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안티이면 내가 성장할까?
영화 패터슨( Paterson, 2016)는 미국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의 이름은 ‘패터슨’이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은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는 성냥갑에 쓰인 문구나 빨래방에서 누군가 즉흥적으로 부른 노래 가까이 서 보고 듣고 느낀 것에 영감을 받아서 일상의 기록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 내려간다.
버스 운전사인 주인공은 남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평범했던 하루였지만, 패터슨은 시로 쓸만한 소재가 넘쳐나고 풍부하여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몇년 되지 않는 영화이지만 영화 내용이 기억이 가물거린다. 기억이 나는 것은 운행을 마지고 버스에서 시를 쓰는 모습과 맥주를 마시며 시를 쓰는 모습이 간간이 생각이 난다.
영화는 각본에 의해 감독이 만들어 내는 창작물이다. 그래서 감독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도 세계적 거장 짐 자무쉬(Jim Jarmusch 미국, 이름으로 봐서는 중동 사람 같다)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패터슨>의 주인공 ‘패터슨’은 매일 규칙적인 일과를 보낸다. 특별한 면이 있다면 틈틈이 시를 쓴다는 것. 시인 겸 버스 운전사인 셈이다.
감독은 도시 패터슨을 찾았고, ‘패터슨’이 그랬던 것처럼 실제로 폭포수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한참을 그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패터슨에 살며 시를 쓰는 어떤 노동자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블랙버스터도 아니고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코메디 영화도 아닌 재미와는 동 떨어저 있는 것 같은 이 영화를 아직도 내가 기억한다는 것은 주인공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한 밤중에 일어나서 글을 쓰고 있다. <패터슨>의 주인공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난 틈틈이 글을 쓰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부인이 주인공이 쓴 시의 아주 광팬으로 등장하지만, 나의 집사람은 내 글의 안티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이번에 책을 출간 되고 나서도 집사람은 나의 책의 내용 중 불합리한 것이나 잘못된 내용을 지적질 하기 바쁘다.
충분히 좋은 말로 할 수도 있고 비평하는 것은 세상에 널려 있는데 가족만은 나의 글에 토를 달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집 사람은아직도 안티를 하고 있다.
처음에 책이 나오고는 책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가 처형이나 친구가 책을 보고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자신은 읽지 않아 대답을 할 수가 없으니 늦게 읽기 시작 하더니 이틀 만에 다 보고는 나의 글에 비평을 하기 시작한다.
남이라면 내 글에 대한 토를 달고 잘못 된 것을 지적질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한평생을 같이 살아가야 하는 배우자가 안티를 하고 있다면 기분이 좋을리 없다.
예전엔 인터넷에서 굴러다니는 글을 베껴 쓴다고 하였는데 글을 보고 난 뒤 이제는 남의 글을 베껴 쓴다는 말을 안 하는 것만이라도 다행스럽다.
문학 동우회 모임에 가면 (요즈음은 가지 않지만) 시인들은 시를 쓰면 가장 먼저 배우자에게 보여 준다고 한다. 그럼 배우자들은 아주 좋다며 항상 칭찬하는 말에 시를 계속 쓸 수 있었다고 하였다.
만약 시를 쓴다면 이렇게 안티를 하는 배우자를 함축된 시어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난 그래서 시를 쓰지 않고 수필을 쓰는지 모르겠다.
수필은 시와 달라서 긴 글을 써야 하므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마무리를 해야만 해서 틈틈이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나 같은 경우는 그러하지만 또 다른 분은 수필도 틈틈이 쓰시는 분이 있을 수 있다. 영화 에서는 출판 하려고 모아둔 노트를 개가 물어갔는지 그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처럼 컴으로 글을 작성하고 스토리에 올리면 자신의 글을 잊어버릴 일이 없을 것인데 생각 했었다.
시를 쓰는 것은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수필에 비하여 몇 줄 되지 않은 글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쓰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감이 떠오른는 것을 빨리 옭겨 적을려면 노트에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요즈음 시인들은 하루 종일 폰이 자신과 같이 있기 때문에 아마 스마트폰에 자신의 글을 쓰지 않을까 싶다.
버스 운전을 하며 글을 쓰는 패터슨과 나와는 공통점이 있으면서 나와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광팬 인 부인이 있었지만 결국 시집을 출간하지 못했지만 난 책을 출간 했다.
나를 발전 시킬 수 있는 것은 안티인 배우자인가?
금요일 서류는 마무리 되어 간다. 혼례 준비도 해야 하고 마음은 바쁜데 제출을 오후 한시에 하라고 한다. 돈 주는 이에게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고 해야 겠다.
당신은 주절주절 비가 내리고 있네요. 이 비 그치면 추워 질 것이라고 하는데 감기 조심 하세요.
당신의 사랑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