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혈성 요독증후군 Hemolytic uremic syndromeHUS,
햄버거병, 갓세르 증후군, HUS 증후군
개요
신장 기능 저하, 미세혈관병성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이 특징인 질환이다. 영유아 급성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설사와 연관이 있는 ‘전형적 용혈성 요독증후군’과 설사와 연관되지 않은 ‘비전형적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구분한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인해 파괴된 일부 적혈구의 모습
ⓒ Paulo Henrique Orlandi Mourao/wikipedia | CC BY-SA
원인전형적(설사 연관형) 용혈성 요독증후군
전형적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은 대장염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감염원은 소나 돼지, 닭 등의 분변이다. 햄버거처럼 고기를 갈아 만든 음식을 덜 익혀 먹거나 오염된 채소, 살균되지 않은 우유 등의 음료 섭취, 수영장의 물이나 소독되지 않은 상수도 등을 통해 감염된다. 주요 원인균은 장출혈성 대장균인 O-157이나 세균성이질을 일으키는 시겔라균 등이다.
전형적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주로 소아에게 발생한다. 소아에게 발병한 용혈성 요독증후군의 90~95% 정도가 대장균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대장균 중에서도 시가독소생성대장균(STEC)1) 이 주요 원인이다. STEC는 시가독소를 포함한 치명적 독소를 만드는 대장균을 일컫는다. 시가독소는 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해 세포를 사멸시키는 독소다. 위장이나 신장의 상피세포들을 손상시키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나 용혈성 요독증후군, 급속신부전 등을 유발한다.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이 ‘햄버거병’으로 불리게 된 이유
대장균(STEC) 감염과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의 연관성은 1980년대 알려졌다. 1982년 미국에서 심한 출혈성 설사를 동반하는 특수한 대장염이 집단으로 발병했다. 원인은 덜 익힌 햄버거 고기(패티)였으며 대장염에 걸린 사람들 중 일부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으로 진행됐다. 덜 익힌 햄버거를 먹고 대장염과 HUS가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을 ‘햄버거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편, 1983년 연구자들은 환자들의 대변에서 시가독소와 유사한 치명적 독소인 베로톡신을 분비하는 대장균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또 다른 연구자들이 덜 익힌 햄버거로 인한 대장염 집단 발생이 병원성 대장균 O157:H7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대장균(O157)이 출혈성 대장염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출혈성 대장염 (HC, Hemorrhagic colitis)이란 명칭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다. 원인균인 대장균 O157은 장출혈성대장균(EHEC, Enterohemorrhagic E. coli) 혹은 시가독소생성대장균(STEC)으로 불리게 됐다.
비전형적(설사 비연관형) 용혈성 요독증후군
비전형적 HUS의 원인은 유전과 세균 감염, 약제 영향 등 다양하다. 유전자 돌연변이나 결핍으로 인한 유전성과 폐렴구균 혹은 HIV 바이러스 등의 감염,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이나 미토마이신, 시스플라틴 등의 항암제, 경구피임약 등 약제가 대표적이다. 전신 홍반성 낭창(루푸스), 항인지질항체증후군 등의 전신 질환과 이식거부반응, 임신 등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증상
전형적 HUS는 먼저 설사와 발열, 구토, 복통 등 대장염 증상을 겪는다. 대개 복통과 설사로 시작하며 70~90% 정도는 1~2일 내로 출혈성 설사가 된다. 설사를 겪고 난 뒤에는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한다. 먼저 혈소판이 줄어들고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량이 감소하는 감뇨성 신부전이 2~6주 정도 지속될 수 있다. 이때 고혈압이나 부종, 복수, 혈뇨가 동반될 수 있으며 황달이나 피부 출혈반(멍), 간비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전형적 HUS는 설사나 복통 등의 증상은 없으며 미세혈관병성 용혈성 빈혈이나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 인해 피로감과 어지러움,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혈액검사에서는 미세혈관병성 용혈성 빈혈과 혈소판 감소, 신장 기능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소변검사로는 단백뇨와 혈뇨, 신장 기능 감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설사가 선행되는 전형적 HUS는 대변검사를 통해 대장균 독소를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
신부전을 동반하므로 수분과 전해질 등을 교정하고 혈압을 조절한다. 특히 HUS 발병 전 설사를 동반할 때는 탈수 상태를 조절하는 일반요법이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를 매일 점검하며 호전되지 않을 경우 급성신부전 치료를 위해 복막투석이나 혈액투석을 시행할 수도 있다. 비전형적 HUS는 혈장수혈이나 혈장교환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설사 연관형인 전형적 HUS는 재발이 드문 편이다. 그러나 향후 신장 기능이 저하되거나 고혈압, 단백뇨 등의 증상이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비전형적 HUS는 상대적으로 재발 가능성이 크다.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해 신장 이식을 하더라도 다시 재발하는 사례가 많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