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칸의 선물 그리고 배신 2024년 5월 29일 출근길에
대다수 날은 자가운전으로 출. 퇴근하지만 가끔은 지하철을 탄다.
6호선 효창공원앞역에서 탄다. 그리고 신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후 성수역에서 내린다.
효창공원앞역에서는 늘 8호 칸에 탄다. 환승하려고 신당역에서 내리면 바로 파랭이 2호선 열차로 가는 계단과 연결된다.
이 효창공원앞역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물론 내가 일찍 나와서 한가한지도 모르겠다.
열차를 탈 때마다 8호 칸은 거의 빈자리가 남아 있어 앉아서 간다. 쭉 줄지어 앉아 있는 사람을 보는 재미도 있다. 이른 시간이라 반은 눈을 감고 반은 스마트폰을 본다. 화장 도구를 꺼내 놓고 얼굴을 예쁘게 그리던 여인도 있었다.
어느 날은 지하철 내부의 한 켠에는 의자가 없고 스테인 파이프로 엮어 놓은 공간이 있다. 그러면 파이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글을 쓰기도 한다. 오늘처럼...
일곱 명이 앉는 자리에서는 옆 사람과 팔이 닿아 글쓰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엉덩이를 살짝 빼서 의자 끝에 걸치고 앉아 쓰기도 한다.
어느 옆 사람은 아침부터 무슨 사연을 저리 적고 있을까 궁금해하기도 하고, 또 한심하다는 생각도 할 것 같다.
이 좋은 8호 칸이 요즘은 작은 배신을 했다. 8호 칸에 늘 자리가 있다고 소문이 났는지 신당에서 환승하지 않는 사람도 몰려와서 늘 자리가 가득 찬다. 타고 가는 25 여분의 시간이 참기 힘든 고생길은 아니지만, 아쉽다. 내 작은 8번 칸의 선물인 행복과 행운을 빼앗아 갔다.
밤이 짧아져서 아침이 일찍 시작되니 누구나가 부지런뱅이가 된 것일까?
오늘은 아침밥을 빨리 먹고 서둘러서 집을 나왔다. 어제 술을 마시고 차를 회사에 두고 와서 지하철로 출근하고, 자가운전 출근보다 늦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오늘 8호 칸은 한 켠이 의자가 없는 파이프 공간이다.
와우~ 엉덩이를 파이프에 걸터앉아 또 숙제처럼 글을 쓴다. 바로 8호 칸의 선물과 배신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7번 방의 선물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면서 주제가 되었다.
오늘 하루 이 글을 읽어 주는 사람들 모두 올해 안에 로또 1등을 맞고, 건강하며 행복하시길 빈다. 그리고 오늘 하루가 무지 기억에 남을 특별한 날이 되셔라.