등등)
한달의 절반은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대회 일주일전부터는 포기를 고민 할 정도로 심각한 통증에 시달렸다. 그럴때마다 여러 선배님들이 다양한 조언의 해주셔서 다행이 매번 잘 극복해 나왔던 것 같다.
대회를 준비하며 부상도 힘들었지만, 음주를 피하는게 정말 힘들었다. 보름정도를 남겨 놓고는 최대한 음주자리를 피할려고 하다보니, 욕도 많이 들었다.(3년만에 회사 대표가 소주 한잔 하자는것도 거절…ㅋ)
귀동냥으로 여기저기서 들은데로 10일전부터는 식단관리도 열심히 하고, 대회 이틀전부터는 이온음료를 몸에 꽉꽉채워 넣어서 몸에 수분이 충만하게 만들고, 쥐나는데 특효라는 크램픽스도 듣자마자 번개배송으로 구매하고, 하의 바지가 타이즈가 좋다고 해서 멀리 해외에서 직구로 구매도 하고, 다리 통증이 나은게 아니기에 전날 오전부터 진통제 미리미리 먹어두고…지나보니 엄청 유별나게 준비를 한 것 같다.
새벽4시에 기상하자마자, 전날 사다놓은 전복죽 한그릇먹고, 이온음료 500mml 한통 비우고, 화장실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아픈곳 꼼꼼히 테이핑도 하고…(이날 쓸려고 특별히 호피무늬 테이프 얻어놓음..혹시나 호랑이 기운으로 달릴 수 있을까 싶어서…ㅋ) 옷도 잘 챙겨입고 대회장으로 출발…
차안에서 바라본 광화문광장은 이미 러너들로 가득했고, 그 순간부터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었던 것 같다. 그 때문인지 다리의 통증도 인식할 수가 없었다.
출발 신호와 함께 나의 러닝 메이트 알리님과 힘차게 출발을 하였다. 넓은 도로와 많은 러너들로 인해 속도감을 전혀 인식할 수가 없었다. 급히 시계를 보니, 맙소사 질주하듯이 달리고 있었다. 급히, 천천히 가자고 소리를 외쳤지만, 이미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런지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평소 페이스주 보다 20초 이상 빠른 속도로 10Km구간까지 통과하고(특히 9km구간은 1분이상 빨리 달렸음ㅜㅜ) 페이스가 점점 더 빨라 지는걸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12Km구간을 통과한 후 발바닥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하며, 바로 앞에 있는 진달래선배랑, 알리님을 따라가기가 벅차게 느껴졌다. 먼저 가시라고 얘기하고 그 때쯤 헤어진 것 같다. 다리는 계속 아프고 포기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그 때부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27km지점까지 선택을 못하고 고민만 하며 계속 달렸다. 시계는 보지 않은지 오래 되었고 선배님들 조언에 따라 5Km지점부터 급수대 놓치지 않고 급수 하고, 15km부터는 파워젤도 5km마다 섭취를 하였다. 주최측에서 나눠주는 파워젤은 하나씩 가져가라는데 안면 몰수하고 한움큼 움켜지고 30km이후부터 3,4km마다 먹었던 것 같다. 덕분에 살이 안 빠진건 비밀…
27km지점을 지날 때쯤 앞서 나갔던 알리님이 보였고 반가운 마음에 뒤에서 살짝 밀어주며 같이 달릴려고 했으나, 내발이 그 때쯤 가속모터가 달린 것 처럼 앞으로 쭉쭉 나가기 시작했다. 주변의 상황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나만의 레이스가 시작된 것 같다. 햄스트링이 뻣뻣해지는 느낌을 들때는 마귀님이 가르쳐주신대로 종종걸음으로 달리는데, 다른 러너들이 뒤로 휙휙 사라지는게 꼭 내가 축지법을 쓰는것처럼 느껴지는 재미난 경험을 했다.
계획보다 좀 이르게 스퍼트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기록을 보니 속도는 처음과 동일했다. 아마도 다른 주자들의 페이스가 떨어지니 내가 빨리 달리는 것 처럼 느껴졌나보다.
잠실대교가 보이고 눈물이 날것처럼 힘든데, 저멀리 애주가 깃발을 흔들고 있는 의왕꽃도령을 보며 힘을 내어 본다. 꽃도령이 전해주는 핫식스를 먹다 코로 들어가는 바람에 켁켁거리고, 나중에 꽃도령보고 “너가 제대로 안 쥐어줘서 10초 까먹었어” 라고 투덜 거렸다..
2km가 남겨 놓고 잊고 있던 시계를 보니, Sub4 기록이 눈앞에서 유혹하고 있는게 아닌가…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고, 초반에 포기할려던 마음은 어디가고 죽자살자 뛰기 시작했는데, 아…다리가 안따라 주네…주 경기장 입구가 보일 때쯤 기록은 포기하고 모자벗고, 묶은 머리 풀고 두손 들고 웃으면서 사진이나 잘 찍히자 하고 경기장을 들어서는데, “애주가 파이팅~~” 안나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트랙을 달리는데 까만폭탄의 응원소리도 들리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눈물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덤덤했던 것 같다.
42.195km라는 거리가 달리기를 시작할땐 전혀 실감하지 못했던 거리인데,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거리인지 이제는 체감을 한다.
그렇게 힘들게 왜 달리냐고 주변에서 많이들 얘기하는데, 내 대답은 한가지 “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 뿐이다.
지난 6개월 러닝을 하면서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늘 한결 같이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생애 첫 마라톤대회 완주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기분, 이 느낌 그대로 앞으로도 나의 즐런은 계속 될 것이다.
대회에 도움을 주신 약물들(내돈내산)
베이직 뉴트리언트 투퍼데이 (쏜리서치)
킬레이크 칼슘 마그네슘 (블루보넷뉴트리션)
MSM 1500mg (닥터베스트)
더블 스트랭스 L-아르기닌 1000mg (나우푸드)
리커버리 용품
크리스티넨무어 근육통 크림
안마 의자, 폼롤러, 아이스팩
식음료 지원
다이어트도시락 (허닭)
프로핏 웨이프로틴 (셀렉스)
의료 지원
호계경*한의원 고경표원장
후원회
회장 우리집 주인마님
후원회원 식구들
첫댓글 첫 풀 완주 축하합니다 부상을 극복하고 얻어낸 훌륭한 성적에 일단은 만족하시고 꼭 서브4하세요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훈련과 대회 준비물들 그리고 부상과 레이스 과정들이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한 후기를 읽으니
2004년 12 월에 가입한 제가
2005년 3월 마라톤 첫 풀코스 완주 기억과 함께
그때의 긴장감과 설렘이 다시금 다가 오네요
마라톤 완주 입문의 벽을 깨고 멋지게 입성하셨으니
더욱 풍성하고 알찬 추억들을 쌓아 가시기 바랍니다.
4시간 기록의 첫 풀코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늘 열심히 하는 회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첫풀 무사완주 축하드려요.생생한 후기가 영화같아요.고생하셨어요.부상중에도 대단하셔요
열심이님도 얼릉 부상회복하셔서 같이 달려요~~~감사합니다
그동안 부상때문에 맘고생 하시고 첫 풀을 위해 노력하신 것을 봐 왔기에 더 감동입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기록으로 첫풀 완주하신 것 축하드려요~~
선배님도 아프신곳 잘 치료받으시고 좋은 기록 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다음번엔 더좋은기록 분명히 기대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해오름님의 글을 읽으니
오만가지 감정들이
함께 공유되고.
또 공감되네요.
30키로 지점에서
알리님 떼 놓고 달리시는게
어쩐지 잘 달리신다 생각했는데 몸도 축지법을 쓰는 듯한 기분을 느끼던 때였나 봅니다.
첫풀은 완주 자체도 힘들고
부상이 있으셨는데
섭4로 완주 하시다니
그저 대단하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내돈내산 물품들도 가히 입이 쩌억~
해오름님 근처 얼씬 거리면
콩고물 하나씩은 떨어질것 같으니
오늘부터 대 놓고 친한척 하며
얼쩡거릴께요 ㅎ
첫풀의 감동 오래 오래 간직하시고
몸도 회복 잘 하시길 바랍니다.
훈련때 옆에 오셔서 "주머니 좀 털어봐 해주세용" 뭐가 나올지는 그때 그때 달라요...ㅎㅎ...감사합니다.
good job!
감사합니다^^
와우!! 첫풀 기록이 엄청나네요 ^^;;;
축하드립니다 ~
가을엔 다시 꼭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파이팅!
해오름님 언제나 밝은 얼굴로 달리고 계셔서 부상이 이정도일줄 몰랐어요. 정말 노력 많이 하셨습니다~ 그노력이 정말 멋져요! 해오름님후기 읽으며 제 첫풀코스 기억도 떠올려보고, 웃음도 나네요. 첫풀코스완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쭈욱 이 즐거운 달리기 함께해요.
가을엔 뒤에 따라갈려고 노력할겁니다...잘 도망가 주셔야 합니다...^^
해오름님 멋지십니다. 첫풀 좋은 기록 남기신것 축하드리고 달리기를 즐겁게 하시다보면 목표한 꿈 이루실겁니다...축하합니다.
네...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자세로 열심히 훈련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첯첫풀 완주을 축하 드립니다.^^
응원과 축하 감사합니다.
초반 오버페이스 유혹 잘 참으시더니 첫 풀 좋은 성적 얻으셨네요~
왕 축하드려요~
이 느낌 오래간직하며 부상없이 원하는 멋진 기록도 세우시길요~~^^
선배님의 멋진 자세를 항상 따라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상중에도 첫 풀을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감동의 순간들을 기억하며 가을에는 더 좋은 기록 기대해봅니다
처음 청계사갈때 선배님 뒤에 따라가던 기억이 나네요...좀처럼 따라가기가 힘들었는데...^^ 더 좋은 기록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 풀 축하드립니다!!!!!
아청님도 완주 축하드립니다...우리 동갑인데 자주 얘기도 못나눴네요...담엔 얘기 많이 해요^^
첫 풀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달릴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대회 후 남는 약간의 이쉬움은 다음 대회를 위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번에 모두 이루면 재미 없잖아요~
잎으로도 하나씩하나씩 만들어 가는 즐거움 계속 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동마 끝났으니, 동편마을 모임 기대하겠습니다.^^
축하드려요
올 가을 에는 3:30목표로 더욱더 높은곳을 향해 아자
부상만 조심하면 무조건 성공입니다
한단계씩 차곡차곡 쌓아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알리님을 제치시고 독주체제로....ㅋ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잘 해내셨네요.
또 힘내서 달려봅시다.
해오름님 힘....!!!
감사합니다...이번엔 비록 알리님이랑 갈라졌지만, 다음엔 같이 해야죠^^
첫풀을 달리는 분이 나보다 많이 알고 열심히 노력을 했네요.
조만간 나를 추월하겠어요. 화이팅!!!
임원분들은 행사까지 같이 준비해야 해서 이래저래 힘드실텐데, 매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 느낌 이대로 선배님들 따라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타고난 DNA인간들은 빨리가지만 의외로 빨리 나락으로 떨어지고 느리지만 꾸준한 주자들이 오래 남아있습니다.굽은 소나무처럼!!
선배님 말씀처럼 오래 롱런하는 달리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