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단체 ‘우리민족’, 서울시 보조금 4억 셀프심사로 타냈다
대북 지원 단체인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이하 우리민족)’이 지난 3년간 서울시로부터 총 4억여원의 보조금을 받는 내내 서울시의 보조금 관련 심사위원단에 우리민족 핵심 간부가 속해 있었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우리민족은 공공기관 보조금 수천만원을 1~3년간 쓰지 않다 지적을 받고 뒤늦게 돈을 반납하기도 했다. ‘셀프 심사’ ‘부실 회계’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입수한 서울시 자료 등에 따르면, 우리민족은 2019~2021년 3년간 서울시로부터 총 4억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우리민족은 이 보조금으로 지난해 서울 도심서 북한 혁명 가곡 콘서트 등을 열었다. 북한 미사일 도발 중에 치러져 논란이 됐던 사업들이다.
그런데 이 같은 사업 보조금 지급을 결정한 서울시 심사위원 중 1명이 우리민족 정책위원 A교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민족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A교수는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으로 심사에 참여했는데, 그는 같은 시기 우리민족의 정책위원직도 맡고 있었다. A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분과위원장을 맡았으며 올해 대선 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 민간 단체 관계자는 “서울시 보조금 받기는 웬만한 단체에서 ‘하늘의 별 따기’인데, 우리민족같이 내부자를 심사위원으로 두면 미리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유리한 평가도 받을 수 있다”면서 “불공정하게 보조금을 타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홍상영 우리민족 사무총장은 본지 통화에서 “우리민족에 유능한 전문가들을 두루 모시다 보니 빚어진 일 같다”고 말했다.
우리민족은 2019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비로 지원금 2000만원을 받았지만 3년간 사용하지 않다 최근 지적을 받고 뒤늦게 전액 반납했다. 우리민족은 한국지역난방공사 보조금 5000만원도 들고 있다가 최근 반납 요청을 받고 돌려줬다. 홍 사무총장은 “코로나 때문에 지출하지 못해 갖고 있다가 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서범수 의원은 “혈세에서 나가는 보조금은 심사 과정부터 지출 내역까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회계 처리가 엉망인 단체에 대해선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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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 때 서울서 北선전 공연… ‘우리민족’ 받은 지원금 5년간 72억
‘꽃 파는 처녀’ 등 北 선전곡 연주
대북 지원 단체인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이하 우리민족)’이 지난해 극초음속 미사일 등 북한의 도발이 빈발하던 시기 서울 도심에서 ‘꽃 파는 처녀’ 등 북한 선전가 콘서트를 열었던 것으로 18일 나타났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터졌을 때도 “재미있게 평양을 탐구하고 여행할 때의 설렘을 품어보자”며 ‘평양 여행 학교’ 사업을 벌였다. 이 단체는 2017~2021년 서울시·LH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중소기업은행 등으로부터 후원금과 기부금 등으로 총 71억 8000만원을 받았다. 우리민족 측은 “통일 교육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민족은 지난해 10월 1억8000만원을 들인 ‘평양 탐구 학교’ 사업의 하나로 ‘해설이 있는 NK 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에선 ‘사향가’ ‘꽃 파는 처녀’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 등 북한 선전 곡이 전통 악기로 연주됐다. 당시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 신형 지대공미사일 ‘번개-7′ 등을 쏘아대던 시기였다. 당시 단체 안팎에선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사업”이란 지적이 나왔다. 홍상영 우리민족 사무총장은 본지 통화에서 “모두 통일부 허가를 받은 노래였다”고 했다.
우리민족은 2020년 9월 말에는 ‘평양여행 학교’ 사업을 추진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이 터진 직후였다. 평양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사진을 보거나 북한 바로 알기 강연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방북 체험을 해보자는 게 사업 취지였다. 당시 단체 내부에선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살해돼 소각까지 됐는데 평양 여행 사업을 해선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민족은 전국 23개 대학교 커뮤니티에 ‘어서 와~ 평양은 처음이지’라는 문구의 홍보물을 올리고 참가자를 모았다. 홍상영 사무총장은 “평양은 어떻게 가는지 그곳 건축물은 어떤지 배우는 통일 교육을 한 것”이라며 “서해 공무원 사건 때문에 중단할 사업이 아니었다”고 했다. “왜 두 건을 연계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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