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짜파게티즈입니다.
오늘은 조금 늦은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2006 총결산을 해보려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천당과 지옥
말 그대로 한국야구는 2006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06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WBC)과 같은 해 12월에 열린 도하아시안게임(이하 AG)를 두고 하는 말이다.
1-1.세계에 한국야구의 매운맛을 보여준 WBC 4강신화.
당초 WBC가 열리기 전까지는 그렇게 좋은 전망만이 있는것은 아니었다.
먼저 미 현지 언론에서는 한국팀을 더블A 수준이라고 저평가했으며 WBC대표팀은 롯데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와 MLB 산하 트리플A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약간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 '김인식호'의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열린 직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의 첫 상대는 대만이었다. 대만은 지난 2003년 아테네올림픽 예선겸으로 열린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명 '삿포로의 굴욕'을 안겨다준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다. 서재응-김병현-구대성-박찬호로 이어지는 MLB 4인방의 환상계투진은 대만의 타선을 0점으로 꽁꽁묶었으며, 유격수 박진만 역시 9회 호수비로 대표팀 승리의 공헌을 했다.
뒤이어 열린 중국전에서는 선발 손민한을 비롯한 여러 국내파 투수들이 호투하며 중국에게 10-1로 낙승하며 사실상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3차전은 숙적 일본과의 대결이었다. 서로 2승을 올리며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한국과 일본이었지만 리그1위는 양보할수는 없었고 그전에 이치로의 '30년 발언'에 의해 분위기는 더욱 과열됐다.
양팀 선발은 한국에서는 메이져리거 김선우가 나왔고 일본에서는 지바롯데의 와타나베 슌스케가 나섰다. 초반 분위기는 일본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갔다. 1회와 2회에 일본타선은 김선우를 공략해 1점씩을 내어 경기를 유리한쪽으로 몰고갔다. 한국타선은 와타나베의 낮은 투구점은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작 분위기 반전은 한국의 수비에서 나왔다. 4회 만루상황에서 우익수 이진영의 다이빙캐치는 분위기를 순식간에 한국쪽으로 넘어오게 만들었다. 이병규의 희생타로 한점을 만회했지만 일본은 쉽사리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8회 '라이온킹' 이승엽이 투런홈런을 뽑아내며 역전을 만들어 냈다. 도쿄돔에는 한국의 함성이 울려퍼졌고 현지 일본관중들은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었다. 9회 마무리로 등판한 박찬호는 마지막 타자인 이치로를 뜬공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3전 전승으로 리그1위를 차지한 나라는 일본이 아닌 한국이었다. 이것은 신화의 시작이 되었으며 이제막 서곡이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여기서 잠깐! WBC 최악의 문제점 안일한 대회운행, 편파적인 대진.
에선리그를 1위의 성적으로 마감한 한국팀이 본선을 치르기 위해서 미국에 입성했을때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WBC의 주최측은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야구세계화에 공헌하겠다고 제의한 WBC를 아시아쪽에서는 일본이 좋게 받아들여 개최되었고 미국은 일본에게 많은 어드벤티지를 안겨주었다. 먼저 예선은 도쿄돔에서 열리게 되었고 일정은 일본에게만 유리하게 잡혀져있었으며 결정적으로 일본이 리그1위를 하게 될것을 미리 예상해 아시아1위팀이 묵을 특급호텔을 일본에게 2위팀이 묵을 호텔을 한국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경기일정을 미리 잡아놓았다며 한국에게는 2위팀 일정을, 일본에게는 1위팀 일정으로 변경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한국팀 관계자들은 모두 분개했고 결국 일정은 다시 제대로 돌아갔다.
멕시코-미국-일본을 차례로 꺾다!
사실 조편성 역시 미국위주로 짜여져있다는것을 알수있다.
A조에는 미국,멕시코,한국,일본이 배정되었고 B조에는 쿠바,도미니카,푸에르토리코,베네수엘라로 배정이 되었다. 미국은 메이져리거들이 즐비한 도미니카, 베네주엘라 아마최강 쿠바 그리고 홈 이점을 안고있는 푸에르토리코를 전부 B조로 편성하게 했다. 거기다가 미국은 이미 약체들과 붙은 2차조별리그 다음에도 4강경기에 A조1,2위가 맞붙게해 결승까지 무임승차할 셈이었다.(정작 이런 미국의 악행에 피해를 입은건 한국팀이었다.)하지만 참가국들은 개의치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한국의 첫 상대는 멕시코였다. 멕시코의 선발을 볼티모어의 로페스 한국에는 '제구력의 마술사'서재응이 나섰다. 1회 터진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한국팀은 2-0으로 앞서나갔다. 비록 서재응이 솔로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김인식 감독은 위기때마다 투수들을 돌려가며 투입해 멕시코 타선을 잘 막아냈다. 역시 '코리안특급'박찬호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2-1 승리를 거뒀다.
우승후보 미국과의 맞대결에서는 미국선발로는 폭주기관차 돈트렐 윌리스가 나왔고, 한국에는 토종에이스 손민한이 나왔다. 1회말 이승엽의 솔로홈런을 비롯해 송지만과 이범호의 연속안타로 한점을 추가해 2-0으로 앞서나갔다. 손민한은 3회 홈런을 허용했지만 시종일관 노련한 피칭으로 미국타선에게 한국의 매운맛을 보여주었다. 대회내내 부진했던 최희섭은 3-1로 앞선 4회 쓰리런 홈런을 뽑아내며 경기분위기를 완전히 한국으로 넘겼다. 역시 김인식감독은 위기때마다 투수를 교체해가며 효과적으로 미국타선을 막아냈다. 7-3 심판의 한국의 완벽한 승리였다. 미국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표현을 하며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건 기적이 아니었다. 총력을 기울여 WBC에 도전한 한국과 대회룰만 믿고 안일하게 대처한 미국의 맹벽한 실력차였다.
3차전은 일본과의 대결이었다. 또다시 맞붙게 된 한국과 일본, 한국은 조1위로 한층 여유있었지만 이치로의 발언에 의한 한국의 분노는 아직 가라앉지 않았고 일본역시 한국에게 리벤지하겠다는 일념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 일본선발은 도쿄돔 때 한국타자들을 잘 공략했었던 와타나베 슌스케, 한국은 대회내내 마무리로 맹활약을 펼친 박찬호가 나섰다. 양팀 선발투수들은 타자들을 잘공략했으며 좀처럼 점수가 나지 않았다. 수비에서는 '국민우익수'이진영이 홈송구로 주자를 잡아내 실점을 막아내며 다시한번 일본을 울렸다. 8회초 2.3루의 상황에서 '바람의 아들'이종범이 적시타를 뽑아내며 2점을 득점, 이종범은 공을 때려낸후 두팔을 번쩍들어 승리를 예감케했다. 9회 구대성이 홈런을 허용하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돌부처'오승환이 삼진을 잡아내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을 완전히 떨쳐냈다며 기뻐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미국-일본전에서 미국에게 승리를 선사한 밥 데이비슨 심판이 멕시코전에도 투입되어 또다른 오심을 저질렀다. 완벽한 홈런을 2루타로 둔갑시켜 미국을 도와줬지만 정작 미국은 멕시코에게 패배하며 4강진출에 실패했다. 기적적으로 부활한 일본팀은 4강에서 또다시 한국과 맞붙었다. 한 대회에서 같은팀이 세번 맞붙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됨에 따라 한국은 일본에게 통한에 패배를 당했다. 마지막 준결승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도 싫고 역사상 최악의 대회룰로 기록될 WBC의 옥의티라고 생각한다.
WBC 우승은 누가??
아마최강 쿠바와 탄탄한 조직력의 일본이 맞붙었던 결승전은 10-6으로 일본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두팀이 세번 맞붙었던 말도 안되는 경기룰도 한몫했지만 일본 대표팀은 역시 훌륭했다. 뛰어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스몰볼을 구사했던 일본야구는 우승하기에 충분한 전력이었으며 그저 많은 야구인구가 부러울뿐이다.
1-2.도하의 참패, 다시한번 몰락한 김재박호.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당초 금메달을 목표로 한 야구대표팀의 사령탑은 '스몰볼'을 구사하는 김재박 감독이 맡았다. 사람들에게는 WBC의 감동이 다시 다가왔으며 AG에서는 확실하게 우승해 기분나쁘게 이어져 오던 대만 징크스를 깨길 바랬던 것이다. 그전에 열렸던 아시아 챔피언 시리즈인 코나미컵에서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라이온즈가 출전했지만 니혼햄에게 패배했고 대만우승팀인 라뉴베어스에게 마저 패배하며 쓸쓸하게 돌아왔다. 대륙간컵에서 역시 연장혈투 끝에 대표팀이 대만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앞서 두번의 패배는 전혀 신경쓸 필요 없었다. 사실 코나미컵은 대표팀이라기 보다는 프로팀끼리의 대결이었고 대륙간컵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했고 대만대표팀은 AG대표팀선수가 15명이나 포함되 거의 정예팀 수준의 전력이었다. 앞서 삿포로의 굴욕을 당한적이 있는 김재박 감독은 완벽하게 복수를 하겠다며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대표팀 선발에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으며 김재박호는 이래저래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번대회의 전력상 가장 강한팀은 한국이었다. 대만역시 전력으로 갔지만 양키스맨 왕첸밍이 빠져 있었고 아시아의 강호 일본은 사회인야구 대표팀으로 선발되어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만은 이미 턱밑까지 따라와 있었다.
첫경기부터 난적 대만을 만났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당초 한국의 기동력 야구와 대만의 파워 야구가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예상대로 대만의 풀스윙은 홈런을 세개나 뽑아내며 한국을 몰아붙였지만 한국은 기동력을 살리지 못하고 시종일관 번트에 의존하다가 잦은 번트실패와 병살타로 기회를 날려버리며 4-2로 대만에 참패했다. 특히나 아쉬웠던것은 2006 시즌 맹활약한 클리블랜드의 추신수를 검증되지 않은 선수라며 선발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정작 대만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마이너리거 첸룽지에게 두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투수력도 대만에게 완패였다. 궈홍즈-장젠밍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은 한국타선을 잘막아냈으며 김재박 감독은 한박자 늦은 선수교체로 실점을 허용해야만 했다.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AG 3연패의 난항에 부딪친 김재박호는 일본이나 중국이 대만을 잡아야 따질수 있는 겯우의수를 믿으며 일본전을 준비했다. 이제 더이상 대만야구보다는 한수위라는 말을 할 수없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도하의 참패, 한국팀에게 남겨진 과제는?
비록 일본 대표팀이 사회인야구 선수를 선발해왔지만 사회인야구의 개념이 한국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대부분 직장인이 아닌 야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며 프로로 지명되어 일본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다수다. 절대로 얕봐서는 안될 팀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너무나도 방심했다. 프런트 쪽은 정확한 조사를 하지 않았으며 특히나 김재박 감독은 앞서 열린 일본-필리핀전을 제대로 관람하지 않았다. 초반은 선취점을 내며 잘 이끌어 나갔으나 연속 실점을 허용 7-7 동점인 9회에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패배를 당했다. 2연패, 그야말로 도하쇼크인 것이다. 이렇다할 변명을 할수없는 완벽한 참패다. 비록 남은경기를 전승으로 이끌어 동메달을 따냈지만 의미는 없었다.
일본이야 워낙 야구인구가 많고 리그도 점점 발전해 세계수준이 되어가고 있다. 거기다가 대만역시 야구를 국기로 여기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많은 투자를 벌여 스포츠의 발전을 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넋 놓고 있다가는 아시아의 3인자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한국야구를 믿고있다. 중요한 과제는 도하의 실패를 발판 삼아 한국야구를 더욱더 높은곳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지금도 현대구단 문제로 KBO는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이것역시 한국야구에게 남겨진 과제일 것이다. 하루빨리 현대구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속 발전시켜 한국야구가 세계속에서 으뜸서는 모습을 볼수 있기를 바란다. 멀리 뛰기 위해서는 움츠리는 법이다. 도하의 실패로 움츠렸지만 다시한번 멀리뛰어 오르는 그날은 바로 우리들의 눈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