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감불원ㅣ殷鑑不遠]
○ 거울로 삼을 전례는 가까이 있다
○ 殷(은나라 은) 鑑(거울 감) 不(아닐 불) 遠(멀 원)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지 않다는 뜻으로, 남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말.
이 말의 처음은 ‘망국의 선례(先例)는 바로 전대(前代)에 있다’는 뜻이었다. 시경(詩經) 대아편(大雅篇)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은나라의 거울은 먼 데 있지 않다(殷鑑不遠). 전대인 하나라에 있다(在夏后之世).” 이 노래는 중국 고대 왕조인 하의 걸왕(桀王)과 은나라 주왕(紂王)의 행위와 결부된다. 이 둘은 혁명으로 망한 왕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걸주’로 함께 불리는 폭군의 대명사이다.
걸왕은 총희 말희의 환심을 사기 위한 사치와 환락으로 국정을 내팽개쳤으며, 마침내 은나라의 탕왕(湯王)에게 멸망했다. 은왕조도 600년 뒤 주왕에 이르러 하왕조와 같은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주왕 역시 달기라는 여인과 함께 주지육림(酒池肉林)에서 놀았으며, 이를 간하는 신하는 포락지형에 처했다.
이같은 폭정을 만류한 삼공(三公) 중 구후(九侯)와 악후(鄂侯)는 처형되고, 훗날 주(周)나라의 문왕(文王)이 될 서백(西伯)은 유폐되었다. 그때 서백이 주왕에게 간한 말이 앞에서 인용한 시이다. 즉 하나라 걸왕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충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