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대받고 자란 둘째 딸
부모님의 기대에 감당하지못하고 무너져내리던 나의 이야기일것이다
어렸을떄부터 어렴풋이 느껴왔다
나보다 오빠가 더 좋은게 아닐까
어린마음에 나는 나와 오빠를 곧 잘 비교해왔다
슬프지만 슬픈척할수없었다 왜 오빠한테만 너그러워? 왜 오빠만 생각해라는 이야기는
철이든다음부터는 꺼낼수도없었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나에게 못해준것하나없다 내가 뭔갈 하고싶다하면 거의 해주시는편이였다
부모님 생각에 맞지 않는다고생각하는건 빼고
생각보다 일찍 철이들었던걸까 괜한 생각을했었던걸까
오빠의 무뚝뚝함이 엄마아빠를 슬프게할때 내가 더 과장해 행복한모습만 보이려노력하고
엄마아빠가 오빠에게 이러한점을 서운해하면 난 그 서운해하는걸 충족해주는 착한 딸
오빠가 옷을 엄청사면 난 오히려 옷이 필요없다고 옷에 관심을 끄고 눈길도 주지 않았다
뭔갈 가지고싶어하는 마음을 억눌렀다 기대하지 않으면 편해
아무도 나에게 이렇게 해달라는적 없었는데
내가 양보할때마다 기뻐하는 엄마아빠의 모습이 좋아서
시은이 다컸네~ 라는 말이 좋아서
내가 뿌듯한 딸이라는 이유가 너무기뻐서
엄마아빠에게 사랑받고싶어서 혼자서 나름 노력하고 이런말하면 기뻐하겠지 라며
더 어릴때
한번 다쳤었는지 아팠는지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고 나와서 병원에가야하는상황이왔는데
엄마가 흘려말하듯 왜 아프고 그래 라는말 오빠가 아플땐 그렇게 걱정했으면서 왜? 어린마음에 너무 충격이였고
난 아프면 엄마가 슬퍼해 엄마가 귀찮아해 아픈건 말하면 안돼
그렇게 내 마음속 자물쇠 하나가 잠겼다
혼자 마음아파할때도 어디가 다쳐도 어디가 아파도 절대 아픈내색못하고
어디가 아무리 아파도 이런건 가만히 있으면 나으니깐
넌 튼튼하니깐 난 튼튼하니깐
병원에 절대 안가려하고 병원비가 겁나 병원이야기는 꺼내지도못했다
트라우마 였을까
난 어느순간부터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사람
엄마말에 반항한번못해 어떻게 그래 너무 무서워가 일상이였네
엄마가 나에게 화내도 뭐라 내심정을 말하지도못하고 그냥 꾸역꾸역 삼키고
생각해보니
사랑이 고팠을지도 모른다
친구들의 부모님과 나의 부모님을 비교하기 일쑤였다
집에 자주 없는 엄마아빠가 너무 보고싶어 울적한 날도 많았다
그런데 티낼수도없었다 날위해 힘들게 일하시는거 아니깐
초등학교땐 사랑을 받고싶어서 발악했다
친구가 너무 좋았고 친구가 전부였다
친구랑 친해질려고 별짓을다했다 왕따당하고 왕따를시키고 돌고돌고돌고..
중학교 도중에 전학을갔다
시험기간 삼일전에갔던가
과학교과서만 같고 다른교과서 다 달랐다
당연히 시험망쳤다 반에서 꼴지했고
과학은 전학오기전 중학교에서도 배웠던거아니냐며 엄청 화냈다
전학온지 삼일전인데 꼴지 안하는게 더 이상한거아냐? 내가 전학오고싶어한것도아닌데
삼일만에 무슨 공부를한다고해 초등학교때는 아무말도안하더니 왜 중학교 들어오니깐 공부하라고 화내는거야
이렇게 화낼수도없었다
아무도 알지못하는 땅에와서 친구사귀기도 급급한데 공부라니
결국 친구도 공부도 아무것도 잡지못한채 난 중학교1학년때부터 3학년때가지
적당한 친구무리에서놀다 놀림당하면 놀림당하는대로 적당히 같이놀면 노는대로
아무것도 관심없었고 모든게 다 흥미없고 정말 죽지못해 살아가는 하루하루
아무도없는 집에오면 눈물부터 나기 바빴고
혼자 울며 매일매일 게임으로부터 날 달랬다
게임하면 세상에 잠시 도피하는것같았고 게임속 친구들은 내가 어떤아이인지도 모르고
그저 타자만 재밌게 치면 나에게 금방 웃어주는 아이들
결국 게임속에서 알게 된 언니가 있엇다
정말 나랑 잘맞았고 내가 어떤사람이든 좋아해줄것같았고
정말 소중했던 언니였다 학교에서 집에오면 게임에들어가 그언니와 놀기일쑤였다
결국 전화까지하는사이가 되서 매일 전화하고 즐겁게 수다떠는게 내 유일한 낙이였다
그런데 하루는 밤늦게 오랫동안 전화하다가 카톡을보니 엄마에게 200개정도였나 와있길래 놀라서 급히 끊고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엄마가 왜이렇게 전화안받았냐며 엄청 화를 내면서 누구랑 전화했냐고 물어보는말에
전혀 대답할수없었다 엄마가 게임친구라는걸 이해하지도 못할거고 왜 그런친구랑 사귀냐고물어보면
뭐라고해야하지 그냥 아는언니라고 말할뿐
부모님은 그 언니에게 전화걸어 혼내셨고 난 그언니에게 너무너무미안했다
아빠는 널 이렇게 가르친건 자기 잘못이라며
나한테 아빠를 때리게 시켰고
나는 울며불며 난리쳤고
정말 난리였다
걱정된건 알고있지만 전화안받은게 이렇게잘못이였을까
그이후 엄마아빠에게 더 철저히 비밀로 놀았다
내가 누구랑 뭘하든 엄마아빠에게 절대알려주고싶지않았고 어딜가려해도 허락하지않을것같고
오빠는 목줄 푼 강아지같이 놀면서 왜 나에게는
내가 하는일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어딜가면 어딜간다 도착하면 도착했다 누구랑놀면 누구랑논다
사소한거 하나하나 다 같이 놀러가는애들 전화번호 하나하나 다 적어야지 허락해주고
이떄부터 깨닫고있었는지도 모른다
엄마는 날 정말 못믿는구나
정말 못믿는구나
중학교때 내인생은 정말 절망의 끝이였다
죽을까도 생각해봤고 침대에 누워서 울다가 자던날도 많았다
내가 왜이러고있을까 난 뭘하고싶은걸까 왜살고있는걸까
아무런 대답도 받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물어볼수없고 대답을 들을수없는
우울한 모습 보이면 엄마아빠는 걱정하며 무슨일있냐 물어보는데
난 억지로 웃으며 아무일없다고 말할수밖에없었다
어느순간부터 내가 벽을 쳤다
모두에게 벽을쳤다 아무도 믿을수없고 이런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줄것같지도않았다
쓸대없는걱정이라생각했고 그냥 조증 나 혼자 우울한것뿐
자주있는 감정변화라며 울고 눈물닦고 끝내고
누구에게 기대에 털어놓을수없었다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야해 엄마아빠에게 애교를 잔뜩
엄마아빠가 좋아하는짓만
걱정 안할만한 짓만
직선으로 쭉 가면 나만 참으면 다 괜찮아
내가 하기싫어도 나만 참으면
점쟁이가 그러던데 시은이는 나중에 커서 엄마아빠 잘 모신다더라
머리가 크고나서 우리집 형편은 그닥 좋지 않은편이라는말을 돌려말하든 집적적으로 말하든 수도없이들었다
뭐 사줘 라고 꺼내는 말하나가 두려웠다
돈좀줘 라는 말은 엄두도 못냈다
매일 버스비를 달라는것도 미안했다 2~30분거리를 매일 걸어서 통학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고싶은것도아니고 강요받아서도아니고
그냥 내가 그랬다
그래야 할것같았다
생일날 아무것도 안사줘도돼
그러면 엄마아빠가 기뻐할테니깐
내가 욕심안내면 돼
내가 얼마를 썻는지 엄마에게 꼭 보고를 했어야했고
돈을 많이 써버릴때면 자주 혼나곤했다
내가 받은돈인데 나도 가끔은 몇만원들어서 사고싶은게있는데
이런말을 할수있을리가 없다
그렇게 죽지못해 살다 삼무곡에왔다
마치 날 악몽에서 꺼내게 해주는 것같았다
여기오기전에 나는 잊었다
너무 좋았다
여기오고나선 엄마아빠도 왠지모르게 너그러워진것같았다
그냥 다행복했다
나를 그냥 나로 봐주는게 너무행복했다
나에게 많이 바라지도 않고 정말 그냥 있는 나대로 보는이곳은 정말 행복한 꿈에 젖어있는듯했다
여름방학 유진이네 집에놀러갔다
여전히 어딜갈때마다 엄마에게 전화를해 나 ㅇㅇ하고있다 ㅁㅁ에있다
보고하는건 당연한 일상처럼
콘서트를 보고온후 너무 피곤해 도착했다는 전화를 하지못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버렸다
다음날 유진이가 날 급하게 깨우더니
오빠가 날 찾는다한다
이 년 뭐하냐고
엄마에게 당장전화하라고
엄마에게 전화하니 진짜 죽을죄를 지은듯이 엄청 혼냈다
내가 화난 말투라도 하면 엄마는 금방이라도 나에게 쫒아와 화낼듯이
말투가 왜그러냐는듯 하냐 하며 화를냈다
즐거웠던 기분이 다 망쳤다
집에갔더니 갑자기 엄마아빠가 싸웠다
그러고는 아빠가 나에게 소리치며 넌왜 전화를안해가지고 엄마를 저렇게 속상하게 만드냐고
진짜 울고싶었다
내 기분은 안중에도없었다
엄마아빠가 다른사람집에가는걸 처음으로 허락해 너무너무 기뻣는데
아빠가 나에게 화내듯 소리지른모습은 처음이였다
엄마는 방안에서 나오지않았다
나는 그냥 정말 죽을죄인처럼 방안에 꼼짝없이 가만히있었다
자는 내내 울었다
집이 싫었다
엄마랑 화해하기싫었다 난 어떤 투정도 부릴수없었다
엄마가 너무 무서웠고 아빠도무서웠다
다른사람같았다
결국 또 어쩌다 화해했다
화해했다는 이상한가 싸운게아니라 일방적으로 혼났다
엄마랑 나랑 싸워본적이 없네
엄마가 화를 풀었다 엄마가 화를 풀면 나도 풀어야지 뭘 어째
다시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되었다
학교와서 엄마아빠이야기를 할때마다 울었다
그냥 생각만해도 눈물이나고
나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것도 부담스럽고 나를 바른딸로 보는것도 너무싫었다
나도 가끔은 엄마랑 싸워보기도싶었고 탈선도 해보고싶었다
그렇게 1년반 여전히 엄마에게 애교부리며 걱정없이 행복함만을 보였다
달라진게있다면 집이 싫었다 엄마아빠랑 이야기하기 힘들었다
일의 시작은 정민이와 식당정리를 하다가였나
정민이와 언니들 성인식이야기하며 우리들이 벌써이렇게 지났다 등 이야기하다가
식당정리 끝나니 아쉬워서 만나서 또 같이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부모님이야기가나와 앞에이야기했던 기대들이 너무 부담스럽다
나도 오빠처럼 날 놔줬으면 좋겠다 이야기를하다가 탈선하고싶었다
나쁜짓한번못해봤으니 갑자기 너무하고싶었다
담배이야기가 나왔다
내가만약 엄마에게 담배를핀다말하면 엄마는 내선택에대해 존중해줄까
그래 이게 너무 궁금했다
담배를 핀다 안핀다는 내 안중에도 없었다
내가 만약 이런이야기를 꺼낸다면 엄마는 날 이해하려해볼까
엄마에게 전화걸어 물었다
엄마 나 담배피면 혼낼거야?
진짜 엄청 혼났다 왜 갑자기 그런이야기를하냐면서 학교가 맘에안드냐고
일반학교로보내줄까냐며 애들이 괴롭히냐며 왜 엄마는 아무것도 모를까
눈물이났다 울어버렸다 엄마가 그렇게 조르듯이 울지말라고한다
전화끊고 담배피는거아니냐고
수십번은 걱정했다 정말안핀다는 내말을 전혀 믿지않았다
이런이야기는 두번다시꺼낼 가치가아니라고 니가 나이가 어떻든 그건 절대 안돼는거라고
사형선고받은 느낌이였다 내 나이가 어떻든 나를 언제나 속박할 생각인가
다시한번물어봤다 내가 20살되도 못피게할거야? (내가 20살이 되어도 이렇게까지 간섭하고 못믿고 이해해주지않을거야?)
이렇게 물어보자 아빠가 소리질렀다
내가 니 담배피게하려고 이학교 보냈냐고 그럴거면 당장때려치라고
아빠의 소리지르는 목소리가 꼭 다른사람같았다
엄마아빠가 너무무서웠다 당장 전화가 끊고싶었다
담배이야기가 아니여도 꼭이렇게 대답할것같았다
땅속으로 쑥 꺼지는 느낌이였다 진짜 안핀다고 울면서 포효했다
왜 날 이렇게까지 못믿는건데 안핀다고했잖아
아빠가너무무서웠다 다 무서웠다 온세상이 나에게 삿대질하는것같았다
어딘가에 떨어져서 잊혀지고싶었다
아무도 날찾지않는곳으로 사라지고싶었다
하하
더이상 아무런말도 내귀에들어오지않았다
내가 뭘하고싶다해도 아무런말도 들어주지않을것같았다
피곤했다 잠을자다가 사라지고싶었다
너무 우울했다
내가 아무말도 안했더라면 이렇게 화내지도않았을텐데 라고하니
현곡은 싸우지않았단는건 니가 절대 엄마아빠와 친구처럼 될수있는 사이가아니라고
싸우면서 서로 이해하고 깨달아가는거라고
사실 이런말씀을해주셔서 안심했다
그래도 무서웠다 너무무서웠다 7시부터 1시까지 울다웃다 울다웃다
자려고하니깐 조용함과 어둠이 너무무서웠다
모두가 날 비난하는거같았다 혼자남은것같았다
나는 그저 나를 나대로 봐주길바랬던건데
그거 하나뿐인데
나는사실 엄마의 기대에 충족해줄수도
아무런것도 할수없는 그냥 시은이일뿐인데
난 그저 정말 나를 나대로 봐주길바랬던건데
나는 그냥 박시은인데
첫댓글 그래!^^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박시은이다. 이제서야 비로소 진짜 박시은이 되겠구나!^^
그냥 평범한 그저그런 돌멩이. 그러나 너 하나밖에 없는 시은이. 그게 너인걸
아침부터 마음 찡하다.
시은이 화이팅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