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 발발 73주년을 맞은 25일 "참혹했던 동족상잔의 전쟁을 기념하는 이유는 비극의 역사를 뼈저리게 교훈 삼기 위한 것"이라며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결의"라 밝혔다. 하지만 전쟁의 원인과 시작이 북한의 남침이라거나 북한을 규탄한다는 입장은 전혀 밝히지 않아 그의 왜곡된 안보관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1950 미중전쟁'을 소개하면서 "한국전쟁이 국제전이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KBS 1TV에서 방영됐던 다큐멘터리를 엮은 것이다.
그는 "한국전쟁에 작용한 국제적인 힘이 바로 대한민국의 숙명 같은 지정학적 조건"이라며 "이 지정학적 조건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 전략일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한국전쟁의 발발 원인인 김일성의 한반도 공산화 야욕, 북한의 남침 등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또 한민족의 분열과 한반도 분단이라는 고통을 야기한 김씨 일가의 책임을 묻거나 규탄하는 언급이 단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단 문제가 있다.
이에 더해 한국전쟁이 미국과 중국 등 외국에 의해 주도됐다는 언급만 써 놓아 마치 전쟁 책임이 미중에만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한국전쟁이 내전에서 시작해 유엔군,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국제전의 양상을 띠게 됐음은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며 평가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전쟁 발발의 책임 소재와 주범을 명확히 인식하기는커녕 외세의 책임이라고만 뭉뚱그려 말했다는 점에서 북한을 감싸려는 모양새를 취했단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또 전직 대통령인 그가 '국가안보 전략'을 운운하는 등 현실 정치에 개입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 또한 문제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