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약속의 땅 인천에 그가 있었다.
문학 구장으로 가는 지하철 안은 ‘최희섭(28,기아 타이거즈)이 선발로 출전할 것인가’라는 기아 팬들의 얘기와 ‘이만수 코치(49, SK 와이번스 수석코치)가 정말 매진이 되면 속옷 바람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것인가’였다. 문학으로 가는 지하철이 이미 만원 사례였으니, 이 날 문학 구장으로 몰린 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만하다.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매진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인천으로 모여든 광주, 서울, 경기, 대구 팬들의 발걸음은 놀랍기도 했다. 실제로 이만수라고 새겨져있는 SK와이번스 이만수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있었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22번 이만수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문학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07년 5월 26일 문학구장의 전광판. 4회 초 기아 타이거즈의 공격이 끝난 순간. 경기 시작 1시간15분 만인 오후 6시15분께 3만 400석이 가득 찼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와 SK와이번스 응원석에 있던 모든 팬들은 환호성을 내뱉었다. 이만수 코치가 약속한 바로 그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만수 수석 코치는 지난 달 29일 LG와 홈 경기 후 "앞으로 홈 10경기 안에 문학구장이 만원이 된다면 속옷을 입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리고 이 날 SK와이번스가 보여준 것들은 단지, 이만수 코치뿐만이 아니였다. 그러기에 26일은 SK의 모든 것들에 대한 깔끔한 인상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제공한 최고의 서비스였다라고 게임을 관전한 팬들이 칭찬했던 26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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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만수 수석 코치는 클리닝 타임 때 운동장에 있는 동안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수 있어‘로 시작되는 가수 정수라의 ’난 너에게‘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문학구장을 메운 팬들은 홈, 원정 가릴 것 없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퍼포먼스 이후인 다음날이다. 이튿날인 27일에도 문학구장은 총 2만 8825명이 들어찼다. 이 코치의 '팬티 바람'이 구름 관중을 이끌어 낸 것.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문학 구장을 매진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26일 운을 떼었던 이만수 코치. 문학 구장에 자리 잡은 모든 팬들에게 너무 공손하고, 감사하게 인사하던 ’헐크‘ 코치의 눈에는 그 날 게임을 지켜봐 준 모든 야구팬들에게 감사하는 인상이었다.
퍼포먼스 전 이만수 코치는 개인 홈페이지에 "1위를 질주하는 팀답지 않게 관중이 너무 적어서 답답했고 이 멋진 경기장을 관중이 가득 메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에서 이렇게 팬 분들께 말을 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2005년 4월5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 이래 단 한 번도 매진된 적이 없는 문학구장. 이만수 코치와 SK 남성 팬 20여 명이 SK 깃발과 함께 덕 아웃을 떠나 외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벤트를 앞두고 복근을 만들기 위해 평소보다 운동량을 늘렸다는 이 코치의 몸은 내년이면 50세가 된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젊은 청년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는 퍼포먼스 후 인터뷰에서도 다시 한 번 "1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서 요즘 프로야구 상황을 보며 위기감을 느꼈다"라고 밝히면서도 "(속옷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도는 일은) 인간 이만수라면 부끄러울지 몰라도 야구인 이만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만원관중이 되어도 좋고 안 되더라고 잠시라도 즐겁고 기대가 됐다면 만족 한다"고 소박하면서도 팬들이 '역시 이만수다' 싶은 인터뷰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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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코치가 속옷 바람으로 그라운드에 나왔을 때, 눈물을 흘리던 팬들을 주변에서 목격할 수도 있었다. 과거 삼성라이온즈 시절의 ‘헐크’로 불렸을 때의 추억에 빠져 있던 팬들을 포함한 기아 타이거즈 응원석에 있던 팬들 또한 한마음이 되었다. 기립박수가 나옴은 당연했고, 자신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너무 자랑스러워 했던 이만수 코치.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이 나면서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다. 누가 뭐래도 한국 프로야구사의 레전드 중에 레전드 였고, 대구가 아닌 인천에 있지만, 프로야구의 열기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을 표현해준다는 것이 팬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하루가 되었다.
스타는 팬들과 함께 한다.
게임 시작 전, 선수들 소개를 힘 있게 장내 아나운서가 하면서, SK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다. 이진영(27)을 외치는 외야 팬들에게 일일이 SK 외야수 이진영은 한명이라도 놓칠까봐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팬사랑’ 이라고 쓰여진 옷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상을 심어주며, 팬들의 반가운 표정을 읽기에 바빴다. 일일 선수소개로 마이크를 잡던 아이의 해맑은 표정 또한 잊지 못할 이벤트였다. 처음 문학 구장을 오게 된 야구팬들이라면 SK의 이벤트가 어디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던 26일이었다.
신영철 SK와이번스 사장(52)이 가장 먼저 연간 회원권을 끊어서 열의를 보이는 팀이 SK와이번스이다.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이벤트를 항상 연구하는 팀으로 이제는 각인되어 지는 팀이 와이번스다 라고 할 정도로 전체적인 노력은 정말 눈부시다. 그리고 이 날 이만수 코치는 팬들에 대한 보답을, 팀 내 중심타자인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연타석 삼점포로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SK 와이번스는 문학에 자리 잡으면서, 인천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노력으로 팬들에게 많은 노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리고 SK를 응원하는 팬들은 ‘연안부두’를 같이 부르면서 어깨동무를 하면서 이에 화답한다.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면 콘서트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카메라에 담기만은 조금 아까운 장면. 이런 분위기의 문학구장을 찾은 야구 초보 팬들과 외국인들 카메라의 플래쉬가 바쁘게 터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팬들이 원하면, 멋지게 해낸다’ 라는 심정으로 나서는 문학의 전사들. 이 날의 메인으로 떠오른 검색어는 이만수 코치와 이진영 이었지만, 많은 야구 구단 관계자들이나 팬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해 볼만한 게임이지 않나 싶다. ‘팬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하고, 우리가 존재하기에, 팬들이 존재한다’ 라는 슬로건은 많은 야구 관계자들에게 자극이 될 것이다. 그릇된 방향으로 단순히 팬들과 어울리면서, 게으르게 운동하는 야구 선수들에게도 지금 SK 선수들의 행보와 노력은 본받을만하다.
“분당에서 인천으로 시간 날 때 마다 찾는데, 이진영, 이호준(31)을 비롯한 SK 선수들이 팬들에게 다정하게 인사하면서 반겨주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 고맙다. 인천에서 오래 살았고, 이렇게 야구를 좋아하는 한명의 팬 일뿐인데, 선수들이 너무 친절해 가족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하던 SK를 응원하는 한 여성 팬의 인터뷰는 폭죽을 끝으로 이 날의 즐거움을 마무리 짓는 구장의 분위기를 요약해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처음 문학 구장에 오는 팬들마저도 ‘다시 또 SK의 게임을 보러 오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인 SK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전략.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SK. 선수들의 마음에 항상 팬들이 함께 한다는 지금의 생각도 함께 계속 달리길 바란다.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이 퍼포먼스 후 이만수 코치를 웃음으로 반기는 모습은 팬들에게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이만수 코치님이 아닌, 이만수 형님으로 울먹이던 문학구장. 이날의 감동과 웃음은 팬들이 쥐고 있는 티켓의 액수보다 값졌을 것이다.
<사진 출처-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첫댓글 '그라운드를 호령하던 대타자가 지도자로 돌아와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팬티 퍼포먼스를 했다'...근데 속옷을 입고 뛰겠다는 약속을 왜 했는지는 잘 모르겠음.그라운드에서...우승하면 선수들이 벗겠다는데 제발 롯데가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로네요...약발이 언제까지 통할지도 모르겠고...다음은 뭘 준비하시려나...
어떤식으로든 보여줄려고하는 그들의 모습...그것이 의미가 아닌가 싶네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는건 당연히 박수 받을만 하지만 사랑해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이 왜 속옷을 입고 뛰는 것이어야만 하느냐 하는겁니다.그것도 야구장에서...이슈거리는 될지 몰라도 바람직하지는 않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정말 바람직한 현상~ 너무너무 SK가 좋아보이네요. 앞으로도 이런식으로 적극적인 이벤트가 진행된다면 한국야구 부흥은 시간문제인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기쁘다는..
부럽군요 ㅠㅠ 롯데 선수들은 가만있어도 팬이 넘 많아서그런지 너무 생까서 문제지요 손한번 흔들어주는건 고작 용병밖에 ~~ 다들 넘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갠적으로 속옷이벤트(?)까진 쫌 오바스럽다고 생각은 되지만 팬들에 대한 구단이나 sk선수들의 태도는 본받을만하네요ㅎㅎ
최경환 선수도 손 잘 흔들어주는데.....
만수형님의 속옷은 반바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고..스포테이먼트의 일환이란 팬들과 더욱더 가까워 지고 싶어서 하는거니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우승때 선수들 까지 한다는건 좀 거슥하다는 생각이 드네여.. 그리고 롯데두 주유소 구단까지는 아니더라도 활발하게 팬들과의 대화나 교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드네여..<---이 글을 보니까 더 그렇구여..ㅎㅎ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더러는 계시던데.. 저는 좋아보이는데요.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위해 연세있으신분이 저렇게 하시기가 어디 쉽나요. ㅋ 그런데.. 진짜 만원맞아요? 사진상으로 외야에 빈자리가 넘 듬성듬성 많은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