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 軟粉紅裙子-연분홍 치마가 春風中飄揚-봄바람에 휘날리더라 今日衣帶嚼-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山燕往來的-산 제비 넘나드는 城隍堂之路-성황당 길에 花開時與笑-꽃이 피면 같이 웃고 花落時同泣-꽃이 지면 같이 울던 精心的盟誓-알뜰한 그 맹세에 春日無心逝-봄날은 간다!
深綠草葉叶-새파란 풀잎이 浮水上流走-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今日花信投-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靑騾搖鈴運-청노새 짤랑대는 驛馬車路上-역마차 길에 星升互相笑-별이 뜨면 서로 웃고 星落彼此泣-별이 지면 서로 울던 不可信期約-실없는 그 기약에 春日虛無離-봄날은 간다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 ※필자가 한자(漢字)로 써보았다.
지금도 모른다 왜? “봄날은 간다”를 그렇게 불렀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왜 “봄날을 간다”를 왜? 그렇게 불렀댓는지--
돌이켜 보면 지난세월 6.25 한국전쟁이 휴전된 화창한 봄날이었지만 정작 그땐 고단하고 힘들어 인생의 봄날인 줄조차 몰랐던 10~20대에 왜 “봄날은 간다”를 그토록 즐겨 외쳐 불렀는지. 지금도 모른다 !
동무들 몇몇이 모여 돌아가며 한 곡씩 뽑을 때는 “봄날은 간다”를 주로 불렀다. 그 시절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지도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이어가면서 논밭에서 일하다 잠깐 쉴 때나 산에 땔나무를 하러 갈 때 뜬 구름을 보면서 지게 목발에 장단을 치며 그저 혼자서도 곧잘 흥얼거린 노래가 “봄날은 간다”이었다. “봄날은 간다” ! 내 곁을 떠나간다는 것은 생각하면 서글픈 말이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은 아직도 내옆에 있다. “봄날은 간다”에 마음이 저려 오는 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과 같아서일 것이다.
1절 “꽃이 피면 같이 웃고”에서 목청이 높아진다. “알뜰한”에서 꺾어 “봄날은 간다”에 이르러 한숨을 쏟아내면 형용할 수 없는 처연(凄然)한 마음이 든다.
구성지고 서글픈 “봄날은 간다”가 지닌 묘한 카타르시스(katharsis) 효과 때문인지 이 노래가 하루 이틀 7,80년이 지나면서 명곡이 되고 유행가(流行歌)의 고전(古典)이 될 줄 몰랐다 “봄날은 간다” 제목의 상징성(象徵性)때문일까~~
6·25전쟁 직후인 1953년 백설희 가수에 의해 발표된 뒤 70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유행가 노래라기보다는 가곡(歌曲)처럼 한(恨)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아 슬프고 외로울 때 같이 울어주는 인생의 삶의 하소연 대상이 되었다.
세월이 어쩠느냐는 “봄날은 간다”를 불러보면 느낄 수 있다.
어떤 문학인은 “산다는 건 하나씩 없어지는 걸 겪는 것”이라 말하였다. 지금 없어져 가고 있으니--
천하를 다 얻은 것 같던 사랑을 잃기도 하고 승승장구하다 한순간 작아져 상자에 갇힌 것처럼 되기도 한다. 어그제 왔던 봄도 다갔다. 봄이 가는 것은 인생도 같이 간다는 것이다 !
花開時與笑-꽃이 피면 같이 웃고 星升互相笑-별이 뜨면 서로 웃고
여운(餘韻)만 남은 인생이다.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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