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녀석이 갑자기 묻는데 진짜 포도나무가 없었습니다
바로 포도나무 몇그루 구해다 심었지요
이런사연으로 들어온 나무는 최초로 말을 꺼낸 식구가 우선권을 갖습니다
밤나무는 막내아우가 처음 말을 해서 매년 추석때 막내가 와서 털어 먹습니다
앵두나무는 우물가에 심었는데 응달이져 착과가 안돼 지난해 양지쪽으로 이사 시켰고
배나무와 사과나무는 비닐하우스 기초공사를 하면서 이사했더니 아직 열매가 안열고
자두나무는 조카딸의 학교숙제로
밭 가운데 심어졌고
살구나무는 제가 꽃을 보고싶어 밭 입구에 심고
두충나무는 옆집(양계장)과 경계를 위해 심고
미선나무는 군락을 만들고자 밭뚝에
때죽나무는 나중에 집을 지으면 내려다 보려고 터 밑에
노각나무는 분재를 하려고 하다가 땅에 심고 너무 오래 둬서 지금은
아주 큰나무가 되어 그냥 있고
약에 쓰려고 심은 마가목은 아직 꽃이 안보이고
겹벚꽃은 왕벚나무라고 사온 중에 잘못 섞여와서 두그루 서있습니다
왕벚나무는 아버지 산소의 시야를 가려 거목을 옮겨 심었고
이번에는 갑자기 아들넘이 병솔나무를 심어 달라고 합니다
찾아보니 우리나무는 아니군요
아마도 월동을 못할것 같아 사양했습니다.
이 밖에도 사연을 가지고 있는 나무가 많습니다
금산에 갔다가 비에 떠내려 온것을 싣고온 소나무도 있고
설악산에서 한 가지 잘라다 삽목해서 하나 확보한 정향나무
언제 한가하면 이런나무만 모아 사연집이라도 하나 낼까 싶군요...
우리산천 拜
첫댓글 카페에 글올리는 것을 일회성이라 생각하지 않고 늘 다음(출간 등)을 준비하시는 산천님은 분명 앞서가시네요. //다른 회원님들의 사연이 있는 나무, 사연이 있는 꽃 이야기를 <한종나 꽃자리 이야기>에서도 보고 싶습니다.
전 작년 10월에 강원도 사시는 지인으로부터 포도나무, 머루나무,오미자나무를 두그루씩 공유받아 밭에 심었는데 어느 나쁜 X 씨가 포도2그루 다하고 머루 하나 하고 고만 뽑아가 버렸더군요. 그분께 뭐라고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날 풀리면 그동네를 수색해야 할지......
하나하나 이야기가 있는 과수고 나무니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것 같아 좋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네는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집 작은 마당에 심은 나무들도 각각 사연과 의미가 있어 저에겐 무척이나 소중한 많은 추억을 담고 있어요.올 겨울 주인 잘못만나 고생이 심했을걸 생각하니 봄이오는게 두렵기까지 합니다. 작은 화분을 보낸게 많거든요.
그러고 보니...우리 마당에 심긴 나무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네요!ㅎㅎ 누가 보내줘서...가족 중 누가 심으래서...그 나무들과 함께 세월 보내다 보면 새록 새록 생각나는 사연들에 흐뭇하기도 가슴 찡하기도 할 것 같애요!!
정원에 심은 나무는 대부분 사연이나 어떤 추억의 흔적이 있을 듯 합니다.....저의 작은 정원에도 작은 이야기가 숨을 쉬네요^^
열매가 열릴때가 되면 기다려질것 같아요.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대로 따먹을수 있는 과수가 있다는게 많은 사람들에겐 꿈만 같은이야기일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는 감나무밖에는 없네요... 부러워요.
작년에...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고향집 뒤뜰에 형제 자매 수대로 매실나무를 심었는데 달리려면 아직 멀~~었답니다^^
다들 노지가 널찍해서 좋으실껏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