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길고양이 둘러싼 대립 해결방안은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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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과 캣대디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길고양이의 월동 준비로 분주해진다.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사이트 곳곳에서 퍼진 길고양이 집짓기가 캠페인처럼 번진 것도 그중 하나이다.
그러나 유독 길고양이는 비위생적이고 위협적인 동물로 간주해 환영받지 못한다. 동물 혐오자(애니멀 포비아)들의 불평불만을 모아 보면 ‘길고양이들이 밤마다 시끄럽게 한다’ ‘쓰레기통을 헤집어 놓는다’는 의견이 가장 많다. 심지어 ‘아이들을 위협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캣맘과 캣대디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애니멀 포비아들의 분노는 이들까지 혐오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10월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던진 벽돌에 맞아 숨진 50대 캣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은 피의자에 대한 처벌 논쟁뿐만 아니라 캣맘 혐오증을 주제로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년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인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캣맘 폭행사건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던 이웃 주민 캣맘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50대 남성 간의 갈등이 캣맘 폭행으로 비화한 사건이다.
길고양이와 캣맘을 두고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이미 우리 사회에 제시된 상태다.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TNR(Trap-Neuter-Return; 포획-중성화-방사)이 그 해결책이다. 2013년 서울 강동구는 유명 웹툰 작가 강풀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국 최초로 길고양이 밥 주기 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먹이통이 생겨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일도 줄고 TNR이 수월해지면서 무분별한 개체 증식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급식소를 설치하면 고양이가 한곳으로 모여 일시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다. 무한정 한 영역에 몰리지 않는다. TNR을 한 고양이는 발정을 하지 않는 데다 성격도 온순해져 소음으로 인한 민원도 해소될 수 있다. 더구나 캣맘이 길고양이에게 제공하는 음식은 저가 사료로 쓰레기보다 영양가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야생에서 집고양이처럼 오래 살 지는 못한다. 기껏해야 2년에서 3년 정도 수명을 연장할 뿐이다.
‘동물과 장애인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해외여행자들이 하는 말은 한결같다. 우리나라처럼 고양이가 사람을 경계하는 나라도 없다는 것. 애니멀 포비아를 비난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누리꾼들은 길고양이에 대한 애니멀 포비아와 동물 보호론자 사이의 대립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존’을 제시한다. 애니멀 포비아들의 불만은 물론 캣맘과 캣대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슬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