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처럼
부쩍 늘어난 것은
막강한 고집뿐,
허구한 날 떼를 쓴다
위로 하늘로
덩치보다
머리 큰 녀석 하나가
불끈 솟구치는
삶의
통과의례처럼
노랗게
더
노랗게 해 솟구치는
가벼이 살 수 없는
이
치열한 앙모(仰慕)
이 수직의 질주!
코스모스를 꼲다¹
1. 民의 다양성
그렇지마는
않은 듯 피어난
날도
식물도감 해설처럼
제철이 틀린
게
더러 있고
피어난 것도
형형색색이고
자라난 키 높이도
마냥
제각각이고
높고 푸른 가을
천공 아래,
단단한 흙 위에
가릴 데 없이
수천,
수만의 순정인데.
2. 리더십의 不在
그렇지마는
여왕개미는 지도력이
아예 없는 듯
고추바람²같은 봉쇄 속,
바쁜 일손 제쳐두고 일으킨
군중의 촛불에
부패는 속절없이 스러지고
경기가 진
뒤, 유니폼에 새겨
둔 등번호 1을
점퍼로 가린 부정 선수는
승자 편의 관중인
척하며 섞이어
뿔뿔이 흩어지고
뜨거운 물에 탄
달달한
콩가루는 얼음덩어리에
녹아, 서서히 묽어지는데.
3. 늘 결전의 場으로
그렇지마는…….
아, 아무도 없다. 오, 오늘만큼 잊히다. 어, 어디로 다들 갔을까. 우, 우리는 또 언제 분노할까.
한
때의 슬픈 저항,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가 뿜는 고단함, 자지러지고
까무러치는
선전 선동의 일격과 고요한 동요 속,
아직은 종결할 수 없는, 평가할 수 없는
애증으로 변화 발전하는 꽃의 이름인데.
1 (사람이 실적을) 잘잘못을 가려서 평가함.
2 살을 에는 듯이 매우 차갑고 매운바람.
▲ 이종근 시인
계간《미네르바》데뷔.
《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 《박종철문학상》, 《부마민주항쟁문학창작공모전》, 《국립임실호국원나라사랑시공모전》등에서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