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1일.
체한 것같은 증상에 일주일을 병원에 다니며 치료해도 차도가 없고
등쪽이 아프다는 집사람의 호소에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 병원에 같이가서
무조건 췌장쪽 CT를 찍어 달라했더니 의사는 술담배 많이 하는 남자들이나 췌장염이 있다고
위내시경을 권했었습니다. 그동안 건강검진에 위쪽에는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었기에
췌장쪽 CT를 고집해서 했습니다. 결과를 본 의사의 표정이 심각했고 "큰병원 가보셔야겠는데요..."
.....
일요일에 인터넷 예약을 하니 다행히도 서울대 병원예약이 3월 14일 화요일 잡혔습니다.
서울대 병원 가서 다시 MR 찍었고, 다음 진료가 또 일주일 뒤. 마음이 급해 서울아산병원 목요일 예약이 잡혀
영상기록 발급받아 아산병원 진료. 바터팽대부암으로 진단되었으나 4.6일 유문보존췌십이지장 절제술 수술후
췌장두부암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보조항암화학치료는 5-fu로 6개월 동안 병원 왕래의 편의를 고려하여 경북대 칠곡병원에서 했습니다.
수술후 '보조적 항암'이라는 말에 마음을 놓았던지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고 10월 중순에 6차를 해냈다는 안도감으로
진료예약이 잡힌 12월까지 특별한 의료적 조치 없이 기다렸고 12월 29일 PET CT 찍고 와서
올해 2018년 1월 3일. 진료 가니 통합진료라 해서 각과에서 모두 모여 결론. 재발 전이.......
수술이 잘되어서 방사선은 필요없고 '보조적 항암'만 하면 좋아질거라고 기대했다니........
후회라기보다도 환자나 환자가족이 그 모든 것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절망감이 더 컸습니다.
'고식적 항암' 소견서를 들고 집사람과 상의했습니다. 6개월 사이에도 아무러 효과가 없이 재발 전이되었다는데
항암화학치료를 계속하기가 두려웠고 의미없이 여겨져 여기저기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자연치유'를 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고식적'인 치료가 아닌 근본적 치료에 희망을 걸기로 하고. 한달여 산속 의원에서 자연치유를 했는데 통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계속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시 통증관리를 도움받을 수 있는 요양원을 찾아 입원 치료 중
장유착으로 인한 장폐색이 겹쳐 병원으로, 다시 아산병원으로. 더이상 해줄것이 없다는 대형병원의 결론으로
계속 입원하고 있을 수 없어 퇴원해야 할 상황에서 다시 통합치료병원으로 전원.
그야말로 힘든 투병의 연속입니다.
당장의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는 속에서 근본적 치유의 해법을 시도할 엄두도 나지않아
다시 방사선치료, 부분적 화학항암.
통증이 좀 잦아들고, 다시 집으로 와서 인근 요양원에 입원하고 치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인지 설사가 끊임없이 이어져 먹는 경구영양제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입니다.
의사분은 조금씩 나눠 마시기를 권하고 지사제 처방을 해서 지사제를 먹고 있는데 아직 차도는 없네요.
"병은 없다", "암을 극복하는 생활" ,,,,
'암극복자'의 블로그, 치유기, 오프라인 강의, 환우카페, 외국 자료, 통합치료, 의사, 뉴스
제대로 가이드 해줄만한 전문가가 이렇게 없나,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이말 저말 이약 저약 이 치료 저 치유,
현대의료시스템도, '자연치유'도, 암극복자도, '사람만이 희망'이기도 하지만 '사람만이 문제다!'
세상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모두 거짓과 진실의 사이에서 저마다 줄서 있는 것같습니다. 무지개처럼.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겠지요.
암치유경험자로 암관련 식품판매를 하는 사람의 말도 앞뒤가 안맞고 신뢰가 가지 않는 일도 경험해봤습니다.
한모금의 숨을 내 스스로 선택해서 쉬듯 병치유도 이렇게 고독한 혼자만의 싸움인가 싶으니 서글프기도 합니다.
희망이기도 하고 문제이기도 한 사람들 틈에서 오늘도 그 속에서 간병을 하며 치유의 희망을 싹 틔우고 있습니다.
저마다 옳고, 그름은 없는 세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갑니다. 옳음도 그름도 없이.
아픈사람 살리는 길만 생각하고 사는 길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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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생태계라는 표현이 있더군요.
아픈 사람들이, 그것을 이겨낸 사람들이
좀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데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않을까 희망해 봅니다.
환우님들과 함께 어려움 겪고 계신 가족분들, 모두 좋은 하루 되십시요.
첫댓글 희망과 절망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힘든 병간호 이해가 갑니다
무이님의 각고의 노력이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간절함이 부디 희망으로 싹틔우길 기원합니다
보호자님의 건강도 잘 챙기셔야 합니다 힘내시고요
치병의 길..정답이 없는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서 싸워봐야겠죠?
간절하면 이뤄진다는 말을 믿고 희망합니다.힘내세요무조건이요..그게 우리들의 최선인거같아요.
설사는 저희도 고질병이네요..식간에 유산균을 먹어요.도움이됩니다.혹시 않드시고계시면 드시길권해요 .
암환우 가족이 되고보니 의료기술의 문제보다는
이른바 "의료계 시스템"의 문제가 많이 느껴집니다.
돈에 기반한 사회. 몇분 안되는 진료시간.
어떤 치료인지도 모르고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치료법.
최소한의 의학상식도 가르치지 않는 우리나라 교육과정.
병이 발생하면 전부 병원약국,의사에게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
병을 얻어서야 갈팡질팡 정보를 뒤지고 책을 찾고.
암이라는 병의 치유 과정이 너무 어렵네요.
'최선을 다한다'라는 각오, 할 수 있는게 이것만이이서는 안되겠지요?
집사람이 채소 모종을 뿌리고 싶어해 오늘 새벽 출근 전에 마당에 텃밭을 완성했습니다.
격려와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