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제15편 위령공(衛靈公) 7장
子曰 可與言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而與 之言 失言.
知者不失人 亦不失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더불어 말할 수 있는 사람과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사람과 말을 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도 잃지 않고,
또한 말도 잃지 않는다.
나의 멘토(Mentor)는 90세 유모차 아주머니!!
필자는 아침마다 2000보 걷는 코스가 있다.
그리고 집 앞 정원앞 마당에서 10회왕복(1200보)로 마무리 한다.
옆 동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도 아침부터 어딘가 갔다 온다.
농월-안녕하게요 아주머니 아침에 일찍 어디 다녀오세요?
멘토-응 나도 산책했어!
농월-그 유모차 밀고 다니면 힘 안 들어요?
멘토-힘들면 앉았다 또 밀고 다니지 지팡이 보다 나아!
멘토-올해 몇이야? 나는 90인데 우리 집 아들 같아서 그냥 해라해.
농월-아이고 그럼요 그렇게 하세요!
멘토-올해 몇이야?
농월-저도 나이 엄청 많아요
멘토-젊게 보이는데 뭘, 우리 아들 나이같은데
허리도 빳빳하고 머리만 하얗고 얼굴은 그냥 청춘이야
농월-그렇게 보여요?
저도 허리 다리가 무거워 걷고 있는데요--
멘토-그럼 튼튼하게 보여
나이 들면 다 허리 다리가 무거워--
우리 아들은 올해 53센데 홍대졸업하고 어디 연구실에 다니고 있어
나도 홍대 다녔어.
우리 아들도 나처럼 허리가 안 좋아 휠체어 타고 다녀.
나 이 유모차를 밀고 일본 여행 세 번 갔다 왔어.
우리 영감은 오래 89센데 게을러서 쓰레기도 버리지 않아
담배 피울때만 밖에 나가고--
아저씨는 이 동네 소문났어 운동 열심히 한다고--
농월-그래요?
멘토-식구가 몇이야?
농월-둘이예요
멘토-아줌마 하고?
농월-아니 아줌마는 먼저 하늘나라 가시고 부처님 한분모시고 살아요!
멘토-불교신자야?
농월-아니 저는 종교는 없어요
멘토-그런데 웬 부처님을 모셔?
농월-예 생불(生佛)이라고 살아있는 부처님세요
멘토-살아있는 부처님? 나 평생 처음 듣는데.
학창시절 김동리 소설 불에탄 “등신불(等身佛)”은 읽었어도
생불(生佛)은 처음 듣는데 요즘은 그런 불상(佛像)도 팔아?
농월-예 요즘 세상이 변해서 그런 부처님도 있요
멘토-나는 스마트폰 컴퓨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생불(生佛)”도 있구나.
생불(生佛)이든 죽은 부처이든 열심히 운동하고 살어
사람은 누구나 다 죽지만 숨쉬는 동안에는 열심히 살아야지--
농월-예 아주머니 !
계속 이야기를 하면 끝이 없기에
이정도 이야기로 끝내야 필자의 아침 걷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스케줄(schedule)을 이어가야 한다.
그래도 유모차 아주머니가 고맙다
잠깐이라도 말을 주고받으니---
(필자는 90세 할머니를 아주머니라고 호칭한다 듣기 좋으라고--)
생불(生佛)이 집에 있을 때는 이런 저런 대화 상대가 있는데 출근 후면
대화 상대가 없다.
마트에 가서 물건사고 금액지불하면서 카운터(counter)와 돈계산
대화 끝나면 대화 상대도 끝이다.
그리고 TV 유튜브에서 주현미 조영남 미국가수 마리아가 부르는 노래를
소리 내어 따라 부른다.
조영남의 가고파
주현미의 삼천포 아가씨
【주현미 노래를 들으면 약 40년 전 일이 생각난다
아마 가수로 데뷔 할 무렵인가 “주현미”이름도 모를 때이다.
롯데호텔에서 회사 디너쇼에 주현미와 조미미가수를 섭외담당을 하였다
그 후로 주현미 팬이 되었다.
가까이서 본 조미미는 매우 미인이었다.】
이 정도가 하루 입을 벌려 내는 소리의 전부다.
걷기 운동만 해서는 부족하다.
SNS에 글만 올려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정말 생불(生佛)이나 다름없다.
말을 안 하면 말하는 인체 부분이 퇴화(退化)된다.
정서도 메마른다.
조물주(造物主)는 말을 하라고 입을 만들어 주었다.
말을 하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필자가 대화 상대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네야 되겠다-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말하지 않았는가”
-자기 인생은 자기가 가꾸어 나가야 된다고-
마트에 시장보고 계산이 끝나면 “감사합니다” 먼저 인사를 시작했다.
벌써 1년이 넘었다.
지금은 카운터 2명이 필자에게 먼저 “안녕히 가세요”를 한다.
아파트 청소하는 아저씨, 아줌마, 경비아저씨들--
필자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사람들에게 만날 때 마다 “안녕하세요”
어린이들에게는 “안녕 너 참 잘생겼구나”하고 먼저 인사를 한다.
이 노력이 효과가 있어 생각보다 필자에게 먼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엘리베이터도 필자를 먼저 타라고 한다.
마트에 시장 보러 가는 길옆에
이동차 야쿠르트 아줌마, 노점상 할머니,
그리고 유모차 멘토 아주머니가 다 대화 상대다.
하루의 이런 간단한 대화를 모으면 상당한 량이다.
그리고 작은 플라스틱 약통에 쌀을 넣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정원에서 걸을 때 비둘기 참새 까치를 만나면 쌀 모이를 준다.
부부 비둘기는 필자를 보면 가까이 온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