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우리윤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동양 사람치고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는 역사 소설을 떠나 최초의 무협지라는 관점에서도 그 의의는 남다르다. 나 또한 삼국지연의를 수십 번 읽고 또 읽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고등학생 때 읽었던 이문열의 소설 삼국지가 그 첫 번째였고 이후로 수많은 번역가들의 삼국지연의를 읽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진수가 쓴 삼국지 정사는 읽어보지 못했다.

그만큼 나관중이라는 사람, 아니 어떻게 보면 소설가라고도 할 수 있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반은 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대 대중들에게는 진수의 삼국지 정사보다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더 익숙하고 훨씬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이 소설의 힘이다.

내가 소설가로서 중립의 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소설의 힘은 역사보다 강하다. 소설은 재밌어야 한다. 재밌어야 읽히고 읽어야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가는 나관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조차 나관중의 삼국지가 사관학교 정식 과목으로 채택 되었으니까 말이다.

왜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가 아니라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가 채택되었을까?

그건 바로 소설가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다.

나관중이 엄청나게 빨아댄 관우를 예로 들어보자면 이렇다.

동탁이 정권을 장악했을 때 반동탁 동맹군이 연합군을 형성하여 낙양을 포위한다. 이때 동탁이 내보낸 장수가 화웅이라는 맹장이다.

화웅의 용맹은 당대에 당할 자가 없을 정도다. 원소가 보낸 장수들이 번번이 패해 불귀의 객이 되어 돌아올 때 관우가 나서서 술이 식기 전에 화웅의 목을 베어온다.

뻥이다. 화웅의 목을 단 칼에 벤 건 관우가 아니라 손견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며 진수의 삼국지 정사에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관우를 무적의 장수로 띄워주기 위한 소설적 장치다.

나관중이 천재라는 또 다른 장치 하나가 바로 사건의 왜곡과 아이템이라는 특수한 장치다. 먼저 아이템을 얘기 하자면 관우가 들고 다녔다는 청룡언월도다. 청룡언월도는 송나라 이후 만들어진 장식용품 중의 하나일 뿐이다.

여포가 사용했다는 방천화극과 장비의 장팔사모와 함께 무용지물에 가까운 무기중 하나가 청룡언월도다. 언월도란 도와 창을 합한 일종의 복합 무기인데 실전에 저딴 게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무기다.

무기란 적을 제압하고 나를 보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삼국지 이후 역사를 통해서도 청룡언월도를 썼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정말 효울 적이었다면 조선이나 일본 등에서 활발한 기록이 있었을 것이지만 삼국지 이후 저딴 무기에 대한 기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다.

잠깐 설명을 하자면 창은 찌르는 무기다. 도는 힘을 이용하여 베는 무기이며 검은 날을 이용하여 베는 무기다. 모두다 장단점이 있지만 창은 대규모 병력전 즉 진법을 이용한 단체전에 적합한 무기며 도는 힘센 장수가 사용하는 무기라 하면 맞을 것이다. 그러면 검은? 검은 극도로 단련된 유능한 무사의 도구다. 양날로 된 검을 이용해서 적의 두꺼운 갑옷을 뚫고 살상한다는 것은 거의 뻥에 가깝다. 그럼 검은 어떻게?

예리한 날을 이용하여 갑옷이 보호하지 않는 목 부분이나 허리의 틈을 베어내는 것이다. 엄청나게 정교한 작업이다. 생사가 오가는 난투 중에 이런 무기가?

그렇다. 그래서 동양 전쟁에선 검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조차 검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그레이트소드라는 대형 검이 등장하는데 이 또한 30kg이 넘는 무게의 검을 엄청난 힘으로 휘둘러서 적의 갑옷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다.

나관중은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조조에게는 의천 검을, 조운에게는 애각창을, 장비에게는 장팔사모를, 유비에게는 자웅일대검이라는 말도 안 되는 아이템을 쥐어주었다는 것이다. 당연지사 조조가 조홍에게 주었다는 청홍검 또한 뻥이다.

나관중은 삼국을 통일한 조조는 어떻게 하든 깎아내리려 했고 반면에 유비는 엄청난 버프 즉 띄우기를 하였다. 민중의 마음을 읽었다는 말이다.

고전이든 현 시대든 저 밑바닥 서민의 삶을 돌아보지 않는 군주는 반드시 실패하고 패망했다. 이것은 비단 군주뿐만 아니라 소설가나 유명 연예인 또한 마찬가지다. 조금 떴다고 해서 바로 교만해 지는 연애인이나 정치인치고 그 수명이 오래간 사람은 없었다. 교만은 패망의 지름길이다.

나관중은 이런 약자의 틈을 교묘히 파고 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관도대전 이후 유비가 조조를 피해 자신의 백성을 데리고 도피한다. 조조의 군대는 유비를 추격하여 유비를 따르는 백성을 무차별 학살한다. 유비는 자신을 따르는 백성과 장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조조에게 투항하겠다고 눈물로 호소한다. 뻥이다. 정사에 보면 유비는 지혼자 살겠다고 백성을 버리고 심지어 지 처자식마저 버리고 내뺀다. 이 와중에 조운이 혈혈단신으로 아두를 구해오자 이 갓난 아이 때문에 유능한 장수를 잃을뻔 했다며 마흔 넘어 겨우 얻은 자식을 조운 앞에서 내팽개치는 만행까지 저지른다.

이 장면에서 나관중은 유비를 띄우기 위해 눈물로 백성을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장면 전환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 모든 행동은 소설적 재미를 위한 뻥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러므로 인해서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독자는 권선징악을 원한다. 개천에서 용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조국의 청문회로 나라가 시끄럽다.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로 반일 감정과 노 일본 노아베 운동이 뜨겁다.

나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노 일본 노 아베를 지지한다.

내가 지금껏 거의 매일 즐겨 마셨던 조지아 커피도 끊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침략전 까지만 해도 조지아 커피가 일본 제품인 줄 몰랐다. 이번 계기로 인해서 일본 상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이런 면에서 아베에게 감사한다. 내가 국적조차 모르고 마셨던 일본 커피의 국적을 알게 해 주었고 아식스와 ABC 마트와 유니클로가 일본 회사임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콜마를 비롯한 일본계 회사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소설과 다큐의 차이가 무엇일까?

나 또한 소설가로서 나관중이 실행했던 이런 기교적 장치를 실행한다. 말하자면 사실적 기반 위에서 시간 순서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하나의 사실을 놓고 그 일이 벌어지기까지 무수한 시간과 여러 가지 사실이 얽히고설킨다. 그 모든 사실을 일일이 집필하고 설명하다보면 지루해지고 독자는 그래서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데? 라며 읽던 책을 던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나관중의 삼국지를 읽다보면 이런 논쟁이 무색해진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유비를 중심으로 한 소설임이 분명하다.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는 위나라의 조조와 오나라의 손권을 비하하고 폄훼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위나라 사마의의 후손이 삼국을 통일하고 진나라를 세움으로서 소설의 결을 맺는다. 아무리 소설가라 해도 역사를 통두리째 바꾸는 건 무리였나 보다.

역사를 바꿀 순 없다 하더라도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또는 내가 하고자 하는 어떠한 철학을 위해선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철학적 가치를 과감히 버리는 것 또한 글쟁이가 자져야 할 기본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면에서 나는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내 인생의 소설로 점찍어 두지 않는다. 소설가로서 중도의 길을 크게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크게 받아들이는 것은 김류(현재의 관점에서 정말 나쁜 놈이지만...)와 최명길(성리학의 관점이 아닌 현시대 실리학의 논점에서 보면 거의 정답에 가까운...)의 논쟁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관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글로써 말하며 소설가는 이야기로 말한다.

이것이 소설가인 나 김태영의 주장이다.

[안준철]

영웅 1부 다 읽었네요. 2부는 다른 책 좀 보고 읽을께요. 이 책 2부를 쓰기 위해 삼국지를 열번 넘게 읽으셨다니 숨고르기를 좀 하고 읽으려고요. 근데 소설 속에서 저자가 소설을 설명하는 대목이 있더군요. 하긴 레미제라블에도 그런 대목이 나오긴하더라고요. 조금 더 설명할테니 지루해도 참아 달라는 말. 웃자고 한 말이랍니다.

[우리윤아]

울샘 책 제목 영웅 아니고 운명이에요 ㅎㅎ
그냥 영웅으로 할걸 그랬나 봐요
아무래도 가상 소설이니까 어쩔 수 없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더라고요

[안준철]

하하 소설 운명 제 1부 영웅을 논하다 잘 읽었어요 로 정정할께요.

[天上仁]

ㅋㅋㅋ 영화 속 삼국지나 우리나라 대하 드라마 속의 말도 거짓입니다 ㅋㅋㅋ 동양에는 조랑말 영화에 나오는 큰 말은 서양거라고알고 있습니다........ 상상해보세요 조그만 망아지 타고 전쟁한느 모습을요 ㅎㅎ

[우리윤아]

뭔소리임? 조랑말 전투용 말 아님. 전투용 말 따로 있음.

[우리윤아]

너 말이 맞아 서양 말은 덩치가 크고 다리가 길어 반면에 동양말은 서양말에 비해 다리가 짧고 덩치가 작지 그렇다 치더라도 조랑말은 전투용이 아니란다.
몽골가서 몽골말 실컷 구경하고 왔다
결코 조랑말 아니다
조랑말은 제주 특산마다

[우리윤아]

그래 다들 처절하게 살아 비단 너뿐만이 아니다
인생 헛되이 사는 사람 아무도 없어

[우리윤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마라
울딸도 청년수당 신청했다
만24세부터 34세까지 무조건 주는ㅈ기본 수당이다. 미안하지만 네 나이에는 해당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